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이질감
이틀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음.
너를 구하러 온 포르코 쟝과 함께 본부 보급실로 무사히 향할 수 있었고, 인간에게 관심 없고 밖에서 거인을 때려 잡아주는 거인 덕에 너와 포르코 그리고 동료들은 다 함께 작전을 짜 보급실에 잔존하는 거인들을 물리치고 가스를 보급할 수 있었음.
보통 거인들과 다른 기이한 행동을 하던 거인의 목덜미에서 나온건 에렌이였고,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어지지않는 광경이였지만 한편으로 너는 벽의 문을 부수고 들어 온 초대형 거인이나 갑옷 거인에 대한 의문이 조금은 풀리게 됨.
거인에는 무지성 거인과 기행종만 있단게 아니라 목적 의식을 갖고 행동하는 사람의 탈을 쓴 거인이 있다는 것을.
그렇다면... 초대형 거인과 갑옷 거인의 목적은 대체 뭘까.
*
에렌도 왜 본인이 거인화를 할 수 있게된건지 스스로도 잘 모르는 시점에서 병단 내부는 에렌이 거인화해서 드로스트 구 벽의 구멍을 막는 작전을 세웠고, 이는 성공함.
벽 외 조사를 나갔던 조사병단의 주력 부대가 복귀하여 드로스트 구에 갇힌 거인들을 상대했고, 잔존하는 거인들을 고정포로 처리하는데에는 꼬박 이틀이 걸렸음. 이로써 월 로제의 침공은 피할 수 있었음.
그 상황에서 4m급 거인과 7m거인을 생포하게 됨.
사망 및 행방 불명 207명 부상자 897명
인류가 처음으로 거인의 침공을 저지한 역사적인 쾌거였지만
그 사실에 마냥 기뻐하기에는 희생자가 너무 많았음.
*
거인이 소탕된 직후 쉴 틈도 없이 너와 동기들은 드로스트 구에 시신들을 수습하러 감.
부상을 입은 머리에 붕대를 감은 너는 제일 먼저 널 도와주다 죽은 동료의 시신이 있는 곳으로 향했음.
시신은 이미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음. 그 동료의 마지막 모습이 생각나 너의 눈엔 또 다시 눈물이 맺힘.
뒤이어 포르코가 너에게 다가왔음.
".....도와줄게."
"...날 도와주다 죽은 동료야. 어제 쟝에게 물어보니 이름이 나크라더라. 난 나크의 이름 조차 알지 못 했는데... 나크는 친하지도 않은 날 목숨 걸고 도와줬어."
"......."
"분명 좋은 사람이였겠지. 누군가에겐 아주 소중하고 착한 가족이자 친구였겠지."
너는 나크의 시신에 천을 조심스럽게 덮어주며 말함.
"...경미한 부상도 아닌데 무리 하지마. 얼른 수습해주고 가자."
"...그래."
"그리고 ㅇㅇ."
"응."
"너무 많은 걸 너의 탓으로 돌리진 않았으면 좋겠다. 너한텐 그게 쉽지 않겠지만 그러질 못하면 니가 버텨내지 못할테니까. 이 훈련병이 널 도와주다 죽은건 본인의 선택이였어. 니가 아니라. 내가 널 지켜야겠다 마음 먹은것도 내 선택이였지. 니 잘못은 어디에도 없어."
"....넌 왜 날 지키고 싶은거야? 언니의 목숨까지 두배로 내 목숨이 소중하던 난 그냥 비겁하고 한심한 사람일 뿐이 였어. 또 다시 도움받아 살아난 주제에 그냥 모든걸 포기하려고 했으니까."
"....다행이다."
"...뭐?"
"내가 너보다 몇배는 더 비겁하고 한심한 인간이거든. 쌤쌤이네."
포르코는 전에 니가 했던 말을 따라하며 슬프게 웃어보임.
"....넌 비겁하고 한심하지 않아. 포르코 넌 강하니까."
"아니, 난 니가 상상하는거 그 이상으로 비겁하고 최악인 인간이다."
단호하고 낮게 말하는 포르코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음.
포르코는 벽을 파괴하고 들어와 언니를 죽게하고, 동료인 마르코를 거인의 먹이로 내던져 준 것을 드림주가 알게 되면 얼마나 자신을 혐오하게 될까. 하는 생각에 너무 괴로웠음.
드림주에 대한 마음이 커져갈 수록 밤에 매일 악몽을 꿀 정도로 두려워 미칠것만 같았음.
무엇보다 제일 최악인건, 자신이 죽게 내몰은 사람들에게 느끼는 죄책감보다 드림주가 떠나는게 두려운 감정이 훨씬 컸다는거임.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날 떠나지 말아주라."
포르코는 마치 자기를 예뻐해달라는 아이마냥 너의 손을 본인의 뺨에 가져다 댐.
하지만 포르코는 너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고 슬픈 표정으로 바닥만 쳐다 봄.
"포르코 넌 가끔 알 수 없는 얘기들을 해. 내가 널 왜 떠나... 내 목숨을 몇번이나 살려주고 구원해준 널 내가 떠날리가 없잖아."
"약속한거야."
".....포르코..."
"난 너만 있으면 돼, ㅇㅇ. 너만 지킬 수 있다면 모든 짓이든 할 수 있다. 널 너무 사랑하게 돼버려서.... 어쩔 수가 없어. 그러니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믿고 따라와줘."
".....포르코...?"
또였음. 기분 나쁜 묘한 이질감.
분명 너도 포르코를 많이 좋아하는데 왜 자꾸 포르코에게 이런 감정이 문득 문득 느껴지는걸까.
그렇게 너는 너의 눈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자신의 뺨에 갖다댄 너의 손을 어뤄만지고 있는 포르코를 한참을 쳐다봄.
오늘 조카 뇌절하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