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전력❗) ILLUSION




내가 아직 말하지 않은 게 하나 있어. 그리고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이 일기에만 적어놓을 예정이야. 일기가 발견되기 전에 이 일이 정리가 되면 좋겠네.


가장 정확하게 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게 뭐라고 생각해? 정답은 바로, 거울이지. 그날도 어김없이 훈련장에 나가기 전, 거울을 보며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있었어. 금발의 머리칼, 단정한 옷차림, 푸른 색의 눈. 거울 속의 그는 분명 나였어.

하나. 굳이 따지자면 우리는 하나라고 해야겠지? 하지만 그 하나가 둘로 나뉘어지는 순간, 우리 둘은 모두 놀랐어.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재미를 느끼는 쪽에 가까웠지.

늘 옅은 미소만 짓는 엘빈 스미스의 놀라는 모습이라니. 물론 나도 엘빈 스미스지만, 그 모습은 아마 나밖에 보지 못 했을 거야. 사진이라도 찍어놓을 걸. 거울 속의 엘빈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되자, 그는 거울 밖으로 나오려고 했어. 그리고 실제로도 나왔지. 그럼 한 공간에 엘빈 스미스가 2명이 된 걸까? 그건 아니였어. 이젠 거울 속엔 내가 들어가게 되었거든.

말도 안되는 일이지? 그러니까 이 일기에만 털어놓는 거야. 아직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어. 어쨌든 거울 속의 그는, 아니 이제는 거울 밖으로 나온 그는 기뻐보였어. 더 이상 거울에 갇혀 누군가를 모방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야.

은은한 그의 미소는 거울 속의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폭소로 바뀌어갔어. 입이 귀에 걸릴 듯이 웃어대는 그의 미소를 따라하느라 힘들었지. 아직도 입꼬리가 아플 거야, 아마.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줄 알았어. 하루만에 사람이 바뀌었는데 당연히 모두가 알아챌 줄 알았지. 하지만 가장 단순한 게 사람이잖아? 외형만 똑같으니 모두가 당연히 날 단장으로 대우해 주더라고. 딱 한 명, 리바이만 빼고 말이야.

지지 않는 태양같은 존재인 나를, 리바이는 단숨에 찾아내었어. 거울 속에 갇혀 있는 나를 본 리바이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책상 옆 의자를 들어 거울을 세게 내려쳤지. 생각보다 거울은 단단했어. 살짝 금이 갈 정도였지. 하지만 분명 효과는 있었어. 거울이 완전히 깨지면 몸을 다시 바꿀 수 있는 것 같아. 지금은 살짝 깨졌으니, 가끔 그의 영혼이 내게 빙의되는 정도였어. 그마저도 오래 가지는 못 했고.

마지막으로 이 일기를 쓰는 건, 나. 그러니까 진짜 엘빈 스미스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야. 지금 리바이는 어디로 갔는지는 알지 못 해. 그가 분명 리바이에게 손을 써놨을 거야. 날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 어쩌면 평생을 거울에 갇혀 살아야 할지도 몰라. 이제 리바이와 다시 놀러 가야겠어. 술래를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게 하면 곤란하잖아?













=========================

각 문단의 첫 글자만 읽어봐







=========================
읽다가 엥? 하는 부분이 많았을 거야. 분명 처음에 화자는 진짜 엘빈 스미스(나중에는 거울에 갇히게 된)인데 중간중간 거울 속 가짜 엘빈 스미스(나중에는 거울 밖으로 나온)의 입장 같은 부분이 나왔거든.

빨간 밑줄이 가짜 엘빈이 쓰는 중이라는 증거 요소들



그러니까 지금 상황은 가짜 엘빈 스미스가 거울 속에는 진짜 엘빈을 가두어 두었고, 진짜 엘빈으로 되돌리려는 리바이는 가짜 엘빈을 없애려고 하고 있어. 그 상황에서 가짜 엘빈은 더 이상 거울에 갇혀 누군가를 모방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진짜 엘빈으로 살고 싶어서 진짜인 척하면서 억울하다는 듯이 일기를 쓰는 거야. 그런데 중간중간 깨진 거울 때문에 진짜 엘빈의 영혼이 빙의가 되어서 진짜 엘빈은 누군가는 알아차리기를 간절히 바라며 각 문단의 첫 글자에 하고 싶은 말을 적어놓은 거야. 이 일기를 가장 먼저 발견한 건 누굴까? 누군가 이 일기를 발견하긴 했을까?

그리고 처음의 검정색 사진은 검정색 사진 너머로 휴대폰 주인의 얼굴이 비치니까 거울 역할을 하고 있어. 검정색 사진으로 된 거울 속에 비친 병사들도 정말 내가 처음부터 나인 건지, 혹시 원래 주인이 있었던 건 아닌지 생각해 보길 바래~






================
농담인 거 알지?
해석이 본문보다 더 기네ㅋㅋ 해석 보고 다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추천수17
반대수0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