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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꿀꿀이 바구미 9장 (05)

마쉬맬로우 |2004.02.26 11:39
조회 673 |추천 0

9-5


‘멀대도 민영효와 친척 관계? 그럼 숙희 언니와도? 멀대는 도대체 민영효와 얼마나 가까운 친척일까?’


민태식과 먼 친척일수록 위험한 상황에서 멀어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숙희언니와 멀대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걸 보면 멀대가 가까운 친척은 아니라는 뜻 아닐까? 죽은 사람은 조사할 것도 없고 산 사람부터 조사해야겠지. 그럼 민영효에 대한 조사부터 해야 하는 건가? 그건 숙희 언니에게 직접 묻는 것이 빠를 거야.’



묻기 전보다 머리가 더 아파왔다.





도착하고 두 시간후에 숙희 언니와 나머지 일행이 도착했지만 언니에게 물을 기회를 잡기는 어려웠다.


막상 언니의 얼굴을 대면해도 말문이 막혀버려서 마음을 먹고 있다가도 다른 화제로 돌리기가 몇 번, 그 후로는 마땅한 기회조차 잡을 수가 없었다.


나는 아직 물놀이를 하기에는 때 이른 날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린 나와 쌍둥이들은 물놀이를 즐기며 초조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마음을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던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할아버지의 행동이었다.


사실 며칠 전부터 초저녁부터 어딘가로 사라졌다가는 새벽녘이나 되어 지친 상태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어딜 다녀오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 행동이 민가에 관한 일에 관계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더욱 불안했던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 아침. 눈은 떴지만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왜 이러지. 몸이 천근 만근이네.’


“혜림아, 일어나. 다들 짐 챙기고 있어.”



숙희 언니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몸을 일으키기가 힘들었다.



“혜림아! 왜 그래? 어제 늦게 잔거야?”


“아니. 일어나야지.”



억지로 몸을 추스렸다.



“몸이 이상해. 잠도 많이 잔 것 같은데.”



실은 그랬다.


나의 몸이 피곤한 것이 아니라 할아버지가 매우나 피곤해 하는 것 같았다.


내 몸속에서 쉬려는 할아버지 때문에 몸이 처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너 혹시 할아버지 때문 아니야?”



언니는 벌써 할아버지 기운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글쎄. 잘은 모르겠는데 할아버지가 밤에 어디를 다녀오시는 것 같아. 그리고 많이 지친 몸으로 돌아오고.”



며칠 전부터 느끼고 있는 것을 언니에게 말해주었다.



“나도 그런 것 느꼈어. 많이 지친 상태라면 네 양기를 빼앗아 가고 있는 건지도 몰라. 그런 일 가끔 있잖아. 그런데 며칠 전부터 계속이라면 뭔가 이상하다. 굿을 하거나 해서 많이 지쳤다면 이해가 가지만. 선생님께 빨리 말하자.”


“언니, 잠깐만.”



급히 나가려는 언니를 잡았다.



“내가 얘기할게. 지금은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어.”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멀대를 위한 일을 수암에게 이야기한다는 것이 아직은 내키지가 않았다.



“너 괜찮겠어?”



언니는 걱정스런 눈빛을 보였다.



“응. 더 힘들어지면 내가 얘기할게.”



괜찮다고 얘기는 했지만 내심 불안했다.



‘할아버지는 도대체 어디를 밤마다 가시는 걸까? 그리고 왜 이리 지친 모습으로 돌아오는 걸까?’



너무도 궁금했지만 할아버지는 또 입을 닫은 채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


언니는 친절하게도 내 짐을 다 챙겨주고 방 뒷정리까지 모두 해주었다.


고마운 언니.



‘오늘은 희멀거니 꼭 천사 같구려.’



모두들 떠날 채비를 하느라 차에 짐을 싣는 동안 나는 과자랑 음료수들 차안에서 먹을 만한 것들을 사러갔다.


보는 것마다 사고 싶어서 고민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늦었다고 난리겠군.’



주차장을 향해 뛰었다.



“저기여.”



누가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젊은 청년 둘이 있었다.


한명은 수암 또래, 다른 한명은 그 보다 많아 보였다.



“저요?”



수암 또래의 사내는 대답은 하지 않고 날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다케다. 여기 있었군.”



‘이건 또 뭐람? 할아버지를 아는 사람들? 도대체 누구야.’



“다케다상. 낮에 보니 반갑소.”



낮에도 봤다는 것은 할아버지가 며칠동안 밤에 찾아간 사람들이 이 사람들이란 말인가?


수암또래의 사내는 입꼬리가 한쪽만 올라간 기묘한 웃음을 지었다.


작은 키에 몸도 비리비리였지만 강단 있어 보였다.


하지만 일부러 겁을 주려는 의도인지 짝다리를 짚는 시건방을 떨었다.


거기다가 못생기기까지.


짧은 짝다리가 꽤나 우스웠지만 우스운 상대는 아니었다.


오히려 다른 한명이 덩치만 산만한 게 별 능력은 없는 것 같았다.



“누구세요?”



최대한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미 짝다리의 기에 눌렸는지 목소리는 가늘게 떨려왔다.



“아가씨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아니 상관이 있겠군.”



반말까지 찍찍 뱉다니.



“어떻게 찾아오셨어요?”



할아버지를 쫓아 속초까지 찾아온 것이 신기했다.



“키노모토 종자들은 멀리 있어도 지독한 냄새가 나지.”



짝다리가 뱉어버린 말에 소름이 돋았다.


할아버지도 반응을 보였다.


미세한 떨림.


할아버지는 분노를 느끼는 동시에 무서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무서워서 떨고 있다니. 이 자들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이기에.’



“아가씨에겐 미안한 일이 되겠군.”



남자들은 서서히 나에게로 다가왔다.


가까이 다가오자 짝다리가 신을 모시는 사람임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상대는 건장한 남자 둘.


나는 혼자.


정신을 바짝 차려야해.



“저희 할아버지를 어떻게 아시는 거에요?”



두 사내는 대답대신 내 팔목을 잡았다.


어찌나 꽉 잡는지 팔이 다 저려왔다.



“왜 이러세요? 절 납치하시려는 거에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



납치, 언젠가는 당하고 싶었었다.


하지만 막상 당해보니 기분이 별로였다.



“어쩔 수 없이 그래야겠군. 아가씨가 좀 더 이뻤으면 좋았을테지만.”



‘뭐야. 이 짝다리 납치범아!’



생전 처음 당하는 납치를 못난이에게 당하는 기분은 실로 우울했다.


소리를 치거나 도망칠 겨를도 없었다.


산만한 사내는 곧 내 입을 틀어막고 차안으로 가볍게 밀어 넣더니 내 옆에 탔고, 짝다리는 운전석에 앉아 급히 시동을 걸었다.




 

 

제가 프리첼에 컴티를 하나 갖고 있는데요

그곳에서 완결이 났습니다.

 

오실 분들은  http://home.freechal.com/jina1206  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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