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KT농구단의 수원 이전이 확정되자 부산시가 박형준 부산시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기업의 오만과 KBL의 독단적 행정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며 KT 측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17년간 부산시민과 함께한 프로구단으로서 부산시와 부산시민, 농구팬 모두를 무시해 부산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또 KT농구단의 갑작스러운 연고지 이전을 계기로 부산의 스포츠 산업 정책과 시설 투자 등을 전면 재검토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기로 결정했다. 박 시장은 이날 KT농구단 이전과 관련한 긴급 회의를 연 자리에서 부산시 직원들의 소통 부재에 대해서도 크게 질타했다.
박 시장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KT농구단이 충분한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제출한 안건을 보류해 달라고 이사회에 요청했지만, 연고지 정착제 권고 사항인 지자체 의견 청취나 수렴 절차 없이 일방적인 의결이 이뤄졌다”며 “2011년 대구 오리온스가 경기도 고양시로 연고지를 옮겼던 사례처럼 끊임없는 잡음을 만들어 내 한국프로농구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또 “17년간 경기장을 찾은 부산시민과 지역 농구팬을 외면하고 오로지 구단의 편의와 기업의 경제 논리만 앞세워 이전을 결정한 KT는 지역 사회와의 약속을 저버린 비도덕적이고 비양심적 기업으로 부산시민들의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것”이라면서 “부산시는 KT농구단의 사회적 도덕적 책임을 반드시 짚겠다”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부산시는 갑작스러운 연고지 이전 과정에서 KT가 보인 행태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밝혔다. 부산시는 지난 4일 이병진 행정부시장과 송삼종 문화체육국장이 KT농구단장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KT 측은 전용훈련장 지원을 요청해 부산시가 부지 제공을 제안했다. 지난 7일 KT 측 담당자가 부산시 담당 공무원에게 전화해 이전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후 부산시의 협의 요청에 임대료 인하 등을 요구하던 KT 측은 부산시의 거듭된 확인 요청과 대표급의 면담에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 만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8일 부산시장이 KT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전 보류 등 협의를 요청했지만, KT 회장은 ‘혜량을 바란다’는 문자메시지를 시장에게 보냈다. KT 측은 부산시민과 농구팬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병진 행정부시장은 “아무리 그래도 KT 측 담당자가 부산시 담당자에게 이전을 통보하고, 기업 대표가 전화가 아닌 문자메시지로 부산시장에게 답을 보낼 수 있느냐”며 “문화와 체육 분야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수도권 집중화를 부추긴 이번 이전은 부산시와 시민들이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