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어린이 학습지 교사였어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직접 집에서 가르치셨는데 오빠랑 나는 그때부터 맞으면서 자랐던 것 같아. 시험기간만 되면 맞아가며 울면서 새벽까지 공부하다가 자야 했어. 다행인 건지 시간이 지나면서 공부에 대한 터치는 없어졌고 그 이후부터는 진짜 말도 안 되는 걸로 혼나고 맞았던 기억밖에 없다. 친구들이랑 놀러나가기 십 분 전에 용돈을 달라고 했는데 그걸 왜 미리 말하지 않고 지금 말하냐고 때리더라. 머리채 잡힌 채로 질질 끌려가서 방에서 맞았어. 맞을 때마다 울면서 죄송하다고 때리지 말라고 했던 기억이 나. 정말 조금만 잘못해도 방문 잠그고 개 패듯이 팼어. (아빠가 못 들어오게) 오빠나 내가 맞으면 아빠가 항상 그만하라고 말렸는데 그럼 왜 또 끼어드냐고 부부 싸움으로 번졌어. 항상 아빠가 무릎 꿇으면서 사과하면 부부 싸움이 끝났고. 여기서 부부 싸움이라는 게 말로 싸우는 게 아니라 무조건 집안 물건들 박살 나는 수준이야.
서로 집어던지는 게 선풍기, 청소기, 프라이팬, 의자 등등이고 가까우면 그냥 이빨로 물어뜯어. 싸우는 거 보면 진짜 짐승 같아서 말리기도 싫은데 안 말리면 누구 하나 죽을 것 같아서 항상 말리는 편이야. 이렇게 싸움이 과격하다 보니 나도 벌써 팔에 흉터만 세개일 만큼 말리는 것도 힘들어. 경찰도 오고 응급실 실려간 적도 있어. 이런데도 이혼을 안 하는 이유가 우리 때문이래. 아직 어린데 이혼가정에서 크게 하기 싫다고. 그래도 평소에는 잘해주는 것 같아서 미워하기도 힘들어. 얼마 전에는 또 같잖은 이유로 혼내다가 뺨 때리고 내 얼굴에 침을 뱉었는데(자주 뱉어) 너무 화나서 똑같이 엄마 얼굴에 침을 뱉었더니 눈 확 돌더니 또 죽자고 달려들더라. 무슨 힘이 그렇게 좋은지 못 당해내겠어. 머리채 잡혀있는 거 안간힘 써서 풀고 방에 뛰어 들어와서 문 잠갔어. 진짜 이렇게 살아야 되나 싶더라. 문 앞에서 미친 듯이 두드리면서 쌍욕 하면서 나오라고 하는데 문 딸까 봐 잠금장치에 세 시간 동안 멍들도록 손으로 막았어. 지금 적은 건 새 발의 피고 매일매일 정신병 걸릴 것 같이 살아. 그래도 아직까지 엄마한테 욕해본 적은 없어. 더 맞을까 봐도 있고 아무리 그래도 부모인데 욕은 못 하겠더라. 다른 가정에서는 안 이러지? 지금 중3인데 앞으로 3년이나 이 집에서 어떻게 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