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곳에 글을 쓰는 건 처음입니다 여자친구와 이곳의 글을 가끔 같이 보며 웃기도 하고 같이 화내기도 했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제는 제가 글을 남기는 때가 오네요 주변 사람한테 말하기도 좀 그렇고 저를 모르는 분들이 더 정확한 답변을 해 주실 것 같아서 글을 남깁니다
여자친구랑 사귄 지는 이제 반년 정도 됐어요 썸이라는 명목 하에 있던 시간들이 좀 길었거든요 제가 먼저 여자친구를 좋아하기 시작한 건 맞지만 제 어리석고 이기적인 마음에 여자친구한테 상처를 많이 준 채로 만남을 시작했어요
처음 여자친구를 알게 됐을 때는 여자친구가 통통한 편이었어요 키가 작기도 해서 더 그렇게 보였던 것 같아요 저는 마른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라 왜 본인과 사귀지 않냐는 여자친구의 질문에 자기관리 얘기를 꺼냈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선 정말 오랫동안 사과를 한 뒤 더 이상 살 관련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어요
근데 그 한 번의 말이 여자친구에게는 큰 상처로 남았었나 봐요 그 뒤로도 본인을 만나주지 않는 이유가 자신의 살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솔직하게 말하면 아니라고 할 순 없어요 하지만 전에 여자친구의 상처받은 얼굴을 본 뒤로는 그냥 다른 핑계를 대면서 넘어갔어요 사실 그것들도 모두 다 상처였을 거예요 그간 댔던 이유들도 바람직하진 못했거든요 어린애처럼 군다던지... 등의 이유로요
그때부터 조금씩 살을 빼고 있었나 봐요 사실 눈치 못 채고 있었어요 사귄 뒤로는 여자친구의 몸매를 따지기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라 잠깐이나마 그런 생각을 했던 제가 너무 원망스러울 정도였고 잊고 살았거든요
그리고 어떻게 눈치를 못 채냐 하실 수도 있어 미리 말씀드리지만 사귄 뒤로 여자친구도 취업준비로 바빴고 저도 회사 일로 바빠서 자주 만나진 못 했어요 그리고 여자친구의 옷차림이 항상 오버핏에 검정색 옷이라서 몸매가 드러나지도 않았고 얼굴살이 빠졌다고는 생각했지만 거의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취업 준비로 힘들어서 수척해졌다고 생각했었어요 여자친구가 아파서 고생하기도 했었고요 사실 가장 큰 이유는 제가 눈치도 없고 눈썰미도 없어요....
이삼 주 전부터 회사 일이 좀 느슨해져서 여자친구를 자주 보러 갔는데요 하루는 여자친구가 몸매가 드러나는 밝은색 원피스를 입고 있더라고요 솔직히 처음 봤을 땐 너무 놀랐어요 살을 빼기 전에도 예쁘다고는 생각했었지만 살이 빠지니까 거짓말 조금 보태서 연예인 같더라고요 여자친구 친구분한테 여자친구가 중학생 때(말랐을 때) 인기가 정말 많았었다고 들었는데 그럴만도 하더라고요
사실 처음엔 그냥 좋았어요 이렇게 예쁜 사람이 내 여자친구라니 하는 생각도 들었고 워낙 착하고 똑똑한 여자라 주변에서도 여자 잘 만났다면서 부러워하곤 했었거든요 근데 살을 빼기 전과 후의 제 마음 차이는 없었어요 항상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친구였거든요 이건 정말 진심입니다
여자친구도 다이어트 후의 본인 모습이 마음에 드는지 한동안 안 하던 인스타그램에 사진 업로드를 많이 하더라고요 전에는 셀카만 간간히 올렸다면 이제는 전신사진을 더 많이 올리네요 저도 처음엔 그 모습이 좋았어요 위축돼 보였던 여자친구가 조금 더 당당해진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굉장히 밝아졌거든요
근데 사실 이제는 좀 불안해요 여자친구의 sns에 남자들의 좋아요나 댓글이 자주 보이고 여자친구 예전 남사친들로 보이는 친구들이 하나둘 연락을 시작한 것 같더라고요 여자친구를 못 믿는 건 아니에요 거짓말을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고 남자는 커녕 여자인 친구들과도 잘 만나지 않는 사람이에요 여자친구는 엄청난 집순이거든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저와 연락하고 밖에 나가는 일이 생기면 그 일들은 전부 저와의 데이트였어요
얼마 전에는 여자친구 핸드폰으로 같이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을 때 남자 이름으로 보이스톡이 걸려 오더라고요 여자친구는 거절 버튼을 누르고 바로 누군지 설명해 줬어요 고등학교 때 같은 동아리였던 친구고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동아리 모임을 갖자는 동아리 친구들의 물음에 거절을 하고 단톡방을 나왔더니 그 친구가 왜 방을 나갔냐 오랜만에 얼굴 좀 보자면서 카톡이 왔는데 여자친구가 일부러 답장을 안 했더니 저렇게 보이스톡이 온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거짓말은 아닐 거예요 그 전에 이미 그런 카톡이 왔었다고 말해 줬던 상태였거든요
또 하루는 여자친구와 데이트 중에 있던 일이에요 커피를 사러 여자친구가 혼자 카페에 다녀온 일이 있었어요 마땅히 주차할 공간도 없었고 드라이브 스루도 아니라 제가 주변을 돌고 있을 테니 여자친구한테 미안하지만 대신 사와 달라고 부탁했었는데요 시간이 지나고 커피를 들고 나오는 여자친구가 보여서 차를 가지고 가까이 다가가는데 어떤 남자가 여자친구한테 말을 걸더라고요 여자친구는 꾸벅 인사를 하고 제 차에 바로 타긴 했어요 제가 무슨 일이냐 물어보니 그 남자가 여자친구 번호를 물어보는 상황이었고 여자친구는 남자친구가 있다며 죄송하다고 거절하는 와중에 제 차가 보여서 그쪽으로 얼른 자리를 피했다고 하더라고요
제 여자친구는 예나 지금이나 단 한 번도 저를 불안하게 만들지 않았어요 당연히 숨김 없이 모든 일들을 저한테 공유해 줬고요 여자친구한테 불안하다고 말하기엔 제가 지금까지 했던 행동들 때문에 쉽사리 말을 못 하겠더라고요 사실 예전에 여사친한테 연락이 왔던 걸 숨겼던 전적도 있고 친구랑 둘이 만난다고 하고 친구의 여자친구까지 셋이서 논 걸 숨겼다가 들킨 적도 있거든요 맞습니다... 제가 나쁜놈이죠 제가 여자친구한테 믿음을 안 주면 안 줬지 여자친구는 단 한 번도 그런 적 없다는 걸 너무도 잘 아는데 이상하게 자꾸만 불안해요
사귀기 전에 제가 나는 연인 사이에 집착하는 걸 싫어한다 서로의 핸드폰 검사나 인간관계를 터치하지 않되 알아서 선을 잘 지키면서 만나자라고 했었던 부분이라 제가 이제와서 불안하다고 말할 수가 없어요
이 불안한 마음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요? 솔직한 답변 부탁드리며 도를 지나치지 않는 질책은 달게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