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조사병단 104기의 한 신병, (-)임. 성격이 다정하고 예쁘기로 소문난 너였기에 너를 좋아하는 병사들은 넘쳐났음. 하지만 너는 다정한 성격 뒤로 그 감정들이 귀찮다고 느낄 뿐이었음.
그러던 어느 날, 혼자 밥을 먹던 너에게로 누군가 불쑥 다가와 어깨를 잡았음.
"...!!! 아, 깜짝이야!"
너는 놀라 소리지르며 뒤를 슥 돌아보았고 거기엔 익숙한 빡빡머리가 있었음. 코니? 코니가 왜 여깄지...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고, 너는 그 분위기를 참지 못하고는 코니에게 물었음.
"무슨... 일이야?"
그러자 코니의 얼굴이 미묘하게 붉어졌고, 너는 의아함을 느꼈음. 하라는 대답은 안 하고... 너의 눈썹이 살짝 일그러지자 코니는 그것을 알아차렸는지 급히 입을 열었음.
"어, 그게... 아하하! 그냥 좋은 아침이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뭐 아니면 말고..."
횡설수설하며 얼굴을 더 붉히는 코니에 너는 더욱 의아해졌음. 얘 나한테 뭐 빚진 거라도 있나? 그러나 그럴 리가 없었고 잠시 곰곰이 생각해 본 너는 코니가 널 좋아할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내렸음. 사실 코니가 널 좋아한다는 생각은 해보지도 못했는데, 이런 행동을 하니 이해가 가지 않고 그냥 당황스러웠음. 너는 크게 숨을 쉬고는 김칫국 마시지 않기로 다짐했음. 그냥 반가워서 무작정 말을 걸었다 그런 걸 수도 있으니까.
"그래... 좋은 아침. 오늘도 힘내자!"
너는 형식적으로 인사를 하고 다시 고개를 돌렸음. 순간 코니의 얼굴은 더욱 확 달아올랐고 너는 신경쓰지 않기로 하고는 마저 밥을 먹기 시작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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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후, 훈련이 끝나자 코니가 너에게 다가왔음. 잠깐 쉬던 너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코니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고 그걸 본 코니는 곧장 달려오기 시작했음.
"허억... (-), 이거 받을거냐? 난 목 안 말라서..."
숨을 고르며 말하던 코니가 건넨 것은 시원한 물이 담긴 듯 보이는 조그마한 보온병이었음. 마침 네가 갖고 있던 물은 미지근히 식어 버린 참이었는데, 어디서 이런 걸 구한지는 몰라도 너에게는 잘된 참이었음. 거절도 예의는 아니니까, 너는 고맙다 인사하며 물병을 받아들곤 몇 모금을 마셨음. 뿌듯한 듯 땀을 뻘뻘 흘리며 작게 미소짓는 동그란 코니의 얼굴이 유난히 귀여워 보였음.
코니는 그 이후로도 너에게 잡담을 건네며, 호의를 베풀곤 했고 너는 점점 코니가 너를 좋아하는 것을 확신하기 시작했음.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평소처럼 기분나쁘다기보다는 좋은 느낌이었음. 코니가 귀엽기도 하고... 오히려 네가 코니에게 잘해주고 싶은 감정마저 들었음.
코니와 사적인 대화를 자연스럽게 할 수준으로 관계가 발전했고, 눈을 마주치기도 하고, 항상 같이 다니기도 했음. 그럴 때마다 행복하고 좋지만 절대 코니를 좋아하는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음. 아니, 생각하려고 하지 않았음. 코니는 너에게 재미있는 친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길 바랬음. 그러나 그런 너의 마음과는 다르게 너와 코니의 관계는 친구를 넘어 어딘가 애매한 곳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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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 너 이상형이... 뭐, 잘생긴 남자? 라고 했었나... 기억이 안 나는데..."
"푸핫! 바보야, 귀여운 남자라고. 그리고... 눈동자가 예쁜 남자? 키도 나하고 비슷하게 160 정도였으면 좋겠고... 아 참, 그러면 코니 너 이상형은 뭐야?"
"음... 예쁘고..."
"예쁘고?"
"...금발에다, 눈썹 짙고 단발인 사람...?"
"...뭐? 그럼 나 아니야?"
"...그럴지도...?"
코니의 대답에 네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음. 너는 빠르게 훈련복을 갈아입는다며 자리를 피했고 터져라 쿵쾅대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켰음. 진짜 좋아하는 건가? 머릿속이 살짝 어지러워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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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날 저녁. 어스름한 숙소 복도를 천천히 걷던 너는 네 방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온다는 걸 알아챘음.
"...니! ...잖아요 ...그러니... 렇게..."
"...고 있다고 ...잡아..."
"...쳐봐 ...멍청 ...이렇게..."
익숙한 목소리가 간간히 들려오자 너는 놀란 상태로 황급히 방을 향해 뛰어가서는 장문을 벌컥 열어재꼈음. 그러자 네 눈에 들어온 것은... 방바닥에 일그러진 원형 모양으로 놓인 초들과, 너덜너덜해진 채 떨어져 있는 자그마한 플랫카드, 그리고 얼음이 된 채 잔뜩 흐트러진 꽃다발을 들고 있는 코니와 그 옆에서 꽃잎을 뒤집어쓴 채 넘어져 있는 사샤, 코니를 때리기라도 할 것 같은 포즈의 쟝이었음. 쟝코샤는 너를 보자마자 잠시 멍하니 있더니 곧 쟝과 사샤는 얼레벌레 옷장 뒤에 숨었고 초 가운데에 만신창이가 된 채 서있는 코니만이 너를 반기고 있었음.
"..."
"..."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상황파악을 한 너는 코니가 고백하려던 것이었던 것을 깨닫고는 머리가 띵해졌음. 이 바보들이 고백을 이렇게 망쳐... 머리를 짚고 코니를 슥 훑는데 옷장 뒤에서 사샤가 머리를 빼꼼 내밀고는 코니에게 뭐라뭐라 중얼대었음. 그러자 코니가 그제서야 멋쩍게 입을 열었음.
"어... 그... 너를 하늘 천 개... 꽃처럼... 사랑한다...? 나, 나랑 사귀어 줄래? 그...럴 거지?"
어이없는 코니의 고백에 너는 더욱 할 말을 잃었음. 옷장 뒤에선 쟝이 주저앉아 좌절하고 있고 사샤는 억울한 듯이 옷장을 팡팡 치고 있었음. 코니도 무안한 듯 꽃다발을 팍팍 주물럭대기 시작했고 온 방에 부시럭 부시럭 소리가 울려퍼졌음.
"...하아... 야, 너."
너는 한숨을 한 번 쉰 뒤 코니를 불렀음. 멍히 꽃다발이나 만지작대던 코니는 네가 부르자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내 대답했음.
"...어, 어...? 응?"
"뭘... 뭘 응이야, 니가 고백해 놓고... 사귀어 준다, 사귀어 준다는 말이야."
너는 어이없는 반응에 거의 화를 내듯 답했고 네가 생각한 순정만화스러운 모멘트보다는 그저 바보들의 놀이판같은 느낌이었음. 그리고 무엇보다 고백을 받아주는데도 설레지가 않았음. 기쁘다면 어느 정도 기쁘겠지만... 그리고 코니는 드디어 진짜 바보가 되었는지 고백을 받아주는 말에도 대답을 하지 않고 멍하게 얼굴만 붉히고 있었음.
"...야."
빡친 너는 코니에게로 성큼성큼 다가가 코니의 얼굴을 콱 잡았음. 코니는 그제서야 상황파악이 되는지 까무라지게 놀라며 입을 열었음.
"아, 어! 그러면... 오늘부터 1일인..."
바보같이 나불대는 코니를 보자 너는 말 못할 기쁜 분노가 느껴졌고, 그것으로 홧김에 키스해 버렸음. 입술을 맞대고 한참 키스하다 숨이 차 입을 떼어네니 코니는 얼굴이 방울토마토처럼 빨개진 채 너를 바라보고 있었음. 쟝과 사샤도 대신 얼굴을 붉히며 그 광경을 바라보았고 너는 잠시 실수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그런 생각은 던져 버리고 코니를 지그시 바라봤음.
"오늘부터 1일... 맞지?"
네가 묻는 말에 코니는 잠시 침묵하다 이내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음.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