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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의 자식이 죽었다.

ㅇㅇ |2021.06.27 18:38
조회 151 |추천 1
가해자의 자식이 죽었다.
뉴스에 나올 만큼 큰 사고였다.
사람들은 슬퍼했고
자식을 잃은 가엾은 부모를 연민하고 위로했다.

나의 학창시절은 지옥이었다.
20년도 더 지난 그때를
나는 어제 일처럼 생생히 기억한다.

나를 향한 수군거림,
벌레보듯 경멸하던 시선.
내게 했던 모진 말과 행동.

그 모든 것이 가슴에 박혀
아무리 애를 써도 지워지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더이상 교복을 입지 않아도 되는 지금까지도
나는 그때의 기억에 갖혀 살고있다.

나는 악몽을 자주 꾼다.
꿈 속에서 나는 교복을 입고 있었고
가해자는 등 뒤에 친구들을 두고
팔짱을 낀 채 나를 내려다보았다.

꿈속에서조차 아무 것도 하지 못했고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잠에서 깼다.

드라마처럼 교통사고를 당하면
기억을 잃을 수 있지 않을까.
약을 먹고 영원히 잠들어 버리면
안 아프지 않을까.

왜 한심하게 지나간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때로는 가해자보다 내 자신을 더 원망했다.



너도 나처럼 괴롭길.
너도 나처럼 지옥 속에 갇혀 살길.
너도 나처럼 매일 밤 울면서 깨어나길.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며 고통스럽길.

아니
나보다 훨씬 더. 그보다 더 많이 돌려받길.
니가 아니라면 너의 어린 자식에게
니 죄가 돌아가길.


세상에 인과응보는 없다.
피해자는 평생 기억을 안고 살지만
가해자는 기억조차 못한다.

내가 울면서 내 자신을 탓하고
원망하며 자책할 때

가해자는 평범한 사람들과 어울려
행복하게 웃고있다.
본인이 가해자라는 사실조차 잊은 채.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벌은
자식을 잃은 부모가 되는 거랬다.


가해자의 자식이 죽었다.
뉴스에 나올 만큼 큰 사고였다.
사람들은 슬퍼했고
자식을 잃은 가엾은 부모를 연민하고 위로했다.

나는 함께 울어주지 않았고
슬퍼하지 않았다.

나는 이제 인과응보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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