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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네가 이루지 못할 꿈이 아니었으면

쓰니 |2021.04.08 19:00
조회 1,048 |추천 0
참 특별하게 만났던 우리였는데 헤어질 때도 넌 나한테 특별하네.이별을 한 뒤로 일주일 넘게 울고 밥도 제대로 못 먹는 건 처음이라 좀 견디기 힘든데 아픈데도 네가 없어서 서러운데 넌 잘 지내고 있어? 상처가 깊이 남았지만 모두 다 상황 탓이었잖아 너도 나도. 가깝지도 않아서,뭐 하고 지내는지도 몰라서 난 페메 들어갈 때마다 떠있는 대화창이 보기 힘들어서 보관해놓았던걸 또 끄집어내서 몇 분 전 활동인지 보고 있는 나인데 목소리 너무 듣고싶어서 사진 보내주기 싫은데 어떡하죠?라고 한 물음에 어 그럼 안되는데 하는 한마디 나온 동영상을 몇 번 돌려보는 나인데 넌 이런 날 알기나 할까..?

눈물이 너무 나서 떠올리기는 힘들지만 하나씩 회상해보자면 내가 먼저 다가갔었지 맞팔하실래요?라고 한 디엠에 넌 하고 봤네요 ㅋㅋㅋㅋ 란 말로 대화를 시작했고 난 그 시작을 후회하진 않아 널 몰랐다면 정말 사랑이라는 느낌 자체를 몰랐을 테니까. 어쨌든 네가 먼저 날 좋아했었지 하지만 전 연애와 내가 겪었던 수많은 좋지 않은 경험 때문에 난 너에게 담을 쌓고 밀어냈었고 그런 날 넌 기다려줬잖아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도록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새해엔 좋은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내 복 좀 떼어준다고 그 말도 아직 안잊혀지고 네가 날 짝사랑하며 쓴 글들도 아직 지우지 못하고 갤러리에 숨겨놨어 그 글들 중에 내가 12시 땡 하자마자 너를 위해 쓴 시를 선물한 그날 썼던 글 마지막 문장이 가슴에 박혀서 빠지지가 않아 "이번년도 소원은 여리디 여린 인동초가 잘 자라나서 누구보다 예쁘게 빛났으면 좋겠다"이거 말이야 내가 쓴 시에 네 탄생화인 은매화를 써서 너도 내 탄생화인 인동초 쓴거 너무 귀여웠어

그리고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날 2월 18일 난 아직도 잊지 못해 왕복 6시간 거리를 오후엔 출근해야 했어도 새벽부터 일찍 일어나서 우리집 앞 정류장까지 와줬잖아 난 너를 마중나가러 급히 나가느라 덜덜 떨면서 후리스 하나 걸치지 않고 나왔고 추워보이는 나에게 넌 허리에 팔을 감으며 갈까? 라고 말했던 너의 얼굴이 정류장을 지날때마다 생각나.그러고선 어색한 탓에 강아지만 만졌고 그 탓에 난 우리집 강아지를 봐도 네 생각이 나버리는거 있지.그러고선 음악취향이 너무 나도 똑같았던 우리는 혁오 love ya를 스피커로 틀고 서로 좋아하는 책 읽어줬잖아 난 죽을때까지 평생 이순간을 잊지 못할것 같아 영화같았어 너무 예뻤고 이 기억이 날 고통스럽게 괴롭힌다 해도 잃고싶지 않아 절대로. 그런 운명같은 우리는 너무나도 꼭 닮았던 우리는 그 날부터 조금 이른 연애를 시작했지. 너무 행복했어 이틀후에 한 홍대 데이트 그거 내 소원이었다? 나랑 정말 잘 맞고 힙한 사람이랑 가보는거 말야 아침 일찍 나온탓에 열려있는곳은 드물었고 우리는 홍익대가 보이는 벤치에 앉아서 비둘기 보면서 얘기 했잖아 그때 사랑한단 말을 몇번 했는지 모르겠어 그러고선 내가 사준 생일선물 잃어버리기와 꼬여버린 카페 웨이팅 버스 놓치기등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 날 난 행복했단 뻔한말로 밖에 표현못할것 같아

하지만 그게 시작이었을까? 옷입는거 책 취향 음악취향 사소한 모든게 다 맞았던 우리지만 나이 하나가 안맞아서 이 사단이 난걸까? 난 너처럼 잘 맞는 사람 못만날것 같아 우리가 동갑이었다면 계속 별 탈 없이 행복했을까?
고작 두살 차이였는데 말이야 넌 갓 스무살이었고 난 18살인게 그렇게 큰 잘못이었을까 직업 특성상 너의 상사와 주변 사람들은 우리에게 헤어지라 하거나 2년후를 기약하라 했었지 하지만 우린 계속 사랑했었지 마지막엔 내 잘못 아니라고 했지만 난 후회해 기다린다고 할걸 지금은 몇년이든 몇십년이든 너가 나한테 이름 한번만 얼굴보고 불러준다면 난 기다릴 자신 있는데 주변 사람들이 다 너보고 하나같이 쓰레기라고 그만 잊으라고 왜 헤어지고도 그렇게 잘해주냐고 근데 난 알잖아 날 보던 눈빛 행동

사람은 변해 모두 근데 난 쉽게 변하지 않았어 장담은 쉽게하지 않는거라고 하지만 난 정말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자신 있었어 네가 누구든 네가 상처를 주든..
난 네가 아무리 나한테 심한말과 행동으로 상처줘도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 하면서 넘겼어 왜? 내가 힘든 시간에 살아와봤으니까 누구보다 네 맘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주변 사람들이 우리 사이에 간섭할때 그래 넌 20살이었고 처음이 너무 혼란스러웠겠지 모든 행동엔 온전한 네 책임들이 따르고 그런 사실을 직시하고 넌 나와 일 사이에서 갈팡질팡 했으니까 이해했어 그것도 너의 미래가 달렸으니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7년의 노력이 담긴 일이었으니까 그땐 사실 못기다린다고 말은 그렇게 했어도 무슨 상황이 되었든 기다리려 했어 그리고 결국 넌 그곳을 그만두게 되었지만 난 죄책감에 시달렸어 내탓인것 같아서 내가 네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하고 밤 잠 못이루는 날 천지였어

근데 있잖아 난 자퇴를 했던 시간동안 내 길이 보이지 않고 내가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른 생활을 하며 느꼈어 내가 너무 불안하고 우울하더라 한번 밖에서 만나서 놀자해도 수행 때문에 너무 바쁘데 너가 마지막에 힘들다고 말한것 처럼 술 한잔 하자해도 강의 들어야해서 과제 해야해서 안된다 했다고 한것처럼 나도 너무 잘 아니까 네가 혼자 방에 있을때 얼마나 많은 생각이 들지 난 아니까 부모님이 네게 주실 질타를 난 아니까 전날까지만 해도 5월에 나 시험끝나면 나랑 데이트하기로 약속했지만 다음날 바로 사귄 그 사람이 네게 힘이 될 수 있다면 서울에 살지 않는 나 대신 자주 널 얼굴보고 위로 할 수 있다면 그거면 된다 생각하고 나중을 기약하며 내가 정말 너에게 떳떳한 사람이 되서 나타나려고 아무말도 없이 다 차단하고 지웠지만 넌 날 계속 염탐했었지 그래서 나도 순간의 감정에 애처럼 굴고 넌 결국 그분과 헤어졌지 차라리 그러지 말걸 그랬어 나보다 더 힘들 수도 있는 넌데 미안해

지금 많이 힘들거 알아 내가 무슨 자격인가 싶지만 네 친구들에게 연락해봤어 너무 힘들어하는 너니까 바쁘시더라도 한번만 좀 잘 지켜봐 달라고 제가 돈은 드릴테니까 우리 융융이 안개꽃 한다발만 사다달라고 아직 이 말은 못했지만 너 안개꽃 좋아하잖아 향수는 시트러스 계열 좋아했고 치킨하고 쭈꾸미 좋아하고 베라는 매시업스 시리얼인가 그거고 소주보단 맥주 자주 마시고 하리보는 잼 들어있는거 허쉬 초코우유는 무조건 쿠앤크맛 일일이 말하려니까 너무 많다 2년이면 참 많은게 변할거야 나의 지병 너의 외모 나의 외모 어쩌면 성격 그리고 우리의 상황.서로를 갉아먹었던 부분들이 채워지고 그 순간들도 작아져서 더 이상 상처가 아니게 되겠지

그러다 네가 날 보고싶어 한다면 성인이 된 내가 어떨지 알고싶다면 아님 내가 너의 모든 걸 차단한탓에 비보조차 듣지 못하다 네 소식이 문득 궁금해진다면 혹여 2023년 1월 1일이 되서 내 생각이 난다면 그때는 우리 신이 던지는 운명이란 질문에 재빨리 답하자 그땐 어리게 행동한 나를 너를 서로 용서하겠지 그 날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어쩌면 네게 오빠라 부르며 존대를 쓰며 어색하게 인사할날이 온다면 그동안 네게 하지못할 수많은 불발된 이야기들이 담긴 편지와 리시안셔스와 안개꽃으로 만든 꽃다발을 들고 갈게 그대의 슬픈 내력이 그대의 생을 엄습하지 않기를, 나보다 그대가 덜 불운하기를, 이거 우리가 좋아하던 시에서 나오는 문장이잖아 거기선 가끔 기도한다 하지만 난 매일 기도할게 사랑해 제발 나에게 네가 이루지 못할 꿈으로 남지만 않았으면 좋겠다.2년후에 말할게 잘 지냈냐고 그때는 내가 먼저 널 사랑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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