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곧 졸업을 앞둔....... 고 3男 이구요....
수능 막 끝나고 있었던 어이없던 일을 한번 적어볼까합니다 -_-
저한테는 중학교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자취방 같이쓰는 그런 친구가 한명 있거든요
저희들 집은 서울에 없어서 학기동안은 자취방 올라와서 지내고 해요.
뭐 남자 두명 사는곳이라서 삭막하고, 안그래도 좁은공간에...
어질러진 옷에 먹다남은 군것질봉투, 아침마다 먹는 계란 까놓고 남은 껍질, 잡지,신문, 정리도 안해놓고 대충 던져놓은 책,교과서, 등등...
정말 말도 아니게 어지러운 곳이죠-_-
오로지 하나 있는거라고는 최신형 와이드스크린의 인텔(?-_-) 컴퓨터!!!
그런데 우리가 학교가 좀 많이 달라서... 저는 과학고 다니는 한편, 그 친구는 실업계(상고)라서 야자도 없고, 학원도 없고...... 저보다 자취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좀더 많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걔가 컴터하는 시간도 좀 많아요.
그리고 걔가 주로하는게 예전에 우리 중딩시절때 하던 세*클럽, *디*디, 등등 이런거 사람찾을수있고 그런 메신저를 놀랍게도 아직도 이 나이에도(-_-) 즐겨하거든요.
놀랍게도 그런거 아직도 하는 사람들은 초딩들 밖에 없을줄 알았는데 우리나이 또래도 많더라구요.... 언제 한번 밤에 12시까지 야자하고 돌아올때 아직도 채팅하고있던 친구를 봤는데...그친구가 그렇게 사람찾기해서 메신저에 추가한 사람들... 거의 한 100명쯤 되는거같더라구요(헉-_-)
저는 그런데 그렇게 만난친구들은 그냥 사이버상으로만 연락하는 사람들 흔히 말하는 "아바타친구"인줄만 알았죠. 그렇게 고3막 시작할때부터 공부에 쩔어서 폐인 생활에 시달리던 내 친구에게 유일한 낙이였던 인터넷 채팅... 근데 수능이 끝나고 이틀 뒤였을까... 친구들이랑 놀러갈 생각에 신이나서 정신없던 순간, 친구한테서 정말 어이없는 부탁을 들었습니다.........
나보고.... 자기 자신을 가장해서, 자기가 채팅으로 만난 한 여자랑 만나달라는겁니다.......
(이건또 무슨 어이없는 부탁입니까 ㅡㅡ;;;;; )
그 친구가 얘기해준 전개는 이렇습니다:
2주일전, 우리랑 동갑인 어떤 중학교 자퇴한 여자를 채팅으로 만났는데, 사진을 봤는데 정말 눈부시게 예쁘다는겁니다. 이 여자, 정말 놓치면 안되겠다 싶어서 메신저에 추가하고 계속 얘기를 걸어서 온 정성을 쏟아서 호감을 받아냈다는겁니다..
(수능기간에 매일같이 컴터로 중요한거 한다고 나한테 인강 절대 못보게 하더니 이 짓 하고있던거였습니다....... 아놔 진짜 이 글 쓰면서도 기가차네ㅡㅡ)
그런데 여자가 너무 예쁜데다가 중퇴한 소위 노는애들(날라리-_-)부류라서 부담되니까... 자기도 엄청 노는 완전 잘생긴 킹카라고 뻥을쳤던겁니다..........-_-;;; 그리고 어떻게 실제로 만나기로 약속하기까지 가게 된거죠.... 그런데 막상 그 여자랑 만나기로 하면 그동안 얼굴안보이는 인터넷이라고 부려댔던 그 허세(-_-)에 망신당할까봐 겁이났답니다.....
그런데 마침 제가 잘생긴 얼굴이거든요;; (제가 제입으로 말하긴 뭐하지만...;;)어렸을때부터 어린이잡지 모델도 해보고; 학교에서도 학교마다 항상있는 소위 전교얼짱? 얼굴때문에 관심받는 몇몇 애들...그런부류에 속하는;
하여튼 태어나서 외모때문에 생긴 해프닝중 이번께 제일 큰 일이였던거 같네요ㅡㅡ;;;
내 친구 저한테 정말 장난없고 저한테 꼭 한번만, 그것도 내일 점심에 가서 만나달라고 사정사정 하더라구요 ㅡㅡ.;; 이러면 안되는줄 알았지만 어쩌다보니까 만나기로 약속하게 됐다면서... 그 여자랑 계속 인터넷으로 좋은 관계 유지하고싶다면서;;;
하 참나...... ;;;;
저는 울면서 겨자먹기로, 뭐 이제 수능도 끝났는데...
할수없이 친구의 협박도 조금 들어간(-_-^)
간곡했던 그 사정사정에 못이겨서 할수없이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부탁 다시는 안들어준다. 이제 철 좀 들어라 라는 훈계도 잊지않았죠....
뭐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보내겠지만;;
저 할수없이 약속했던 서울에 교대역앞에 있던 **카페로 나갔습니다
(지하철까지는 친구도 따라와줬구요...)
카페에 가보니까 그 여자 이미 혼자 앉아서 기달리구 있더라구요.
우리랑 동갑이라고는 했던데 ㅡㅡ 얼굴보고서 무슨 대학원생인줄 알았습니다 ;;
거기다가... 친구한테 보내줬던 사진이랑 알아는 볼 정도지만...
정말 사진빨 잘받는 말 나올정도로 실물 그저그런 평범한 얼굴이더라구요;;
그런데 내 친구한테 정말 호감가기는 했는지 옷은 완전 화려한 드레스 차려입고 나왔더라구요.... 나는 그냥 추리닝바지에 티셔츠에 잠바입고, 아침에 샤워도 안한 떡진머리에 모자 눌러쓰고 왔는데......ㅡㅡ;;
"저기...... 김** 양 맞으세요?" (내가 먼저 찾아가서 말걸음)
"어? 민혁이야?? 안녕ㅋㅋㅋ"
이런식으로 처음보는 나한테 반가우면서도 친한 친구 만난다는듯 너무 당연한 투로 인사하더라구요...
그렇게 난 친구가 저 여자랑 인터넷으로 말놓았다는걸 파악하고
어색하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주스마시면서 얘기나눴습니다.
내 친구랑 저 여자, 채팅으로 이미 많.이. 친해졌는지,
저 여자 나한테 정말 자연스럽게 활발한 투로 이얘기 저얘기 하더라구요...
그리고 한 10분쯤 지나자마자 간다고 하고 나갔습니다...
여자가 점심 먹자고 했지만, 오늘 아침에 갑자기 약속이 생겨서 미안하다고 하고
대답도 안듣고 단호하게 빠져나왔습니다 ㅡㅡ;
그리고 다시 친구가 기달리고 있던 지하철 출구로 도망치다시피 왔습니다.
친구는 내가 너무 짧게 만나고 온게 맘에걸린듯 했지만
그래도 내가 이 비밀(-_-) 들통나는 실수할까봐 맘 졸이고 있었던지,
다시 오니까 맘놓은듯 안도하더라구요.......
다시는 이런일 안한다는 말 잊지않고 -_-
미안하고 고맙다고 어쩔줄몰라하며 오늘 거하게 밥 쏜다고 하는 친구를 매몰차게 뿌리치며(-_-) 혼자 다시 자취방으로 가라고 하고
얼른 이 기가차는 상황을 머리에서 내몰고
수능이 3일전 끝났다는 행복한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저는 이 어이없는 일때문에 늦었던 그 날 학교친구들이랑 가기로 약속한 롯데월드로 얼른 쏜살같이 출발했습니다.
진짜... 이런 어이없는 일도 세상에 일어나나보네ㅡㅡ
←참고로 이 이모티콘...
지금 이 어이없는 이야기를 쓰고 앉아있는 제 표정이랑 똑같습니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