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여자가 아닌 남자가 편법으로 끼어들어 미안하구요
난 친구 결혼식 사회를 보고 왔어요
코로나때문에 조심해야할 이시국에
미리 잡혀있던 결혼식이고
제 결혼식 사회를 봐준 친구라서 안갈수도 없네요ㅎ
제가 모 키도 크고 간지 훈남에 감미로운 목소리로 말빨까지 좋아다 갖춰서
모든 친구들의ㅈ결혼식 사회를 도맡아서 했었죠
그러다..신랑 신부보다 사회자가 너무 멋지고 뛰어나 더 주목을 받는다는
수많은 컴플레인으로..결혼식 사회는 은퇴를 하였습니다
그래도 요놈은 간절하게 원했기에...
어쩔수 없이 2년만에 마이크를 잡았어요
첫 예식이라서 7시에 일어나서 씻고 준비하고 일산으로 출발...
도착하니 10시30분...
같이 간 친구가 너무 늦었는데 어떡하냐고 하길래
괜찮아..똥줄은 내가 타는게 아니지...
지금쯤 신랑이 제대로 똥줄타고 있을거다..이렇게 말했죠
가자마자 예식장 직원을 만났어요
식순 읽어봤냐길래...
원래 다른친구가 사회를 보기로 했는데
몸이 안좋아서 어제 연락받았다고 구라를 쳤죠ㅋㅋ
사실 식순은 어디든 똑같고
예식장에서 직원분이 읽으라면 읽고 그만 하라고 하면 스톱하면 되는거니까..
무슨 한두번 하는 아마츄어도 아니고...
근데...코로나로 입장 제한이 있어서 혼자다해야된데요
모 이런 결혼식 사회가 다있데요?
종이에 체크를 해주면서 양가어머님이 점등을하면
여기까지 읽고 멈추고를 2분만에 설명을 합니다
제가 머리는 무쟈게 좋은데 이해력이 쪼꼼 딸린편이에요
너무 빨리 말하니까 한개도 이해 못했거든요
이결혼식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첫 멘트를 하는데
동창 여자애들이 저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듣더니
역시 ㅇㅇ이 사회 잘본다고 목소리 좋다고
이미 다들 아는 사실인데...새삼 계속 얘기하더라구요
근데 이결혼식 비용절감을 하는건지
불을 다 꺼놔서 글씨가 안보이는거에요
모 이딴 예식장이 다있데요
신랑이랑 신부보다 매력쩌는 훈남 내가더 주목받을까봐 그러는건 잘 아는데
그래도 글씨는 읽게 해줘야 사회를 보는거 아니에요?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버벅거리기 시작합니다
친구들은 제가, 워낙 웃긴놈이니까 컨셉잡는건줄
알고 계속 키득거리는데..아이씨..나 이건 진짜 당황한건데...
신랑 신부가 동시입장하겠다고 읽고 있는데
신랑이랑 신부가 가만히 서서 저를 쳐다보는거에요
쟤들이 왜 날 쳐다보지....
쟤네가 긴장을 많이 했나?
나 잘생긴거에 새삼 푸욱빠져 멍해있나?
원래 처음에는 그래..한번더 해보면 잘할거야.
양가 부모님들은 날 왜 쳐다보실까..
내가 너무 훈남이라 신랑 신부보다 더 주목받아서 화가나신건가...
근데 그때 예식장 직원이 계속 팔을 돌립니다
저새찌가 아까 팔 돌리면 모하라고 하긴했는데
당황해서 종이를 다시 읽어봤는데...
종이에 "신랑신부입장"이 없어요
이 예식장은 이걸 왜 안써놨을까요
코로나라서 예식 빨리 끝내려고 입장과 동시에 하와이로 보내버리려는건지 진짜 골때리데요
하지만 전 사회를 많이 봐왔으니까
없는걸 알고 신랑 신부 입장을 크게 외쳤죠
그랬더니 저것들이 좋다고 기어들어오네요?
근데 들어오면서 친구가 절 째려보니다..
순간 저도 욱해서 이색히가 소리나올뻔했는데
일단은 좋은날이니까 한번 참기로 했죠
그리고 나서 신랑 신부 맞절을 하는데
얘네가, 내가 맞절도 안했는데 맞절을 지들끼리해버리네요
저것들이 미쳤나.,아까껀 내 실수가 아니고 예식장 실수인데
이젠 나를 못믿겠다는건가?
순간 욱해서..저도 모르게 큰소리로
니네 모하니?!!!
이랬더니 예식장 개판 되버렸죠...
그때부터 신부가 울기 시작합니다
이번건 지네가 너무 앞서나간건데...
순전히 지네 잘못인데...
이건 내잘못이 아닌데...
어차피 부모님한테 인사할때 질질짤거 아니까
그냥 내가 조금 빨리 울려준거라고 생각하고
좋은게 좋다고
축가시작..
노래를 듣는데...
저정도는 나도 하겠는데...
제가 별명이 꾀달새라고..
꾀꼬리와 종달새 사이의 중저음을 가진
소울이 느껴지는 감미로운 목소리를 가졌거든요
근데 1년전 제 결혼식 축가가 생각나는거에요
저렇게 감미로운걸 듣다보니
님과함께 부르면서 춤춰서 결혼식을 춤판을
만들었던 선배에 잠깐 생각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예식장 직원이 팔을 겁나 돌려요
쟤 왜저렇게 오바하는건지..
난 급할게 없는데 급한건 신랑신부밖에 없는데
좀 천천히 하면되지..
그러다, 팔빠지것다 개나리야
신부 행진까지 하고
마지막 멘트만 하면 되는데
저것들이 끝에서 입술을 붙이더니 ..
그만할 생각이없네요?
이제 그만좀 떼지?
나 한줄만 읽으면되는데
나머는지 이따 집에가서 하지?
여기서 뽕 뽑을라고?
요즘것들우 부끄럼도 없나..
근데 예식장 직원이 또, 팔을 겁나 돌리네요
나보고 어쩌라고?
그럼 니가 쟤네 입술을 잡아떼던가
쟤네들한테도 시간을 줘야지..
저러고 있는데 나혼자 예식을 끝내라고?
얘가 배려심이 없네..
대충 그렇게 예식을 마무리 하는데
친구들이 너도 긴장할때가 있냐고
겁나 웃겼다고..
내가 실수 한게 아니고 예식장이 이상한건데
글쒸는 좁쌀만한데 불을 꺼버리면
외워서 하라는지..내가 이거 외워서 할거면
유재석했지ㅠ
짜증나서 밥도 안먹고 집에 와버렸어요
이젠
전 진짜 은퇴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