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2시가 지났으니깐 어제는 눈이 내렸었다.
비록 지금은 다 녹긴 했지만, 아침부터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다.
근데 오늘 할일이 너무 없어서 이것저것 하다가 우연히 작년 이 맘때 군대에서 쓴 다이어리를 읽게 되었다.
새벽에 눈이 왔다. 군대에서 눈 오는건 정말 싫은데 눈이 왔다. 더군다나 오늘은 휴일인데 눈이 온 것이다. 휴일인데 쉬지도 못하고 눈을 쓸어야 한다니... 그래도 근무 때문에 거의 2시간 가량을 눈을 쓸지 않았지만 그 후 오전내내 제설작업을 하였다. 솔직히 짬 좀 먹었다고 열심히 하지 않고 대충 끄적이는데도 그냥 나가는 자체가 너무 귀찮고, 하기 싫고 그렇다.
결국 눈을 쓰는 내내 잡 생각만 했다. 내년 이 맘때의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말이다. 내년 이 맘때 나는 눈이 오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년 이 맘때 눈이 온다면 나는 여자친구와 손을 잡고 눈을 맞으며 길거리를 활보 할 것이다. 그리고 너무 추우면 까페에 들어가 따뜻한 차를 마시고 싶다. 그리고 눈을 맞으며 스케이트도 타고 싶다. 아니면 근처 공원에 가서 둘이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싶다. 만약 크리스마스 쯤에 눈이 온다면 난 이미 그 날짜에 맞춰서 팬션이나 근처 근사한 모텔을 예약해 둘 것이다. 그런다음 그 날 당일 눈이 내리면 파리바게트에서 케익을 사서 여자친구 집앞에서 초인종을 누르고 여자친구를 불러내어 무작정 내가 예약해 둔 곳에 데리고 갈 것이다. 그리고 그 곳에는 이미 촛불과 풍선이 그를 맞이하고 있다. 케익과 풍선, 촛불 그리고 내가 손수만든 음식으로 여자친구와 파티를 하고 있을것이다.
ㅋㅋㅋ 쓰다보니깐 너무 상상의 나래를 폈다. 근데 분명 내년 이 맘때쯤에는 나는 무슨일이 있어도 저렇게 하고 말 것이다. 아니 분명 저렇게 하고 있을 것이다.
내년 이 맘 때를 생각하며 오늘도 하루를 마치련다.
다시 읽어보니깐 다이어리 정말 길게 썻다. 군대에서 상병되고 1년동안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꼬박꼬박 썻는데, 다시보니 그 시절 추억이 아른거리고 웃기다.
근데 무엇보다 안타까운 건 다이어리와 반대되는 지금의 내 현실...
에휴~
난 오늘 춥다고 밖에도 안 나가고 거의 집에서 티비보고 잠자고 컴퓨터 하고...
안타깝다. 그러나 이게 내 현실이다...ㅠㅠ
이제 크리스마스도 다가오는데,
이러다 애인대행이라도 구해야 되는거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