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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기 맞이 백야에 대한 내 생각

우선 백야는 다들 알고 있듯이, 한여름에 태양이 지지않는 현상을 말하고 어떤 지방에서는 백야를 '한밤의 태양'이라고 부른대




리바이에게 엘빈은 소중한 동료를 넘어서서 주군이었고 태양이었어. 엘빈은 월 마리아 탈환 작전에서 리바이에게만 단장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진실된 모습을 비추었고, 리바이는 엘빈이 자신을 악마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도록 엘빈에게 인간으로 죽을 수 있는 마지막 보루로 '꿈을 포기하고 죽어줘'라고 말했었지.




엘빈은 이제껏 진정으로 인류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개인적인 꿈 때문에 수 백명의 목숨을 앗아가면서 꿈을 향해, 시체로 된 다리를 놓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을 악마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류는 성장할 수 있었고 엘빈은 늘 자신이 악마라는 자학을 하며 괴로움을 느끼는 동시에, 꿈에 대한 욕망 또한 포기하지 못하며 어디에서도 안식을 찾지 못 했을 거야. 꿈을 포기하자니 이제껏 자신이 살아온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고, 동료들의 죽음을 막고자 하니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거니까 늘 이런 잔인한 딜레마 속에서 자신을 갉아 왔겠지

리바이는 그런 엘빈의 마음을 전부는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보다는 잘 이해하고 있었을 거야. 그래서 자신의 진실된 모습을 털어놓는 엘빈에게 '꿈을 포기하고 죽어줘' 라는 말을 통해 그를 악마가 아닌 인간으로 구제하고자 했어.

월 마리아 탈환 작전 당시, 엘빈도 더 이상의 선택지가 죽음 밖에는 없다는 것을 알았고 또다시 자기는 신병들을 죽음으로 이끄는 악마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했을 거야.

하지만 리바이는 이제는 네 꿈이 아닌, 인류와 조사병단을 위해 신병들을 죽음으로 이끌라고 함으로써 말 한 마디로 엘빈을 악마에서 인간으로 바꾸어 주었어




결국 '꿈을 포기하고 죽어줘' 라는 잔인하고 매서운 말 속에는 '네가 인간으로 죽을 수 있도록 널 도와줄게' 라는 의미가 숨어있었던 거지. 그걸 엘빈도 알았고, 어쩌면 가장 듣고 싶은 말이었으니까 리바이에게 고맙다고 했겠지.




죽음을 눈 앞에 둔 사람치고 엘빈의 표정은 꽤 밝았어. 리바이에 대해 고마움이 드는 동시에 이제서야 자신의 존재를 악마가 아닌 인간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엘빈은 마지막까지 우렁찬 외침을 하며 거침없이 적을 향해 나아갔어. 어쩌면 엘빈 스스로가 가장 인류를 위하고 있었을지도 몰라. 엘빈은 돌을 맞는 그 순간, 두려웠을지라도 조금은 후련했을 거야. 먼저 심장을 바쳐 준 동료들을 만나는 길에 죄책감은 덜고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돌을 맞는 순간, '리바이가 구제해 준 단장 엘빈 스미스'는 죽었어. 하지만 '아직 꿈을 이루지 못한 인간 엘빈 스미스'는 살아 있었지.




리바이는 선택의 순간에서 엘빈을 살리려 했지만 아직 꿈에 대해 미련을 가진 인간 엘빈 스미스와, 어릴 적 아버지와의 가설을 증명하고자 하는 어린 엘빈 스미스가 느낄 고통을 눈으로 직면한 순간, 엘빈을 '죽인다'가 아닌 '쉬게 해준다'고 생각하며 그를 포기하였지.

그리고 엘빈을 포기하는 순간, 이제 리바이가 엘빈이 가지고 있던 모든 책임감을 넘겨받게 되었어. 그를 포기한다는 게 인류에게 엄청난 피해인 걸 알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으로 그를 죽인다는 건, 그만큼 리바이 스스로에게 또다시 인류에게 갚아야 할 책임과 속죄의 족쇄를 채우는 것이었을 테니까.




리바이가 사적인 감정을 내세운 건 엘빈에 대한 일이 대부분인데 그걸 실행에 옮긴 건 엘빈을 놓아준 게 유일했어. 에렌에게는 사적인 감정을 접으라고 했는데 리바이 스스로는 그러지 못 했다는 점에서 리바이에게 엘빈은 어떠한 존재였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그때, 눈이 내렸어. 조금 모순적인 게, 분명 백야는 한여름에 나타나는 현상인데, 겨울에 내리는 눈이라니. 내 생각엔 우선, 엘빈의 마지막 숨을 끊는 그 순간조차도 눈물을 흘리지 못 하는 리바이의 슬픔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눈은 하얗고 순수한 이미지잖아. 그래서 어린 시절, 순수하게 수업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고, 아버지와 가설을 세우며 인생의 사명을 가지게 된 누구보다 순수한 꼬마 엘빈 스미스가 자신을 쉴 수 있도록 놓아준 리바이 아커만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일수도 있다고 생각해.


백야는 지지않는 태양이자 한밤의 태양이야. 리바이에겐 엘빈이 없어서 괴로운 한밤 중에서도, 엘빈은 마음 속에서는 지지않고 타오르는 태양이었을 거야. 그리고 리바이가 어두운 한밤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빛을 밝혀주는 유일한 길잡이 였을 거야.

엘빈은 마냥 책임감이 강하고 착한 사람이 아닌, 자신의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 병단 생활을 했던 입체적인 인물이었어.

하지만 동료들의 죽음에 쉽게 뒤를 돌 수 있는 차갑고 잔인한 사람은 아니었어. 차라리 그런 사람이었다면 엘빈은 마음이 편했을 텐데, 그렇지 못 해서 엘빈은 매일을 고통 속에서 살았어. 그렇기에 사실 그는 동료들의 죽음을 이끄는 동시에, 그에 대한 벌을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받아왔어.

그는 어쩌면 자신이 죽은 후, 도착한 세계에서 아무도 자신을 반겨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리바이가 엘빈을 놓아준 순간, 그리고 엘빈이 편히 쉴 수 있게 된 순간, 먼저 떠났던 동료들이 엘빈을 반기기 위해 엄청난 군중을 이루고 있었을 거야.

엘빈의 삶은 잔인한 꿈 때문에 외로웠다 느꼈을 지라도, 엘빈의 죽음은 누구보다 외롭지 않았을 거야





엘빈과 리바이의 시작과 끝인데, 둘 다 리바이가 무릎을 꿇고 있어. 동료였어도 리바이에게 엘빈은 결코 넘을 수 없는 주군이었고 태양이었으니까.




너무 보고 싶은 내 최애 에루빙 단쵸.. 처음에는 나도 당연히 엘빈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난 지금은 리바이의 선택이 맞았다고 생각해. 엘빈은 그때까지 한계를 넘어설 정도로 힘들게 달려오고 있었고 그런 엘빈을 세워준 것이 리바이니까.

그리고 아르민에게도 꿈이 있었잖아. 아르민의 꿈도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충분히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해.

벌써 5년이 지났다니.. 매년 이 날만 되면 너무 그리울 것 같아. 그곳에선 꼭 편히 쉬고 있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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