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윽-"
역겨운 냄새가 물씬 풍겨왔음. 작게 신음을 내며 눈을 뜬 리바이의 시야에는 건장한 남성 여럿이 각종 도구를 들고 서있는 모습이 들어왔음. 하지만 무엇인지는 잘 알 수 없었고, 시야는 왜인지 뿌얬음.
"...자, 리바이 병장. 지금 시야를 가리는 약물을 주입해 놨어. 여기가 어딘지도 알아낼 수 없을 거다."
갑작스레 들려오는 목소리에 리바이는 반사적으로 그쪽으로 몸을 돌렸음. 하지만 몸은 온통 사슬 같은 것에 감겨 있었고 아무리 힘을 줘 봤자 풀리지 않았음.
"...여긴 어디지? 무슨 목적으로 날..."
"정말 모르는 건가?"
그 목소리는 리바이의 말을 끊고 언짢다는 듯 중얼거렸음. 리바이는 어안이 벙벙했음. 당연히 무슨 일인지 몰랐으니까.
"무슨 소리냐, 내가 뭘... 아니, 조사병단 전체의 문제인 건가?"
"좋아, 잘 짚었군. 조사병단 네놈들이 월교, 상회와 내통해 은밀하게 거인의 정보를 압수했잖냐. 이쪽에선 단장을 붙잡는 것보다 인류최강의 전력을 붙잡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 정보를 당장 불지 않으면 네놈은 끔찍한 일을 당하게 될 거니까 당장 정보를 말해."
"아니, 애초에 조사병단은..."
리바이가 말하는 도중, 갑작스럽게 손의 실루엣이 다가왔고 리바이는 한순간에 뺨을 맞고 말았음. 묶여 있지만 않았다면 피할 수 있었겠지만 단단히 묶여 피할 수도 없었음.
"으..."
기분나쁘게 얼얼한 통증에 저릿저릿한 감각이 전해졌음. 리바이가 이글이글한 눈으로 그를 째려보며 작게 신음하는 동시에 그 목소리는 리바이를 더욱 윽박질렀음.
"당장 정보를 불지 않으면 더 처맞게 될 거야."
"정말 정보같은 거 모른다. 그런 헛소문은 대체 어디서 주워들은 거냐..."
어이가 없던 리바이는 한숨을 내쉬며 답했고 잠시 후 다시 손이 날라왔음. 그런데 이번에는 명치에 그대로 꽂히게 되었음. 퍽, 소리가 났고 리바이는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에 거친 숨을 내뱉었음.
"하, 진짜로... 그런 거 모르니까..."
"닥쳐."
잘못 맞았는지 숨이 안 쉬어지고 머리가 아찔해지는 통증이 전해지는데 그 와중에 말을 끊은 남자는 다시금 명치를 세게 가격했음. 그러자 리바이는 머리가 띵해지고 정신을 놓을 것 같은 느낌이었음. 그렇게 한참을 맞던 리바이는 온 얼굴이 붓고 쓰라렸음.
가쁘게 숨을 내뱉는 리바이를 가소롭다는 눈빛으로 내려다본 남자는 곧 리바이 앞에 큰 물통을 가지고 왔음. 물이 출렁대는 소리와 뿌옇게 흐려진 시야 속 푸른 물빛을 확인한 리바이는 으득, 하고 이를 갈았음. 물고문이라니...
"당장, 말하지 않으면 네놈 대가리를 여기에 처박아 버릴거야."
"...조사병단에선 그 녀석들이랑 손 잡은 적이-"
그 남자는 힘겹게 말하는 리바이의 머리채를 갑작스레 잡고서는 물에 처박았음. 코와 입으로 물이 들어오는 느낌에 세게 저항하는 리바이였고, 힘이 세 그 남자의 팔을 들어내고 머리를 위로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곧 옆 사람들까지 모두 합세해 열 명이 넘는 사람이 머리를 꾹 누르자 방법없이 물속으로 잡겨버렸음. 물속에서 꼬로록대는 소리가 들려왔고 1분정도가 지나자 리바이는 미친듯이 몸부림쳤음. 숨이 막히는 고통이 너무 셌기에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음.
그러나 그들은 리바이의 머리를 물속에서 빼주지 않았고 리바이는 폐까지 물이 차오르고 아득하게 정신을 잃어가는 통증에 눈물이 절로 나고 몸이 휘고 구부러졌음. 흉부가 엄청나게 찌릿찌릿하고 머리는 띵했음. 정말 정신을 잃을 것만 같던 그 때, 갑자기 리바이의 머리가 들어올려졌음.
"케허윽... 으, 허..."
물을 뱉어내며 숨을 쉬려는 리바이에게 아까 그 남자는 매정하게 빨리 불라고, 안그러면 다시 물에 처박을 거라고 중얼댔음. 하지만 리바이는 그 정보가 뭔지도 몰랐기에 말할 수조차 없었고 입술을 짓씹으며 고개를 작게 저을 뿐이었음.
"정말로... 그... 딴거, 모른다고..."
"인류최강이라더니 진짜 굳센데..."
남자는 미소지어 보이더니 다른 이들과 함께 다시 리바이의 얼굴을 물에 박았음. 다시 물이 얼굴에 닿아오고 입속, 콧속, 귓속으로 들어오자 공포감과 고통이 밀려왔고 리바이는 미친 듯 저항하며 손을 비틀었음. 리바이는 온 몸이 꽉 막혀 터질 것 같은 통증에 부글부글 거품을 내뿜었고, 타들어가는 듯한 목구멍에는 물이 가득 차 있었음. 고통이 어마어마하게 휘몰아쳤고 그렇게 아득하게 정신을 잃어갈 즈음 남자는 다시 리바이의 얼굴을 물 밖으로 빼냈음.
"빨리 불어."
***
그렇게 그 후로도 수차례 물고문이 지나갔고, 리바이는 반쯤 정신을 놓았음. 숨을 쉬기만 해도 속에 물이 가득찬 듯 울렁였고 온 얼굴에 타들어가는듯한 통증이 전해졌음. 그렇지만 리바이는 이를 갈고 인상을 찌푸리며 견뎌냈음.
"...이게 진짜, 물고문으로 안 되면... 이거라도 써 봐야지. 가지고 와."
곧 간신히 숨을 고르는 리바이의 옆에 무언가 상자같은것이 놓였음. 희뿌연 시야로 보기에는 작은 실같은 것들이 잔뜩 있는 것 같았음. 리바이는 얼굴을 찌푸리곤 그 구슬 몇 개를 집는 남자를 째려보며 쉰 목소리로 중얼댔음.
"우린... 아는 거 없어, 진짜다. 그딴 소문은 어디서 들은거야..."
"...넌 알 거 없다. 정보나 넘겨주면 풀어 줄 테니까."
"진짜로 아는 게 없다고."
"어이, 거 병장씨. 거짓말하지 마세요."
리바이를 무시하는 듯한 말투의 남자는 달그락대며 그것을 하나 집어들고는 리바이의 허벅지 가까이 가져다댔음. 리바이가 의문을 가지기도 전에 날카로운 바늘이 리바이의 허벅지를 깊숙히 뚫고 박혔음.
"...!! 아..."
순간 전해지는 아픔에 리바이는 작게 신음했음. 허벅지의 욱신거리고 찌릿찌릿한 고통이 온 몸에 퍼졌음.
"...이게, 뭐냐..."
얼굴을 보란 듯 찌푸리고 힘겹게 말을 잇는 리바이를 남자는 무시하더니 반대쪽 허벅지에도 그것을 꽂아넣었음. 다시 밀려오는 고통에 이를 깨물고 참는 리바이였음.
"바늘이다. 특별히 길고 두껍게 제작했지. 빨리 정보를 넘겨주지 않으면 더 꼽아버릴 거야."
"글쎄 정보가 없다고..."
남자는 리바이의 말을 무시하고는 단숨에 바늘들을 리바이의 허벅지에 더 꽂아넣었음. 아찔한 고통이 몸 전체를 감싸자 리바이는 낮게 신음하며 이를 까드득 갈았음. 미간이 한껏 찌푸려지자 남자는 재미있다는 듯 반대쪽에도 바늘들을 꽂았고 그럴 때마다 깊게 전해져오는 통증에 리바이는 덜덜 떨면서도 죽일 듯 그 남자를 노려보았음.
"으... 젠장..."
"그러니까 빨리 말하라고 했잖아."
남자는 아랑곳하지않고 리바이의 다리에 더욱 바늘을 꽂아넣기 시작했고, 리바이의 입술은 너무 세게 문 탓인지 잔뜩 터지기 시작했음. 리바이는 고통에 발가락을 움찔대고 몸을 뒤틀고 입술을 깨물었고, 남자는 그럴수록 더 리바이에게 바늘을 꽂았음.
***
"...허어..."
리바이가 만신창이가 될 때 즈음, 바늘도 다 떨어졌고 남자는 이제 지친 듯 한숨을 쉬며 무언가 무거운 것 하나를 들고왔음.
"하... 진짜, 빨리 불라니까, 이렇게 지독한 건 처음 봤네."
쯧, 한숨을 쉰 남자는 리바이를 눕혀 따로 준비한 바닥의 고정대에 고정시켰음. 속이 울렁거리고 다리는 너무 욱신거려서 얼굴은 찌푸린 채 혼미한 정신을 붙잡고 있던 리바이는 그제서야 사태를 깨닫고 미친듯이 저항했음.
"뭐, 뭘 하려고... 그만둬, 조사병단은, 아무것도 모른다..."
이제는 아예 리바이를 무시하는 남자는 옆에서 꽤나 무거워보이는 무언가를 건네받고는 리바이의 배 위에 털썩 던지듯 내려놓았음. 갑작스럽게 내장이 온통 눌리는 느낌에 리바이는 헉, 하고 꺼지는 듯한 신음을 내었음.
"허억... 이, 이게 무슨..."
"아프면 불어, 들어올려 줄 테니까. 이건 특별제작한 추다. 안 말하고 뻐팅기다 눌려서 내장이 온통 곤죽이 되도 모른다?"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고통에 리바이는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헉헉댔음. 숨이 쉬어지질 않았고, 배는 미친듯이 저려왔음. 금방이라도 뭔가가 올라올 듯 울컥거렸고, 속은 화끈거렸음. 배가 눌려 찢기는 느낌이었음. 그렇게 정신을 잃을 것 같은 상황 속에서, 리바이는 정말로 정신을 잃었음.
***
"...바이! 리바이!"
자신을 부르는 한지의 목소리에 리바이는 겨우 눈을 떴음. 여기가 어디지? 혼란스러운 가운데 고문당했던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고, 온몸이 아파오기 시작했음.
"으윽..."
이불을 붙잡고 낮게 신음하는 리바이에게 엘빈이 다가왔음. 리바이의 이마에 손을 대 보고, 팔에 진통제를 놓은 엘빈은 한숨을 쉬며 리바이에게 조곤조곤 말을 건넸음.
"...리바이, 괜찮은가? 조사병단을 음해하는 세력인가, 그것들이 널 잡아간 것 같더군. 우리가 찾아냈을 땐 토혈하며 쓰러져 있던데..."
"엘빈! 조용히 해, 리바이도 좀 추스를 시간이 있어야 뭐라도 하지..."
리바이는 숨을 들이키고 내쉬더니, 온 몸을 더듬어 봤음. 허벅지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고 군데군데 거즈가 붙어있었음.
"...괜찮은 것 같다. 그러니, 다들 가. 좀 쉬고 싶으니까..."
"앗, 알겠어...! 엘빈, 나가자...!"
웅얼대는 리바이를 뒤로하고 엘빈과 한지는 슬그머니 방을 나갔음. 리바이는 가만히 눈을 감고 누웠음. 괜스레 눈물이 눈에서 떨어졌음. 리바이는 조용히 숨을 다시 한 번 몰아쉬고는 잠을 청했음.
밸겜 보고 내가 보고싶어서 써와봤는데... 빻취에 못썼다... 아무튼 뭐 그렇다는 이야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