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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이 그렇게 당당한건가요?

터무니 |2021.05.28 06:02
조회 67 |추천 0
종종 지인의 부탁으로 몇번 일을 해 준 적이 있고, (동종업계의 지인, 전문 분야가 아닌 원래는 외주업체에 기간 넉넉히 주고 맡겨야 할일)
에이 돈은 됐어요 하면 안돼 받아야지 하며 2-30만원 받았었는데 한달전 쯤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죄송하다고 섭섭해 마시라고도 했었고 밥먹자 전화도 해봤는데 전혀 풀리지 않더라구요.
그러던 중 오늘 문자를 받았고, 무시할까 하다가, 나도 참 하고 싶은 말이 많아 잠이 안와서 답장을 적었는데,
이걸 보낸 다고 '아~그랬구나' 할 리 없고 이렇게 말해도 되나 어쩌나도 모르겠어서 여기 올려봅니다. 전후 사정은 내용보면 대충 아실 겁니다.

[받은문자]
공사 구분하자고 했는데 객관적 상품가치로서 ㅁㅁㅁ값 말도 안되는 금액인 거 알지?
그 작업날 참으로 참담한 하루... ㅇㅇ은 ㅇㅇ대로 고생하고 협의자료 채택은 개선상황봐서 결정하려 했으나 ...
어찌됐건 무리하게 강행했기에 ㅇㅇ 수고비는 내가 감수해야겠다 생각할 수 밖에 없었는데 ㅇㅇ가 요구한 금액에 뜨악 놀랄 수 밖에...
난 30도 꽤 괜찮은 금액이라 생각하고 제시
ㅎ 앞으로 겁나서 뭐 부탁하겠나 싶네
암튼 잘 알았고 ㅇㅇ 감정노동비로 생각하고 말씀하신 금액 입금할께


[나의 답장]
어느 부분이 공이고 어느것이 사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객관적'이라는 기준에서 가족도 부하직원도 아닌 내가 하루라는 시간을 고스란히 바쳐 봉사해야 할 이유가 생겨 난 것이며,
결국 '터무니' 없는 하찮은 것으로 전락 한 것인지요.

'부탁'이라고 하셨나요. 나는 할 수 없으니 다른 곳에 맡기시라 했을 때 부탁에 관한 내 의사는 충분히 전달 했다 생각하는데,
내가 하겠다고 한 것도 아니며 하루만에 하겠으니 하루의 시간만 남기고 의뢰하라 하지도 않았고,
'남의 일'에 내가 어떤 책임을 흔쾌히 떠맡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 것도 아닌데,
하루만에 해 줄데가 없다는- 하다 못해 인터넷 검색이라도 하는 조금의 노력이라도 해 보셨는지- 되는 데까지 해봐달라고 했을 때 이미
결과물의 퀄리티상관없이
나의 시간과 수고를 바쳐 줄 것을 '부탁'-돈 제대로 받아란 말과 함께 - 하셨던 것이 아닌지.

퀄리티 상관없이 내일 오후라는 시간이 중요한지 차라리 기한을 연장하고 전문업체에 의뢰해서 제대로 된 결과물을 만들것인지 재차 삼차 확인했고,
너무 귀챦았지만 사정이 그러하니 내일 12시까지만 참고 해드리자, 하며 그날 오후와 다음날 아침 6시부터 발을 동동 구르며, 화장실도 제대로 못가고,
누가 말시켜도 지금 이거 하느라 바쁘 니까 말 시키지 마시라하고 약속한 시간까지 어찌어찌 만들어 냈으나
계속 된 수정 요구에 결국 오후 4시까지 점심도 굶고 커피 한잔 마실 여유 없이 중간중간 여유롭게 또 어떤 요구를 하는 ㅇㅇ의 카톡에도 대답할 겨를도 없이,
다른 내 일 은 하나도 못하고 나의 하루를 고스란히 바쳤는데 결국 30만원도 감지덕지 하는 결과물밖에 못 만든 것은 유감스럽군요.

'돈 못받게 됐어'' 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전후사정이 어떤 것인지 물었었죠. ㅇㅇ 본인의 일인지 삼자의 부탁이었는지.
이제와 보면 그것도 별로 상관은 없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ㅇㅇ의 일이라면 뭐 그정도 도와주지 하겠지만
삼자의 일이었다면 내가 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위해 그런 노력을 기울여야 했던가라는 생각 밖에 안 들더군요.

기부를 하고 싶으면 자신의 수고와 노력으로 해야지, 전혀 기부 의사가 없는 내가 왜 기부를 해야하며,
남의 수고로 봉사하려던 것에 차질이 생겼으면 그 책임 정도는 자신이 지던가.
나의 수고를 안다면 돈을 못받게 됐다고 할게 아니라 '그 사람이 얼마나 힘들게 한 건데 당연히 보수를 줘야한다'라고 강하게 어필해야 한다고 생각 했었고,
그렇지 않을거면 그냥 내가 줄께 라는 말도 할 필요없는 것이 아닌가 했고, 그런데 누구 일이었나 이런 건 의미없었네요.

그런걸로 '난 돈 받아야 겠다' 라고 말하는게 참 죄송 스럽기도 했고, '하기 싫은 거 억지로 했다'는 말로 기분 상하게 한거 같아
한참동안 전전긍긍하기도 했는데 포인트는 그게 아니라 '금액'이었네요.
하긴 시간이 지나면서는 '하기싫은거 억지로 했다'는 말이 왜 기분 나쁘지? 오히려 미안해 져야하는거 아닌가?
그렇게 하기싫을 줄 모르고 해달라고 떼를 썼으면 말야... 라는 의문이 들었었는데, 그거였네요. 금액.

그냥 '객관적인 퀄리티'가 30만원도 감지덕지 한거 였으니까요. 뭣같지도 않은거 만들어 보낸 주제에 그것 좀 할 줄안다고 꼬라지부린거였네요.
내 잘못이죠.
호의가 계속 되면 권리인줄 안다 했는데, 내 스스로를, 하루 꼬박 해봐서 혹시 잘~하면 30만원 받을 수있는 실습생 수준으로 만들었네요.
구구절절 말하는 것이 아무 소용 없을 걸 알지만, 객관적인 수고비에 대해서는 얘길 해야 겠어서요.
<저는 전혀 '터무니'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감정 노동 댓가를 원한 것은 더더욱 아니구요. 급행료니 뭐니 구질구질하게 따지지 않아도,
자신이 하지 못하는 노동의 댓가를 쉽게 이정도면 됐지 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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