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에 코인 세계에서 빠져나와 쓰는 글입니다.나름 철학을 갖고 한 투자라고 자부하는데도 결과는 이렇네요.혹시나 코인 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 글을 읽으시고 절대 손대지 마세요..일기 형태로 쓴 글이라 반말인 점은 양해해 주세요.
-----------------------------------------------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크게 실수라는 건 안하고 살았던 것 같다.그런데 최근에 큰 실수를 하나 했다. 그것은 바로 비트코인에 손을 댄 것.거의 일주일 동안 밤에 잠도 안 자고 계속 시세보고,처음에는 백만원으로 했다가 나중에는 판돈이 커져서 1500만원을 붓고 코인질을 했다.
처음에는 많이 벌었다. +500만원까지 갔으니까~ 그런데 허상이고 신기루였다. 가격 변동이 심해서 금새 떨어졌고, 벌었던 건 이미 다 날렸으며 결과적으로 -350만원의 손해를 입었다. 나만 손해면 괜찮은데, 친구까지 -110만원을 얻게 했다.
내가 코인에 투자한 이유는 돈 놓고 돈 먹기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블록체인 기술이 혁명이고 미래라고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마치 구글이 탄생한 그 지점이라고 생각했고, 지금의 100만원은 5년 10년 후의 천만원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코인을 선점한 사람들이 세상을 독점할 것만 같은 기분도 들었다.
그런데 막상 코인을 사고나니 그런 원대한 생각은 온데간데 없었고, 나는 생각보다 5년 10년 기다릴 인내심이 없었다. 5년은 커녕 5분도 기다릴 새가 없이 계속 업비트를 쳐다봤다. 안 쳐다보려고 했는데 그럴 수가 없었다.
안 쳐다보고 신경 안쓰고 살면 분명 수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래가 있는 기술이니까.. 그런데 그럴 수가 없다. 업비트에 돈을 넣고 코인을 타는 순간, 흥분 상태에 들어간다. 마음은 다른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내 마음은 시세가 오르면 행복하고 시세가 떨어지면 불행해지는 것을 반복한다. 하루에도 올랐다 내렸다 10번은 더 하는 코인을 보고 있자니 일상 생활이 불가능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분명히 3년 5년 기다리면 큰 수익을 볼 것이다. 하지만 그게 불가능하다. 적어도 나는 불가능하다. 지금 코인에 투자하는 거의 모든 사람이 그럴 것이다. 쉴세없이 24시간 돌아가는 코인 시세를 보면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특히 큰 돈을 넣어놨다면,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 그 숫자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에 중독될 것이다.
인간의 심리 상, 이 코인 판에서 승자는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치솟았다가도 바로 꺼져버리기 때문이다. 내가 저만큼 벌 돈인데 마치 잃은 것 같은 찝찝함, 수익 실현을 했더라도 갑자기 크게 번 돈이 의미가 있을리 없다. 그 돈은 분명히 다시 코인 판으로 들어올 것이다. 그리고는 언젠가 손해를 보면서 계속 찝찝함을 느끼며 살 것이다.
투자는 왜 하는 것일까? 월급 외 소득을 올리는 것도 목적이지만 '행복'하기 위함이라는 생각도 든다. 행복하지 않은 변동성 높은 투자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지 않는다. 투자의 본질과 목적을 잊은 행위다. 주식이라면 내가 투자한 그 기업과 함께 성장하면서 나도 그 과실을 함께 나눈다는 생각이 드는데, 코인은 그런게 없다.
비트코인을 개발한 놈은 수학적 프로그램 적으로는 완벽했을지 몰라도 인간에 대한 이해는 부족했다. 채굴된 코인이 가치를 얻고 그것이 적정 가격으로 교환되게 하기 위해 거래소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 부분이 가장 취약한 지점임을 고려하지 못했을 것이다. 코인은 24시간 돌아가는 투기판이 될 수 밖에 없다.
주식거래소 처럼 최소한의 안전장치, 최소한의 적정 벨류에이션을 평가할 수 있는 체계가 없는 한 그렇다. 앞으로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분야라고 하더라도, 코인에 투자하는 사람은 피폐한 삶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다른 블록체인 기술들이 세상을 바꾸리라는 것에는 동의힌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차라리 그 기술을 가진 회사가 주식거래소에 상장하면 주식을 사는게 더 낫지 않나 생각이 든다. 단언컨데 코인을 직접 거래하는 행위가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큰 취약점이다.
이제 코인의 미래에 대해 밝게 전망하지 않으며, 투기가 아닌 '투자'로 만들 수 있는 보완책이 없다면 혁신 기술로 자리잡기는 커녕 인간세상에 폐해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