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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별이 된 너의 가을

쓰니 |2021.08.22 03:08
조회 69 |추천 0

서리가 내리기 전 냄새가 나고
어렴풋이 숨을 멈춘 듯한 가을이 넌 좋다고 했었지
너무 짧아서 애틋하다는 내 말에
그래서 더 소중한 거라 말했던 네 모습을 아직 잊지 못해

작년 가을엔 우리가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제작년 가을의 우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우리의 가을을 다시 꺼내보았어

작년에는 단풍잎이 든 공원 산책을 많이 했더라
자전거 탈 줄을 모르는 날 위해서 걸었지
아마 내년에도 또 오자라는 말을 했을거야
마스크를 뚫고 들어오는 낙엽 냄새와 공기를 좋아했으니까

제작년 가을은 놀이터에서 초코우유를 질리도록 먹었어
기억나?
그네도 탔다가 벤치에도 앉았다가
미끄럼틀 위에도 누웠다가
가로등에 눈이 부시다는 생각이 들때 집에 갔던 것 같아.


우리의 가을은 생각보다
잔잔했고 소소했다는 생각이 들어
그때는 그 날 바라본 하늘이 온통 나의 것 같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특별한 가을을 보낼 걸
열아홉 가을이 너의 마지막 가을이 될 줄 알았다면
널 만나고 맞이한 가을을 무엇보다 아름답고 멋지게
장식할 걸 후회가 밀려와

꽃말이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라며
네 탄생화를 유난히 마음에 들어하던
네가 생각이 나서 흰 꽃이라도 한 송이 내려놓았어
나는 향내를 좋아해 향도 하나 피웠어
너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네 앞에 두려니 괜히 마음이 이상하더라
웃고 있는 사진 속 삐뚤어진 교복 넥타이를 보고
네가 너무 보고 싶었어

장례식장을 나오는데 화면에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
네가 가장 어리더라
왜 벌써 갔니


왜 벌써 떠났니
피워내야할 꽃잎이 이리도 많은데
아직도 너의 뿌리는 숨을 쉬는데 말이야

왜 다 놓아버렸어
대체 뭐가 네 뿌리를 조각냈니
너는 왜 나를 찾지 않았어
나는 작고 서투튼 내 뿌리라도 널 위해
자를 수 있었는데 왜 혼자 떠났어

네가 없으면 나는 이 가을을 견딜 수가 없을 거 같아
네가 없으면 외로움과 초라한 가을이겠지
아주 많이 보고싶을 거야
어쩌면 널 원망할 수도 있겠지만
만날 수 없다는 그리움에서 비롯된
아주 잠깐의 어리광이라고 생각하고 넘겨줘
그냥 내가 널 생각한다는 것만 잊지말아

너라는 사람이 내 삶에 스며들었다는 게 난 행복해
고마워 넌 행복을 나눌 줄 아는 행복한 사람이야.





세상에서 가장 작게 접은 진심을
봄에 태어나 가을에 진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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