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경기도 사는 여자입니다.
우리 외가는 우리 어머니, 큰이모, 삼촌, 작은이모 이렇게 3녀 1남 인데
큰이모는 이모부 직장 관계로 중국에 사시고 한국에는 우리집과 작은 이모네,
홀로되신 외할머니와 딸 하나 데리고 사는 이혼한 외삼촌이 있습니다.
외가 형제들을 보면 우리 엄마를 비롯한 딸들은 특별나게 출세 한 건 아니지만 친정에 폐 안될정도로 자기 앞가림 하고 삽니다. 문제는 삼촌이죠.
딸 많은 집에 외아들이라고 어려서 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너무 떠받들고 오냐오냐 해서인지 마흔이 훌쩍 넘은 지금에도 참 의존적이고 성격이 제멋대로 입니다.
7년전 이혼하고 외할머니와 합쳐서 할머니께서 아이 봐주시고 집안 살림해주시는데, 관절염이 심해서 무릎도 잘 굽히지 못하시는 할머니(72세)한테 반찬투정이나 하고있습니다. 삼촌이 아니라 동생이면 한대 쥐어박고 싶을정도입니다.
의존적인 성격이라 그런지 허구한 날 우리집이나 작은 이모네 전화해서 하는 소리가
맛있는 반찬 좀 해와라, 내 생일인데 갈비찜이 먹고싶다, 우리 혜진이(삼촌이 데리고 있는 큰딸,중1) 피아노 좀 봐 줘라(작은 이모 큰아들이 예고 다닙니다.), 정민이(저, 가명) 우리 집에와서 혜진이 영어 수학 과외 좀 해라(무료로..)
해달라는게 한두 가지도 아니고 수시로 그러니까 이제 우리나 이모네들이나 다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데요, 문제는 저한테 본격적으로 사촌동생 과외를 해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는겁니다.
지난주 금요일 저녁에 제 핸드폰으로 외갓집 번호가 뜨면서 전화가 왔습니다. 평소 제 핸드폰으로 외가에서 전화하는 일은 거의 없어서 급한일 인줄 알고 아르바이트 도중에 나와서 받았는데 할머니가 아니라 삼촌이더군요.
전화 받자마자 대뜸 "정민이 너 방학 언제하냐?방학하면 우리 혜진이 영어 수학 좀 봐줘라. 중2 올라가는데 지금부터 영,수는 확실히 해놔야지 않겠냐?일주일에 두 번만 와서 봐주면 괜찮지?"하고 요구조로 말씀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삼촌 저 지금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도 있고, 방학 땐 서울로 학원 다닐것도 있어요. 그리고 삼촌도 아시다시피 우리집에서 삼촌네 교통이 불편해서 자가용 가지고 가는거 아닌이상 길에 깔아놓는 시간만해도 거의 2시간은 잡아야 되잖아요. 혜진이한텐 미안하지만 전 안될거 같아요. 대신 제가 학교 친구들 수소문 해서 근처사는 신원 확실한 과외선생님 하나 주선해 드릴게요."라고 했더니,
"남들한테 과외하면 과외비 줘야되잖아?조카 좋다는게 뭐냐?이럴 때 좀 도와주면 안되냐? 에미도 없이 크는 동생 불쌍하지도 않냐?"라고 언성을 좀 높이시더라구요.
그럼 저더러는 아무리 친척이지만 제 생활 제쳐놓고, 돈도 한푼 안생기는데 거기다 내 돈으로 교통비 써가면서 무료봉사 하라는 거냐고 따졌더니(지난 학기에도 하도 졸라서 중간, 기말고사 즈음에 두어번 가서 총정리 해주고 왔습니다.물론 그땐 저도 엄마 없어도 야무지게 공부 열심히 해보려고 하는 동생이 기특해서 자발적으로 가서 공부도 봐 주고 데리고 나가서 밥도 사주고 그랬습니다.)
돈좀 벌더니 돈독 올랐다고, 명문대 가니까 뵈는게 없냐, 고등학교 다닐때 학비를 물쓰듯 써놓고 염치도 없지(제가 외국어고를 나와서 고등학교 등록금이 일반 고등학교의 2.5배가량 들었습니다.), 너 싸가지 없는거 어릴때 부터 알아봤다, 집에 그렇게 신세 졌으면 갚는 시늉이라도 해야 될것 아니냐..등등 폭언을 퍼붓더군요.
그래서 제가 고등학교 학비 많이 든게 부모님께 죄송스러워서 지금 공부 열심히 해서 반액 이상 장학금 받으면서 학교 다니고 있고, 학원비 집에 손 안벌리려고 아르바이트 하는거라고, 그리고 신세를 져도 우리 부모님한테 졌지 외가에 진 것도 아닌데 삼촌 서운하다고 너무 말 심하게 하시는거 아니냐고 했더니
"입 다물어. 싸가지 없는 년."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더군요.
전화 끊고 들어가는데 너무 분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같이 카운터 보는 원장님 사모님(학원 카운터 일 합니다)이 놀라서 막 무슨일이냐고 물어보시고..부모님한테도 년 소리 안들어봤는데..
그리고 주말동안 잠잠하더니 이번 월요일 부터 다시 전화가 오기 시작합니다. 물론 핸드폰으로 오는건 안 받았구요..그랬더니 집으로 전화해서 저 바꿔달라고 그러십니다.
부모님한텐 언짢아 할실까봐 말씀 안드렸었는데 뭐 삼촌 본인이 전화로 다 떠들어 놨더군요. 물론 얘기에 살이 붙어서 제가 엄청 싸가지 없게 말대꾸한걸로 해서요. 부모님은 삼촌 성격 아니까 무시해버리시고 저한테도 맘에 껴두지 말라고 하시는데, 이젠 할머니께 전화가 옵니다.
할머니께서 우시면서 미안하다고, 내가 혜진애비를 너무 오냐오냐해서 망쳐놨다고, 그런데 요새 혜진애비 직장도 없고(제작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집에서 쉬십니다.) 우리 형편이 학원 보내기도 빠듯한데 마음 넓은 니가 좀 이해하고 혜진이 좀 봐주면 안되냐..
삼촌 생각하면 외가에 발 들여놓기 조차 싫은데 또 할머니가 저러시니 마음이 약해지네요..사실 삼촌은 싫지만 할머니는 어려서부터 저한테 잘 해주셨고 동생도 정붙일데가 별로 없어서 그런지 언니언니 하면서 절 많이 따르고요..
이 글 쓰는 동안에도 핸드폰으로 전화가 두 번이나 왔네요..엄마랑 우리 옆 단지 사는 작은 이모는 삼촌을 워낙 싫어해서
(삼촌은 중학교 졸업 할 무렵까지 이모는 동생이라고 허구한날 이유도 없이 때리고, 엄마랑 큰이모는 누나니까 직접 때리진 못하고 자기 성질나면 쌍욕하면서 물건 집어던졌답니다. 엄마 이마에 삼촌이 던진 책에 맞아서 난 흉터 아직도 있습니다.할아버지 할머니는 그걸 보고도 아들 이쁘답시고 묵인하셨다네요.) 오히려 저보다 화내면서 그냥 무시하라고 하시고 저도 그럴작정인데 할머니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네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