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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벌 독특한 그녀 03

이야기상자 |2008.12.03 20:55
조회 429 |추천 0

“뭐? 의사? 웃기고 있네. 너 같은게 어떻게 의사야. 거짓말도 정도 것 해야지. 진현 오바 뭐 이런 여자를 상대해. 오빠가 여자가 없는 것도 아니잖아. 기가 다 막히네.”

 

‘저 싸가지. 호스트가 의사 상대하면 잘 한 거 아니냐?’

 

민아는 자신의 구겨진 옷들과 헝클어져 있을게 뻔 한 머리가 어떻게 보일지 생각하자 신음이 나왔다.

 

“그러게. 나도 저런 거짓말을 할 줄 몰랐는데.”

 

민아가 한마디 하려고 할 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병원이었다.

 

“지금 몇 시에요?”

 

지각도 보통 지각은 아닌 모양이었다.

 

경욱도 학회에 갔기 때문에 민아가 병원에 나오지 않을 걸 체크하지 못했다.

 

평소에 그였다면 지각을 잘 하지 않는 민아에게 전화를 걸어주었을 거였다.

 

-10시

 

“이런 젠장.”

 

지금의 소란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던 민광의 핸드폰에서 시간을 알렸다.

 

“네. 윤민아입니다.”

 

“지가 뭐 대단하다고 목소리를 깔고 전화를 받아.”

 

이미 간호사가 말하는 병동상황에 완전히 집중한 민아는 명품녀의 말이 귀에 들리지도 않았다.

 

“그래요. 다친 사람은 없죠?....... 우선 아티반(안정제)하고 할로페리돌(안정제) 믹스해서 IM(근육주사)으로 놔 주시구요........ 네. 보호실 조치해야 줘. 그래도 진정이 안 되면 다시 전화주세요..... 필요하면 억제대도 하세요. 2포인트만요..... 병동에 가능한 빨리 가도록 하죠. 시간은 가서 결정할게요.”

 

민아의 전화 내용에 명품녀도 진현도 말이 없었다.

 

 어깨를 쫙 펴고 목에 힘을 주고 싶은 자만심이 잠시 들었지만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라서 참았다.

 

민아는 진현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언제 그녀가 외모에 크게 신경 쓴 적이 있던가.

 

좀 망가지고 창피한 모습이긴 했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기에 당당해 지기로 했다.

 

“내가 왜 여기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지금은 이야기 할 시간이 없네요. 제가 값..변상을 해야 할 것이 없다면 이마 나갔으면 하는데요.”

 

“마음대로.”

 

“우리 혹시 길에서 만나더라도 아는 척 하지 말죠.”

 

민아는 민광이 들을 가 싶어 소곤거리며 진현에게 말했다.

 

“나 역시.”

 

“야. 니가 진짜 의사라고 해서...”

 

명품녀는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떠나려는 민아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지금 자신의 표정이 들고 있는 명품과 다른 걸 안다면 어떤 또 다른 표정을 지을지 보고 싶을 정도로 좀 전과는 달라보였다.

 

“야? 너 자꾸 말 짧게 한다.”

 

“그래서? 아니꼽니?”

 

“어르신 있는데서 이러는 것도 실례지만 나도 살만큼 살았고 아무래도 너보단 나이가 좀 든 것 같거든. 그러니까 똑바로 말해. 그럼 나도 그 만큼 대우해 줄 테니까.”

 

“내가 니까짓거 대우 받고 싶은 줄 알아. 너 다시는 여기에 나타나면 죽여 버릴 거야.”

 

“마음대로 하세요. 다시 여기 올 일은 없을 거니까. 그리고 니가 자꾸 반말하면 사람들이 나보다 더 나이 든 줄 알아. 하긴 난 손해 보는 거 없네. 겉늙은 아가씨 안녕.”

 

민아는 정신과 의사였다.

 

죽여 버린다.

 

포를 떠버린다.

 

걷어 버린다.

 

꽂아버린다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하도 들어서인지 명품녀의 협박은 우습게 들렸다.

 

“뭐 저런게 다 있어.”

 

명품녀는 분을 이기지 못해 씩씩거렸지만 민아는 그쪽을 바라보지도 않았다.

 

차현빈 그 인간 때문에 만나지 않아도 될 사람들과 인연을 맺은 것 같아 불편했지만 민광에게 사과의 인사를 하고 방을 나섰다.

 

“택시 한 대만 불러 줄 수 있나요?”

 

“그러지.”

 

“근데 여기가 어디에요?”

 

“강남.”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었다.

 

 택시로 30분이면 병원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옷은 급한 대로 병원 근처에 있는 아울렛 매장에서 사 입고 들어가면 되었다.

 

“화장실 좀 써도 되죠?”

 

“처음도 아니니까.”

 

민아는 비꼬는 듯 한 진현의 말투에 눈살을 찌푸리면서 그가 가르친 방향으로 향했다.

 

뭔가 있는 것 같은데 물어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제발 그 앞에서 토한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었다.

 

세수를 하고 어느 정도 정리를 하고 나오자 택시가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

 

민아는 묘한 인연이 될 뻔한 진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그의 비싼 아파트에도 이별을 고했다.

 

택시를 타고 출근 한 걸 병원장이자 선배인 창호가 보면 한 소리 할 테지만 크게 뭐라고 하진 않을 거였다.

 

그도 차현빈에게 농락당한 민아를 안쓰러워했다.

 

차현빈은 공공연하게 민아를 좋아한다 티를 내고 다녔고, 민아도 그에게 관심이 없지 않았기에 두 사람은 곧 사귀게 될 거라는 둥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등의 소문이 병원 내에서 퍼지고 있었다.

 

그런데 차현빈은 갑자기 병원을 옮기면서 다른 여자와 약혼한다는 소식을 알려왔고 덕분에 민아는 버려진 신데렐라 신세가 되어 버렸다.

 

민아는 그런 생각이 들자 자신도 모르게 이를 바득바득 갈고 말았다.

 

차현빈 그 나쁜 인간만 아니었어도 사람에게 상처 받지도 않았고 술에 망가지는 일도 없었을 일이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오픈가운으로 갈아입고 전화를 한 병동으로 급하게 올라갔다.

 

 다른 환자와 말싸움을 하다가 갑자기 육탄전으로 변해 보고르 한 것이었다.

 

 정신과 병동에서 환자들이 싸움을 하는 것은 간혹 일어나는 일이었지만 크게 다치기도 해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안녕하세요. 윤선생님.”

 

“네. 늦어서 미안해요. 환자는요?

 

민아는 먼저 간호사실 안에 있는 CCTV 모니터 앞으로 다가가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 했다.

 

그녀의 옆으로 간호사가 다가와 환자의 상태를 보고했다.

 

“들어가 보죠.”

 

“네. 좀 전부터 잠들기 시작했어요. 활력징후는 정상이고요.”

 

여기 저기 살펴보았는데 다행히 다친 곳은 없어 보였다.

 

“다행이네요. 이제 억제 대는 풀어도 되겠는데요.”

 

“네. 보호사님 억제 대 제거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간호사와 보호실을 나오자 남직원들이 재빨리 들어와 환자의 팔을 묶어놓은 끊을 제거했다.

 

보통 극도로 흥분해 있는 상태에서는 다른 환자들과 같은 공간에 놓아두면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쉬웠기 때문에 격리 조치가 이뤄졌다.

 

격리 조치를 않고 진정제를 놓는다고 해도 약물이 작용하는 시간이 필요했기에 이루어지기도 했다.

 

환자들은 갇히게 되면 여러 가지 반응을 보였는데 크게 나누자면 얌전한 새끼 고양이가 되거나 사나운 호랑이가 되는 거였다.

 

새끼 고양이가 되는 것도 혹시 자해를 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반대인 경우는 벽이나 문에 맴 몸으로 투혼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억제를 해 놓아야 할 경우가 생겼다.

 

 이번 환자도 보호실 철문이 샌드백이라도 되는 마냥 달려들어서 하는 수 없이 억제 대를 해 놓은 경우였다.

 

“상대편 환자는요?”

 

“한선생님 환자 분인데 그분도 다치지는 않았어요. 그 환자도 같은 처치가 되어 있습니다.”

 

“한선생은 뭐래요?”

 

“윤선생님이 오더 주시는 대로 하라고 하시던데요.”

 

“그래요. 왜 싸운 거죠?”

 

간호사는 민아의 질문에 웃음을 지었다.

 

별 것 아닌 일로 싸움이 일어난 모양이었다.

 

“배식 할 때 새기치기도 했고, 자기가 좋아하는 거 많이 가져갔다고 싸우기 시작했거든요.”

 

“별 거아닌데 싸웠네요. 우리 환자들은 먹을 것에 너무 예민해서 탈이에요.”

 

“간식비라도 넉넉한 환자들은 덜 그런데 군것질 못하는 환자들은 좀 하는 것 같아요.”

 

민아는 두 사람의 차트를 보며 오더를 냈다.

 

“넉넉하게 넣어주면 좋으련만. 하긴 밖에서 먹고 살기도 팍팍한데다가 병원비가지 내는 가족이 오죽하면 그러겠어요. 병동 규칙대로 시행하세요.”

 

“네. 수고하셨습니다.”

 

민아는 다른 오더도 재빨리 내고 다른 병동으로 향했다.

 

 평상시라면 이미 각 병동을 돌면서 라운딩과 오더를 마쳐가는 시간이어서 다들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경욱이 학회에 갔기 때문에 그의 일도 대신할 것이 있어 바쁜 하루였다.

 

다른 병동에 가자 어제 술을 같이 마신 심리사가 검사지를 내밀었다.

 

“고범수님꺼 결과 나왔습니다.”

 

“네. 수고하셨어요.”

 

민아는 검사지를 들고 쭉 읽어 내려갔다.

 

알코올로 인해 기억능력도 떨어지고 가끔 공격적으로 변해서 검사를 의뢰했었다.

 

“생각보다 IQ도 괜찮네요.”

 

“네. 대답을 못하는 것 같더니 다 잘하더라고요.”

 

-----검사지 중-------------

심리사: 변명하다의 뜻은요?

 

고범수: 모르요.

 

심리사: 남루하다는 뜻은요?

 

고범수: 내가 변명하는 것이 남루한 것 아니요.

 

심리사: 주민등록증을 주우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고범수: 내 것도 간수 못해서 병원에 있는데 남의 것까지 관수해야 것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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