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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병단 포르코 드림 18편

18.제 57회 벽 외 조사
*BGM ON https://youtu.be/9_3Qu1cov28








"ㅇㅇ, 너 괜찮은거야?"



벽 외 조사 당일

입체기동 장비를 정비하던 동료들 사이에서 쟝이 너에게 조심스레 다가와 물음.
그도 그럴것이 너는 계속 밥도 잘 못 먹고 잠도 잘 자지 못한 탓에 다가가 말을 걸기 어려울 정도로 어둡고 피폐해진 모습이였음.

처음엔 다른 104기 동료들 모두 '어디 아픈거야?', '포르코와 싸운거야?' 정도로만 드림주를 걱정해왔지만
벽 외 조사를 떠나는 오늘은 드림주가 '과연 저 상태로 벽 밖에 나가 거인들을 상대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극에 달한 쟝이였음.


"....잠깐 조용한 곳에서 얘기 좀 하자."


드림주와 포르코의 사이에 최근 며칠동안 이상한 기류가 흐른다는걸 이미 눈치 챈 쟝은, 장비를 정비하며 시선은 자신과 드림주에게 고정시키고 있는 포르코를 의식하곤 너의 손목을 잡아 이끔.





*





"지금이라도 단장님께 말씀드려서 넌 이번 작전에서 빠져. 그런 상태로 벽 밖에 나가는건 자살 행위밖에 안될거 같다."

널 밖으로 데리고 나온 쟝이 걱정스레 건넨 말이였음.

"...신경 꺼."

"넌 사람이 지금 걱정을 하는데..!! 하아- 너 요즘 되게 이상하다고. 포르코 그 재수없는 자식이랑 사귀더니 이젠 성격까지 닮아가는거냐? 그게 아니면 포르코랑 무슨 일이 있기라도 한거야?"

"....오늘은 인류의 존속이 걸려 있는 벽 외 조사 당일이야. 그런 날에 내가 고작 포르코와의 사사로운 감정에 동요해서 이러는걸로 보이는거야?"

....어쩌면 맞을지도 모르겠네.
넌 너의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음.

"그게 아니라면 도대체 왜 그러는거냐?!! 포르코 그 녀석도 원래 반항적인 녀석이긴 했지만 요즘은 반항적인걸 넘어 어두운 기운을 뿜고 다니질 않나. 쌍으로 대체 왜 이래?!"

"....오늘은 부디 동료들이 죽지 않았으면 해서."

"....뭐?"

"더이상 참을 수가 없거든. 니네들 마저 죽는다면 나는...."


이번 벽 외 조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대체 포르코와 그의 동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었던 너는 그저 포르코가 동료들을 아무 죄책감 없이 죽이는걸 두 눈으로 확인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였음.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아직 이렇게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는데 왜 벌써부터 죽음을 걱정하는거냐?! 비겁한 바보 자식 주둥이에 빵을 처박아넣던 그 괴팍한 ㅇㅇ은 어디 간거냐고!"



너는 입단식 첫날과 드로스트 구 공방전때의 좋게 말하면 현실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부정적이였던 쟝이 이런 말을 하자 점점 비겁하고 나약해져가는 너와는 다르게 다른 동료들은 많이 성장하고있구나 하는 생각에 힘없이 웃어보임.


"...넌 비겁한 바보가 아니야. 비겁한건 나였어."

"......아니, 난 여전히 비겁하다. 그저 강한척을 하는거 뿐이야. 드로스트 구 전장에서도 니가 쓰러져 있는걸 보고는 죽었다 쉽게 어림짐작하고 포기 했었다. 내 목숨 간사하기도 벅찬 상황이였으니까. 하지만 포르코 그 녀석은 달랐어. 끝내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기어코 널 살렸다."

"......"

"인정하긴 싫지만 그 녀석은 강하고 용감해. 너에게만 한정된게 흠이긴하지만 뭐 어쨌든... 니가 죽었다는 걸 듣고 징징거리던 그 녀석의 모습은 영 그 녀석 답지 않아서 소름이 돋아서 말이야. 이번 작전에서도 혹시 너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기라도 한다면 그 소름돋는 모습을 또 봐야할텐데... 난 그다지 그 꼴을 보고싶지가 않다."

"....."

"그...러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 남으라고! 우리도 쉽게는 죽지 않을테니까."

".......그래."

"그리고... 포르코와 무슨 일이 있길래 사이가 틀어진듯 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 뭐 하나 놀려먹을 건덕지 없는 포르코 그 녀석한테 널 빌미 삼아서 놀려먹는 재미에 푹 빠진 동기들도 여럿 있다고. 코니 그 녀석처럼 말이야."

".........."

"....그런 일상들도 나쁘지 않았었잖아. 이번 작전이 끝나면 다시 그때로 돌아가야지."

"........."

".......너 지금 우냐..?"



'그런 일상으로 다시 돌아 갈 수 있을리가 없잖아...'

너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아무런 소리도 없이 눈물을 바닥에 뚝뚝 떨궈내고 있을뿐이였음.





*



"거인들이 문 앞에서 대충 멀어졌다! 개문 1분 전!"


크나큰 종소리가 울려 퍼졌고 너와 포르코 그리고 조사병단 병사들은 말을 타고 줄지어 개문을 기다림.
병사들 모두 제각기 표정에 비장한 각오를 역력히 띄우고 있었음.


"...아까 쟝이랑 단 둘이 나가서 무슨 얘기를 한거지."


바로 너의 옆에서 대기하던 포르코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옴.
넌 굳은 얼굴로 앞만 바라볼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음.


"대체 언제까지 날 투명 인간 취급 할 생각인거냐."

"...."

"...이번에도 살아 남아라. 죽지마."

"..너와 내가 전과 같은 사이라는 착각하지마. 역겨우니까."

"...그래, 차라리 그 어떤 모진 말이든 해."


포르코는 슬프게 읊조렸고 뒤 이어 앨빈 단장의 크나큰 외침이 들려 옴


"이제 시작이다! 지금부터 인류는 또 한 발 전진 할 것이다! 너희들의 성과를 보여다오!"

"예!"

너를 포함한 병사들이 사기 가득한 함성으로 응답했고 이윽고 벽의 문이 열림.

"전진 하라!!!"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말을 타고 앞으로 달려 나갔고 그렇게 제 57회 벽 외 조사의 막이 올랐음.




*




달그덕- 달그덕-


거인 영역에 접어든 너와 병사들은 엄호반에게 뒤를 맡기고 거인을 피해가며 앞으로 나아갔음.

너는 기이한 움직임의 기행종에게 끔찍하게 잡아 먹히는 엄호반을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뒤돌아 봤지만 "앞만 보고 달려라! 진형을 사수해!" 하고 외치는 상관의 불호령에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음.



한참을 그렇게 신호탄으로 거인의 출현을 알리며 수색 진형을 유지해 앞으로 나아갔고, 넌 예상치 못한 건축물 장애물로 인해 신호탄을 보지 못한 탓에 혼자 기행종과 맞닥뜨렸음.

넌 거인과의 싸움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말을 타고 가속으로 달렸지만 기행종의 움직임은 조금만 맞닿으면 잡아먹을 기세로 너무나 빨랐고 하는 수 없이 칼을 빼 들었음.


"어이-!! 신병! 어서 가서 진형을 사수해라! 거인은 우리가 처리한다!"


마침 나타난 두명의 상관이 칼을 빼들어 거인에게 날아들었음.
이미 실전 경험이 많았던 상관들은 합동 작전으로 가뿐히 기행종을 쓰러트렸음.


"하아... 정말로 죽을뻔 했잖아..."

"벽 밖으로 나온 이상 모든 순간이 죽음의 연장선인 셈이다! 정신 똑바로 차려라, 신병! 돌아가자!"


한숨 돌린 너는 거친 숨을 몰아 쉬며 진형을 사수하러 상관들과 함께 움직였음.





하지만 이내 멀리서 무시 무시한 속도로 달려오는 여성의 몸을 한 거인을 보고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릴 수 밖에 없었음.



"뭐...뭐야. 저 속도는."

"제길... 두번 연속으로 기행종을 만나다니. 운이 없군. 한번 더 간다 시스."

"예!"

"저도 돕겠습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신병! 우리를 믿고 그냥 맡기라고! 어서 돌아가!"


너는 믿음직 스럽게 외치며 여성형 거인에게 달려드는 상관들을 잠시 빤히 보다가 두 눈을 질끈 감고 다시 말을 타고 달렸음.

쿵쿵쿵쿵쿵-!!
여성형 거인은 더욱 더 속력을 내며 달려드는 상관들에게 뛰어옴.
상관이 여성형 거인의 발목을 베어 움직임을 저지하려고 하자 피부의 표면을 경질화 시켜 칼을 부러뜨렸음.
그 광경을 보고 당황한 다른 한명의 상관은 있는 힘껏 그대로 여성형 거인의 목덜미를 내려치려 했지만 이내 거인에게 와이어를 잡혀 바닥에 내동댕이 쳐진 채 즉사함.


"안돼..!!!"

너는 다시 방향을 바꿔서 여성형 거인쪽으로 달려 갔고 눈 앞에서 또 다른 상관이 여성형 거인 발밑에 깔린 채 짓뭉개지는걸 봄.

저 거인은 단순한 기행종이 아니였음. 분명 거인의 탈을 쓴 거인이였음.
그리고 이런 짓을 한다는건 초대형 거인과 갑옷 거인 또 포르코와 한 패인 적이라는거 겠지.
도대체 몇명이나 숨어들어 있는거지.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너는 이를 갈며 무모하게 여성형 거인에게 날아들었음.

시야를 무력화 시키기 위해 거인의 두 눈에 칼날을 빼 던졌지만 여성형 거인은 너무나 쉽게 칼 날을 피하고는 너를 한 손으로 움켜짐.

몸에 전해져오는 압박감에 넌 고통스러운 신음을 냈음.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여성형 거인은 널 곧바로 죽이지 않고 니 얼굴을 빤히 쳐다봄.



".....너 정체가 뭐야."

"........"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거지...?"



알 수 없는 눈으로 널 빤히 쳐다보던 여성형 거인은 널 바닥에 내려놨고, 동료들이 있을 수색 진형으로 달려갔음.

"어딜 가는거야... 제발... 그만... 제발 동료들을 그만 죽이라고..!!"

너는 울부짖으며 다시 여성형 거인을 쫓으려 했지만 이미 너의 옆에는 언제 다가왔는지도 모를 다수의 거인이 있었고
넌 공포와 분노가 얼룩진 얼굴로 뒷걸음을 침.
말도 도망가 버린지 오래였고 주변에는 입체기동을 구사 할만한 지형도 없었음.

아무런 방법도 생각나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서 넌 막연히 칼을 빼 들었음.
죽을때 죽더라도 거인을 단 한 마리라도 죽여버리고 싶다는 분노섞인 마지막 발악이였음.
넌 크게 소리를 지르며 거인에거 달려들려고 했고




곧바로 달려온 거인화한 포르코가 재빠른 움직임으로 거인의 목덜미를 전부 물어뜯는 바람에 그저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 볼 수 밖에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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