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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빈 드림으로

서로 피폐하게 사랑하는 시늉만 하다 끝나버린 엘빈이랑 림주로 파국드림 있었으면..

약간의 캐붕+ 피폐한 림주랑 엘빈으로



매년 벽외조사에서 살아남은 유능한 의무병인 림주가 58회 벽외조사 이후 간부조 눈에 띄어서 이제 엘빈 담당 의무병 겸 비서로 발탁되는거지. 몇주가 지나고 이제 점차 엘빈이랑 업무합도 어느정도 잘 맞고 같이있는 시간도 많아지면서 서로 어느정도 익숙해지면서 그 이상으로 묘한 기류가 생기지만 둘은 아직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에는 너무나도 여유가 없어. 그저 가끔 엘빈이 귀족들에게 시달리고 돌아오는 날엔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엘빈을 말없이 안아주며 건조한 키스를 이어나가는게 다인 관계야. 분명 감정은 존재하지만 서로 사랑하진 않은, 그 미묘한 감정을 림주는 그저 팔 한쪽이 통째로 잡아먹힌 상상조차 가지 않는 고통의 부상을 당했을 자신의 불쌍한 상사를 보좌하는 일중 하나라고 생각할 뿐이지. 이런 관계는 분명 서로에게 아무런 이득도 가져다주지 못하는 뒤틀린 관계가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림주와 엘빈의 스킨쉽은 멈출 줄 모르고 나날히 진해져가. 하지만 그 둘은 서로 깊은 대화를 나누진 않아. 서로 몇 번 시도해 본 적은 있겠지만 평생을 병사로써 살아오며 여러 죽음을 생경히 지켜본 림주의 거칠고 서툰 언변과, 분명 내뱉는 단어 하나하나가 친절하지만 세심하진 않은, 마치 벽 안쪽의 높으신 분들께 아부라도 하는듯한 가식적인 말투를 지닌 엘빈의 대화는 엇갈리고 공허하기만 해서, 그저 서로의 그런 면에 있어서는 회피하기만 할 뿐이야. 그렇게 서로간의 접촉만 제외한다면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지루한 나날이 계속돼기만 해. 그런데 언젠가부터 엘빈은 가끔씩 안부를 물어봐 주는거지. 하지만 림주는 엘빈이 이런 식으로 다정하게 대해줄 때마다 점차 엘빈에게 욕심이 생기면서 정말로 사랑하고 싶다는 갈망이 커져 만가. 그럼에도 매번 꿈속에서 들리는 죽은 동료들의 비명소리, 그 사이에 끼어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자신을 노려보는 엘빈의 꿈을 꾸고 있노라면 림주는 죽은 동료들을 향한 죄책감과 함께 절대로 행복해져서는 안된다는 강박에 절여져 방금 막 왕정에서 돌아온 엘빈의 친절한 안부 인사에도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채 그저 끈적하게 입맞추는 소리만이 문 밖으로 간신히 흘러나오는거지. 시간이 조금 많이 흘러 어느 새벽, 벽외조사 전날이랍시고 간부조와 함께 술을 진탕 마신후부터 기억이 끊긴 림주는 엘빈의 침대에서 일어나. 그리고 림주는 집무실 소파에서 불편한 자세로 자고있는 엘빈을 마주하는거지. 덩치도 큰 엘빈이 자신을 배려해준답시고 잔뜩 구겨져서는 소파에서 자고있는 모습을 보며 어쩐지 림주는 두근거림과 동시에 회의감을 느껴. 아직도 술기운이 가시지 않을걸까? 림주는 충동적으로 엘빈에게 다가가 이젠 한쪽밖에 남지 않은 엘빈의 손을 꼭 잡아. 그리곤 조용히 고백해. 어쩌면 우린 서로를 벌하고 있는 것 같다고. 이젠 이 관계를 끝내고 싶다고 말이야. 그리고선 숙소로 돌아가려는 찰나, 엘빈이 림주의 손목을 붙잡고 푸른 눈으로 림주를 응시하며 덤덤하게 사랑한다고 고백해. 그리곤 사색이 되어서는 문을 박차고 뛰쳐나가는 림주의 뒷모습을 보며 씁쓸하게 웃어보여. 막상 듣고싶었던 말을 들은 림주는 혼란스러워해. 더이상 그런 말을 바랄 자신이 없었기에 한 고백이 부질없게 되버렸으니까. 그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다음 벽외조사를 위해 애써 눈을 감고 잠을 청한 림주는 어김없이 일어나 엘빈의 집무실로 찾아가. 그리곤 오늘따라 묘한 기류를 풍기는 엘빈에게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채 그저 그가 옷을 입는걸 도와줘, 또 말을 타는걸 도와주고 그렇게 어제의 일은 생각할 틈 없이 바쁘게 움직이며 멍하니 진영을 따라 말을 타고 달려. 이후 한참을 날라오는 수많은 돌들과 함께 점점 예상치 못하게 불리하게 변하는 상황에 따라 림주는 죽음이 가까워짐을 느껴. 마침내 엘빈이 자살 돌격을 결정했을때 누구보다도 그의 중압감을 잘 알고있을 림주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엘빈을 진심으로 헤아리며 죽음을 받아들여. 그리고 돌에 맞는 순간 흐릿해지는 시야를 애써 유지시키며 초 단위로 흐릿해져가는 엘빈의 모습을 담으며 눈을 감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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