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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조사병단 포르코 드림 5편

*BGM이랑 같이 잡숴봐 https://youtu.be/VrdrSCWs_5I
5.끝나가는 훈련병 생활 II (설산 훈련)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훈련병 생활의 종지부를 찍는 마지막 훈련이 시작 됐음.
너와 동기들은 짐을 등에 짊어지고 두꺼운 점퍼로 무장한 채 설산 훈련을 떠남.

산 속은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쳤고 바닥은 발이 반 쯤 들어갈 정도로 눈이 쌓여있었음.
너는 눈보라 때문에 찡그린 눈으로 옆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덤덤하게 걸어가고있는 포르코를 살짝 곁눈질 함.


'그러면 너와 나는 무슨 사이지.'
'내가 너랑 에렌 사이를 보면서 화가 나는 감정은 뭘까 도대체...'


그 날 포르코에게 고백 아닌 고백을 듣고 너 역시 많이 혼란스러웠음.
거인에 대한 증오심을 품고 언니의 복수를 위해서 병사가 된 이상 누군가를 이성으로 좋아하는 일 따윈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임.
너에게 포르코는 확실히 다른 동기들한테 드는 감정하고는 달랐지만 넌 그 감정을 외면하고 싶었음.
그래서 그 날도 '무슨 사이긴. 우린 동료잖아.' 라고 말하고는 돌아섬.
그 날 이후로 너는 알게 모르게 선을 그었고, 더이상 포르코에게 도움 받지않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해가며 독하게 훈련에 임함.
포르코도 니가 선 긋고 있다는 걸 눈치챈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훈련할때 만큼은 너에게 신경을 쓰지 않으려 애쓰는것 처럼 보였음.

*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넌 쓸데없는 상상하기를 멈추고 훈련에 집중하기 위해 정신을 똑바로 차리려 애씀.
훈련을 시작하기 전 교관이 했던 말을 떠올렸음.
모든 훈련에 우수한 성적을 거둔 훈련병생들도 마지막에 설산 훈련에서 조난되어 죽는 경우가 많다고...
여기에서 조차 살아 남지 못하면 정식 병사가 될 자격이 없는거라고.

넌 지금껏 해온 훈련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냈지만 원래의 역량보다 조금 더 무리해서 임해온 탓이지 몸 상태가 좋진 않았음.
그래도 살아남아야 했음. 거인에게 맞서다 죽는 것도 아니고 고작 이런 곳에서 죽을 순 없었으니까.
언니가 목숨 걸고 살려준 너의 원래 목숨값까지 두배로 소중한 목숨이니까.

.
.
.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의 얼굴도 잘 보이지 않을만큼 거센 눈보라 속을 얼마나 걸었을까...
차갑게 얼어버린 몸은 아무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고 자꾸만 아득해지는 정신 줄을 붙잡으며 서벅 서벅 걷던 너는 마침내 니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걸 눈치 챔.


*


한편 목표지점에 도착한 104기 훈련병들.
얼어죽을 뻔 했다는 둥 제각기 얘기 나누며 산장 앞 모닥불에 모였음.
훈련병들 속에서 포르코는 하나 하나 얼굴을 확인하며 너를 찾음. 아무리 찾아봐도 니가 보이지 않자 포르코는 굳은 표정으로 중얼거림.


"없어... ㅇㅇ가 없어."포르코

"뭐라고, 포르코?"라이너

"ㅇㅇ가 없다고! 산 속에서 길을 잃은게 틀림 없어. 찾으러 가야 돼."포르코

"잠깐만, 진정해 포르코. 눈발이 너무 거세다. 일단 몸을 녹이고 눈이 조금 멈추ㅁ..."라이너

"그러는 사이 ㅇㅇ가 죽으면!!!!!!"포르코

"이..이봐 포르코, 진정해. 라이너 말이 맞아. 너까지 조난되어 죽을 셈이냐?"쟝

"너만 ㅇㅇ가 걱정되는거 아니야. 우리도 모두 다 같이 ㅇㅇ를 찾으러 갈거니까 일단 라이너 말대로 해."에렌


에렌이 말을 끝마치자 마자 다시 한번 거센 눈보라가 불었음.
모든 훈련병생들이 걱정스럽게 쳐다 볼 만큼 포르코의 표정은 너무 어두웠음.
포르코는 "그럼 너무 늦는다고!!!!" 하고 외치더니 누가 말릴 틈도 없이 홀로 왔던 길로 도로 뛰어감.


"이봐!!!!!! 포르코!!!!!"쟝

"저 자식이...!"에렌

에렌과 쟝이 포르코의 뒤를 따라가려고 했지만 라이너가 제지함.

"하아- 저 감정만 앞선 자식... 아직 따라가지마. 우린 예정대로 몸을 녹이고 눈보라가 멎으면 ㅇㅇ를 찾으러 간다."라이너


*


포르코는 오직 드림주가 걱정되는 마음 하나로 막무가내로 왔던 길로 뛰어가고 있긴 하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너무 대책이 없었음.
앞도 잘 보이지 않았고 바닥에 소복하게 쌓인 눈때문에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들었음.
거인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여기서 거인화를 하기엔 너무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 했음.
혹시나 주위에 다른 병사들이 있거나 드림주가 생각보다 가까이 있어서 포르코가 거인화하는 걸 보게되면 곤란했기 때문임.

휘이이이이이잉-
다시 한번 눈보라가 크게 일었고 포르코는 눈보라에 휘말려 풀썩 넘어졌음.
잠시동안 꿈쩍도 없이 엎어져 누워 있던 포르코는의 두 주먹이 부들 부들 떨림.

"그래도 난... 지금 당장 너를 보고싶어."

이를 부득거리며 중얼거리던 포르코는 아랫입술을 깨물어 거인화 했음.



*


설마 교관이 말한 마지막 훈련에서 조난되어 죽는 훈련병이 니가 될줄이야. 넌 더이상 말을 듣지 않는 몸을 힘없이 눈쌓인 바닥에 뉘인채 눈만 희미하게 뜨고있음.
주위에 누가 없냐고 고래 고래 소리도 질러보고, 아무런 감각이 없는 몸을 꾸역 꾸역 일으키며 마지막 발악을 있는대로 없는대로 해본 탓에 넌 더이상 힘이 남아있지 않았음.
더이상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안들고 오히려 편안해지는걸 느끼면서 니가 죽을거란 걸 직감하게 됨.

근데 왜 이런 의식이 희미한 순간에 포르코가 생각 나는건지.
이래서 포르코가 너에게 그런 쓴소리를 한거구나 싶었음.
오기 부리지 말고 몸 컨디션만 잘 유지했다면 이렇게까지 되진 읺았을텐데.

5년전 그 날과 병단에 처음 입단 한 날, 즐겁고 힘들었던 순간들 그리고 니가 위험했던 순간마다 나타나 도와줬던 포르코의 모습들이 머릿속에 빠르게 스쳐지나갔음.
점점 뿌옇게 변하는 시야에 '네발로 뛰어 오는 거인이 보이는건 허상이겠지. 이런 곳에 거인이 있을리가 없잖아...' 하는 생각을 마지막으로 넌 정신을 잃음.

.
.
.

정신을 잃었었던 너는 포르코의 등에 업힌채로 정신을 차림.
포르코는 본인의 잠바까지 너에게 입혀놓은 상태였음.


"포르코...?"

"살아있었네. 이미 죽은 송장을 업고 가는 헛수고일까봐 내심 걱정했는데 말이야."

포르코는 그동안 드림주가 도움을 받기 싫어서 안간힘을 쓰며 훈련을 해왔던걸 눈치 챘어서 일부러 차갑게 말함.

"어떻게 된거야...? 분명..."

"그래, 조금만 늦게 발견됐다면 넌 얼어 죽었겠지. 그래도 운좋게 살았으니 안심 해."

"....고마워."

너는 이제 고맙다는 말을 하는 것 조차 포르코에게 너무 면목이 없다 느껴져서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작게 말함.

"...우냐? 이제 안심해도 된다니까."

"너까지 위험해지면 어쩌려고 왜 계속 날 도와주는거야..."

"...그러게나 말이다. 딱히 위험을 무릎쓰면서 까지 널 도와줘야겠다라는 생각은 없었는데 이번에는 나도 모르게 위험을 무릎쓰고 널 도와주러 와버렸네."

"...정말 미안해."

"니가 죽는게 진짜 나한테 미안 할 일이니까 살았으니 됐다."

"...어째서야?"

"소중한 사람이 목숨 걸어 지켜준 너와 나의 목숨은 소중하잖아. 니가 알려준건데 벌써 잊은거냐? 근데 그런 니가 죽어버리면 어쩌자는거야."

너는 말없이 업혀있던 포르코의 등에서 내려와 포르코의 눈을 마주보며 섬.
거셌던 눈은 멈춘지 오래였고 어둑어둑 했던 하늘에 일출이 뜨기 시작했음.

"왜? 어차피 곧 산장에 도착한다. 제대로 걷기도 힘들텐데 업혀있어."

"...죽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대신 너도 죽지않겠다고 약속해."

"너도 뭐 하나 약속해주면."

"뭔데?"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얘기를 들어주고 날 믿어주겠다고... 약속해줄래?"

포르코의 표정이 어쩐지 조금 슬퍼보였음. 너는 대답대신 포르코의 새끼 손가락에 너의 새끼 손가락을 걸었음.

그제서야 포르코는 살짝 웃어보였고 니 손보다 포르코의 손이 더 차다는걸 눈치챈 너는 부랴 부랴 너한테 입혀져있는 포르코의 잠바를 벗음.

포르코가 너보다 키가 20cm는 넘게 커서 까치발을 들어 낑낑대며 잠바를 몸에 걸쳐주는데 얼굴이 너무 가까워졌다는걸 뒤늦게 눈치 챈 너는 포르코와 눈이 마주치자 얼굴을 붉히며 몸을 살짝 뒤로 뺌.

"아... 미안."

순식간이였음. 포르코는 너의 허리를 감싸 끌어당겨 입을 맞췄고 놀란 너는 포르코의 가슴팍을 밀어냈다가 곧이어 양 팔로 포르코의 목을 감싸안고 눈을 감음.

한동안 너의 입술을 머금고만 있던 포르코는 천천히 입술을 뗐고 정작 갑작스럽게 입맞춤을 당한 너보다 더 얼굴이 붉어져 있었음.

"...미안해. 널 좋아하게 돼버렸어."

너는 포르코가 왜 미안하다는건진 몰랐지만 단 한가지 확실한건 너도 더이상 니 감정을 외면할 수 없게 돼버렸음.

"...나도 널 좋아해, 포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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