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베스트 글 보고 쓰는 거
추
EMA처럼 너에게는 소꿉친구이자 조사병단 동기인 친구가 있었음. 첫 벽외조사 전 날 밤, 오랜만에 같은 침대에서 친구와 밤 늦게까지 이야기 하는데, 무섭다고 찡찡대는 너랑은 달리, 친구는 벽 밖은 처음이니까 너무 기대된다면서 어느 때보다도 초롱초롱한 눈으로 너랑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했었음.
그런데 친구는 거인으로부터 너를 구해주다가 너 대신 거인에게 잡아 먹히고 말았고, 그 순간 너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음. 친구는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눈만큼은 두려움으로 떨리고 있었음.
가장 아끼는 친구의 죽음을 눈 앞에서 직면한 너는, 거의 미쳐갔고 본부로 돌아온 이후에도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음.
원래 친구랑 둘이서 지내던 방도, 이제는 좁아 보였고 자꾸만 친구가 꿈에 나와서 시간이 지날수록 넌 더욱 피폐해져 갔음.
그렇게 조사병단 내에서는 네가 미쳤다는 소문이 돌았고, 결국 듣다못한 리바이가 자기가 너에게 가보겠다고 하였음.
모든 병사들이 잠든 늦은 밤에, 조용히 네 방으로 들어간 리바이는 바닥에 앉아서 눈물만 잔뜩 흘리고 있는 널 발견했음.
자기와 같은 경험을 했으니, 누구보다 네 심정을 잘 이해하는 리바이는 그간 먹지도 못 해서 잔뜩 마른 너를 품에 안아주면서 조용히 속삭여 주었음.
"... 약속할게. 네가 죽을 때까지는 나도 죽지 않는다."
그 말을 들은 너는, 리바이의 품에 안긴 채 한참이나 아이처럼 서럽게 울었고 리바이는 그런 네 모습에서 자기를 겹쳐 보았음.
그의 품 속에서 한참 울다가 잠이 든 너는, 그 날 밤에는 친구의 꿈을 꾸지 않았고 다음 날부터는 다시 훈련에 참가하게 되었음.
조금씩 밝아지는 너를 조금씩 챙겨주던 리바이는 집무실 창문 밖으로 환히 웃는 너를 보며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였음
반
구리바이반을 모두 떠나보내고 넓은 본부에는 너랑 리바이, 둘만 남게 되었음. 리바이는 낮에 본 구리바이반 병사들의 시신이 눈 앞에서 지워지지 않았던지, 웬일로 술을 마시자고 하였고, 그렇게 너와 리바이는 늦은 밤 둘이서 술을 한참이나 마셨음. 술이 약한 너는 대충 리바이 병장의 술잔을 채워주다가, 먼저 들어가보라는 병장의 말을 듣고는 네 방으로 들어가 잠에 들었음.
다음 날 아침이 밝아왔고, 넌 혹시나 해서 어제 술을 마시던 곳으로 가보았음. 그곳에는 밤새 술을 얼마나 마셨던지 병단 내 제일 가는 술고래인 병장이 잔뜩 취한 채 탁자에 머리만 박고 있었음. 네가 그를 살짝 흔들자, 병장은 눈은 감은 채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작게 중얼거렸음.
"... 약속해줘. 내가 죽을 때까지는 너도 죽지 않겠다고.."
처음 보는 병장의 모습에 당황한 너는 병장을 두고는 그대로 방에 들어가 버렸음. 죽음이란 건 누군가에게 이렇게나 고통을 줄 수도 있다는 게 두려웠기 때문이기도 하였음.
몇 시간 뒤, 조사병단 총 집합이 있었고, 그곳에서 다시 마주한 병장은 언제 취했었냐는 듯 평소의 모습을 하고 단상 위에 서 있었음.
네게 한 말을 기억하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그 후로 다시는 그 날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리바이 병장이 술에 취한 채 네 앞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하고 있는 것도 보지 못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