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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시 아이 키우는 리바이 드림 1



"후..."

고작 계단 하나 차이였음. 이 싱그러운 지상과 참혹한 지하도시를 나누는 경계는. 리바이는 한숨을 내쉰 후, 천천히 계단을 따라 내려갔음. 어쩌면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이곳이 그에게는 전혀 반갑지 않았음.

계단을 반 쯤 내려가니, 어느새 지상의 빛은 모두 가려졌고, 지하도시 특유의 퀘퀘한 냄새와 진득진득한 습기만이 주위를 감쌌음.

한 걸음씩 내딛을 때마다 신발에 묻는 진흙도, 밝은 표정 하나 없는 야윈 사람들의 모습도 모두 싫었지만 가장 싫은 건 또다시 자신을 덮쳐 오는 기억의 흔적이었음. 금방이라도 고개를 돌리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옛 동료들이 손을 흔들고 있을 것 같아, 괜히 땅만 보고 걷는 리바이였음.

인류최강이라 불릴 정도로 지상에서 인정을 받은 그였지만, 이상하게 자꾸만 지하도시가 마음에 걸렸음. 애써 외면해 버리면 그만이었지만, 리바이는 지하도시가 얼마나 어두운지, 그리고 얼마나 차가운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음.

결국, 그는 딱히 쓸 곳이 없어 모아둔 거금의 재산을 털어 지하도시에 기부를 하였고 자신의 눈으로 황량했던 지하도시가 얼마나 바뀌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이곳에 다시 돌아온 것이었음.

전체적인 모습을 살피기 위해, 리바이는 그나마 높은 건물로 올라갔음. 엄청난 변화가 생긴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자신처럼 굶주림에 도둑질을 하는 사람들은 없는 것 같았음. 한 쪽에서는 감자 꾸러미를 쌓아 놓고 무료로 하나씩 배부를 하고 있었으며, 다른 쪽에서는 보기 드문 싱싱한 과일을 나누어 주고 있었음.

팔짱을 끼고 흐뭇하게 바라보던 리바이는, 다리 쪽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고개를 숙여 아래를 보았음.

그곳에는 자신의 종아리 정도까지만 올 정도로 왜소한 체구를 가진 어린 남자아이가 자신의 옷을 끌어당기고 있었음.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마치 도움을 청하는 듯 하였음.

리바이는 아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아이와 눈을 맞추었음. 검은 머리카락, 푸른빛이 도는 회색 눈동자, 잘 먹지 못 했는지 마른 몸. 이상하리만큼 어릴 적 자신의 모습과 닮아있었음.

아이는 생기를 잃은 동공으로 가만히 리바이를 바라보고 있었고, 리바이는 왠지 그 아이에게 끌렸음.

"... 밥은 먹었나."

리바이의 물음에 아이는 천천히 도리질을 쳤음.

잠시 고민하던 리바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의 손을 잡고는 근처 식당으로 향했음.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아이는 잠시 눈치를 보았고, 먹어도 된다는 리바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음식을 거의 마시다시피 허겁지겁 먹어댔음.

이상하게, 케니 생각이 났음.

'... 케니가 본 내 모습이 이러했겠군.'


순식간에 그릇을 비우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 아이였음. 카운터에 돈을 지불하고 식당을 나온 리바이는 아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고는 반대편으로 걸음을 내딛었음.

그때, 손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음. 고개를 숙여 밑을 보니, 아이가 자신의 손을 꼭 쥐고 있었음. 그리고 그 손을 타고 아이의 마음이 전해졌음. 외면당했던 그 시절의 자신이 느꼈던 마음이었음.

"... 같이 갈까,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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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턴 안아야겠군."

계단의 앞에 멈춰 선 리바이는, 조그마한 아이를 들어올려 자신의 한쪽 팔에 앉혔음. 이제 이 계단만 넘어서면 이 아이, 그리고 리바이 자신에게는 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었음. 아이의 얼굴을 한 번 본 리바이는 한 칸씩 계단을 올랐음.

계단을 오를 때마다 조금씩 빛이 비추어졌고, 리바이는 아이가 처음 보는 빛에 눈이 부실까봐 한 손으로 아이의 눈을 살짝 가려주었음.

"우와.."

아이가 내뱉은 첫 마디였음. 방금까지의 생기없던 눈은 하늘빛이 반사되어 반짝였고, 바람에 날려 머리칼은 흩날렸음.

리바이는 지나가던 마차를 잡아 아이와 함께 올라탔음. 아이는 창밖을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고, 리바이는 아이를 데려왔다는 충동적인 자신의 선택이 왠지 우스웠고 너무 가볍게 선택한 건가 싶어 조금은 두렵기도 하였음.

"넌 이름이 뭐냐."

방금까지 밝게 밖을 보던 아이가, 웃음을 뚝 그치고 리바이를 바라보았음. 그리고는 잠시 생각하는 듯 싶더니 천천히 도리질을 쳤음.

리바이에게는 그나마 유일하게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이름은 있었음. 하지만 그 이름마저도 없는 이 아이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을지 알 것 같아 마음이 아렸음.

잠시 깊은 고민을 하던 리바이가 입을 열었음.

"... 리베."

"앞으로 널 리베라고 부르는 건 어떤가."

아이는 '리베'라는 이름이 마음에 든 건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음.

한참을 달리던 마차는 월 로제의 시내에서 멈추었음. 아이를 품에 안아 들고 마차에서 내린 리바이는, 우선 이 아이가 입을만한 옷을 사주기로 하였음.

"조사병단의 리바이 아니야?"
"그 인류최강 리바이?!"

자신을 둘러싸고 조금씩 사람이 모이더니 어느새 기자들까지 달려와, 사람들로 북적였음.

"뭐야, 리바이 병장에게 아이가 있었어?"
"진짜 의외다. 아기 엄마는 누굴까?"
"근데 리바이 아이는 맞아?"
"저 아기 머리색 좀 봐. 흔치 않은 흑발이잖아, 똑 닮았네."

리바이의 기세에 눌려 주춤대던 기자들이 볼펜을 들이밀며 질문을 하기 시작했고, 일부는 기사에 실을 리바이와 리베의 그림을 그렸음.

"저.. 리바이 병장님, 결혼은 언제 하셨나요?"
"리바이 병장, 아이는 몇 살인가요?"

시끄러운 주위 환경에 놀란 리베가 살짝 인상을 찌푸리자, 리바이는 기자들과 사람들에게 차갑게 말하였음.

"비켜."

그리고는 기자들이 리베의 얼굴을 그리지 못하도록 자신의 옷으로 리베의 얼굴을 가려주었고, 리베가 더 놀라지 않도록 서둘러 사람들 사이에서 빠져나왔음.

시내의 변두리에 도착하고 나서야 숨을 고른 리바이는 옷을 들어올려 리베를 확인하였고, 다행히 리베는 재미있었는지 해맑게 웃고 있었음.

"실없긴."

리베의 볼을 살짝 쓰다듬어준 리바이는, 어느 늙은 영감이 운영하는 옷가게로 들어갔음.

"영감, 여기서 가장 좋은 옷으로 내와."

리바이의 요구에 영감이 옷을 찾아 내왔고, 리베에게 건네 주었음. 리베는 영감의 지시를 따라 옷을 갈아입는 곳으로 갔고, 둘만 남겨진 리바이에게 영감이 조심스레 물었음.

"저.. 리바이 병장님. 저 아이와는 무슨 사이인가요?"

"... 아들."

지하도시에서 데려온 아이라고 하면 분명 무시를 당할 게 뻔하였음. 리베가 받을 무시를 염려한 리바이는 무작정 아들이라고 내질러 버렸고, 다행히 영감도 별 의심은 하지 않는 것 같았음.

곧, 옷을 다 입은 리베가 밖으로 나왔음.

꺼림칙한 표정을 짓던 리베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던 영감에게 조용히 물었음.

"이렇게 입는 게 맞아..?"

소파에 앉아 리베를 보고 있던 리바이는 순간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음.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더니, 영감에게 반말을 하던 자신을 보고 똑같이 따라하는 리베였음.

영감은 아무렇지 않게 리베의 옷 매무새를 가다듬어 주었고, 충격을 받은 리바이로부터 돈을 받아 계산을 끝마쳤음.

다시 자연스레 리베를 안아 든 리바이는 가게를 나서며 머뭇거리더니 인상을 쓰며 힘겹게 입을 열었음.

"... 이만 가보겠습니다."

"네, 네?"

리바이의 존댓말에 놀란 영감은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감동을 받은 듯이 눈물을 글썽였고, 리바이는 여전히 못마땅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리베에게 조용히 속삭였음.

"인사해야지, 리베."

존댓말을 하는 리바이를 바라보던 리베는 다시 리바이를 따라 영감에게 존댓말로 인사를 하였음.

"안녕히 계세요.."

그때부터였음. 사람들이 존댓말을 하는 리바이를 보게 된 건. 아, 물론 그건 리베와 함께 있을 때 뿐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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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병단 본부에 도착한 리바이는 곧 맞이할 공포에 이제서야 두려움이 닥쳐왔음. 자신에게 화를 내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런대로 압박을 줄 듯한 엘빈과 철없는 104기들 때문에 벌써부터 앞길이 캄캄했음.

성큼성큼 단장실로 향한 리바이는 문을 열기 전, 리베와 눈을 맞추고는 옷 매무새를 한 번 더 정리해준 후, 당당하게 문을 벌컥 열었음.

"아, 리바이. 좀 늦었ㄴ..?"

처음 보는 엘빈의 표정이었음. 서류에 눈을 고정하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리바이와 리베를 본 엘빈은, 그동안의 단장으로서의 근엄한 위엄은 잠시 잊은 듯, 멀뚱한 표정으로 리바이를 바라보았음. 리바이는 애써 엘빈의 눈을 피했고, 리베는 낯선 환경이 무서운 듯 조금씩 리바이의 품에 파고들었음.

엘빈은 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파악을 끝낸 후, 다시 단장 엘빈으로 돌아왔고 자리에서 일어나 리바이와 리베에게 다가갔음.

리베와 눈을 맞추며, 엘빈은 리베가 무서워하지 않도록 싱긋 웃으며 말을 건넸음.


"안녕, 꼬마 신사."

엘빈의 말에 리베는 더욱 리바이에게 안겼고, 리바이는 리베가 엘빈을 보지 못하도록 뒤로 돌아버렸음.

"아, 엘빈. 리베가 아직 낯선 사람은 무서워해서."

"아 그렇지. 난 낯선 사람이지."

"어이 엘빈, 삐진 건 아니지?"

"그걸리가, 리바이. 잠시 이야기 좀 할까?"

리바이는 리베를 자신의 집무실에 내려다 주고, 조금만 기다리라는 말을 남긴 채 엘빈의 집무실로 향했음.

"리바이. 어떻게 된 건가."

"그러니까 그ㄱ"

리바이의 말이 시작하기도 전에, 단장실의 문이 벌컥 열리더니 한지가 들어왔음.

"에, 리바이 왔네?"

"이건 한지도 듣는 게 좋겠군."

"응? 어떤 건데?"

"리바이. 직접 말해줘."

"후..."

한숨을 쉰 리바이는 한지와 엘빈에게 리베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음. 한지는 리바이의 새로운 모습이 흥미롭다는 듯, 웃음을 멈추지 않았지만 엘빈은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주었음.

"푸하하ㅋㅋ 리바이, 꽤 자상하잖아? 흠.. 그러게. 앞으로 리베를 어떡하면 좋지?"

"리바이. 리베를 데려온 건 괜찮아. 하지만 앞으로 본부에서 함께 살지는 모두가 함께 결정해야 하는 문제다."

"나도 알고 있다. 아예 리베랑 나가서 사는 것 까지 고민 중이다."

"에에? 리바이, 본부에서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나가서 사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걸?"

"그건 나도 같은 생각이다, 리바이. 병사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함께 사는 것도 괜찮아. 마침 내일 단체 회의도 있으니 그때 모두에게 양해를 구해 보아도 좋고."

"... 고민해 보겠다."

엘빈과 한지와의 대화 후 단장실을 나온 리바이는 깊은 고민에 빠졌음. 아이를 키우며 병장직을 수행한다는 건 사실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었고, 스스로를 더욱 힘들게 하는 일이었음. 그래도 리바이는 리베를 키우지 않는다는 생각은 일절하지 않은 채, 어떻게 리베와 살아갈지에 대해 고민하며 집무실로 향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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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업무 차 단장실에 들린 리바이는 신문의 무언가를 보고 웃고 있는 한지와 엘빈을 어리둥절하게 보았음.

한지는 배를 잡으며 리바이에게 신문을 건네었고, 신문의 1면을 본 리바이의 미간은 잔뜩 찌푸려졌음.

신문의 1면에는 어제,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리베의 얼굴을 황급히 가리고 있는 자신과, 다행히 얼굴은 가려진 리베의 그림이 큼지막하게 실려있었음.

"크하핰ㅋㅋ 리바이, 기사 제목 봐. 「인류최강 리바이, 이제는 최강아빠?」 푸하핰ㅋㅋㅋ"

"시끄럽다, 망할 안경.."



"축하해, 리바이. 공식적으로 아빠로 인정받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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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부터 본격적으로 여러 일화들 나올 예정이야 리베 이름의 비밀도 다음화에 나올 것 같아 육아하는 리바이 너무 좋당

추천수22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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