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죽고 나서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 너와 함께한 시간은 3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은 내게 정말로 소중한 시간이었어. 3년동안 너를 그리워하고 있지만 다른 곳에 적기엔 부끄럽고, 혹시라도 지워질 것 같아 여기에 적을까 해.우연한 계기로 너를 처음 만나러 갔을 때 다른 아이들도 많았지만 그 중에 유난히 네가 눈에 띄더라. 엄마는 빨리 나가자며 재촉했었고 나는 망설임 없이 너를 데리고 집으로 갔어. 흔들리는 차 안에서 눈을 감고 졸고 있던 너는 나와 같이 차멀미를 한 걸까? 아직도 내 핸드폰에는 그 사진이 있어. 처음 집으로 도착하고 난 네가 너무나도 좋고 신기해서 같이 잤었지. 내 손바닥만한 너를 내가 어떻게 데리고 잘 생각을 했나 모르겠어. 그렇지만 네가 자는 모습은 정말로 귀여워서 자꾸만 이불을 들추며 너를 봤던 것 같아. 나보다 훨씬 작은 네 심장이 뛰는 소리가,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눈을 감고 내게 기대있는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 3년이라는 시간이 넘게 흘렀는데도 아직도 너와의 추억이 생생해. 남들은 시간이 약이라고 하는데 3년이라는 시간은 약이 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을까? 아직도 네가 내 곁에 있는 것 같아. 너는 이제 뼛가루로만 남아있을 뿐인데도.너는 자주 아팠었지. 뭐든 입에 넣고 싶어하는 네 모습이 귀엽기도 했지만 걱정됐었어. 너를 데리고 병원으로 가는 날이면 네가 혹여나 내 곁을 떠날까 전전긍긍하면서도 네가 아직까지 살아있어줘서 정말로 고맙다는 생각을 했었어. 학업으로 바빠 네가 다리가 부러졌을 때도 같이 병원에 가주지 못했고, 네가 장염에 걸린 날에도 같이 가지 못했었지. 네가 죽는 날에도 난 곁에 있어줄 수 없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나는 왜 학교에 갔을까? 계속 네 곁에 있을걸. 3년동안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는 날들이 없었어. 나는 네 엄마인데, 너는 내 딸이었는데. 학교가 끝나고 병원에 갔던 널 데리러 가자는 엄마의 문자에 처음에는 실감이 안 났어. 병원에 도착하기 전부터 눈물이 계속 흐르더라.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고, 너는 아직 살아있을거라고 난 계속 그렇게 생각했어. 병원에 들어 가서 수술대 위에 누워있는 널 보고 다리에 힘이 풀리더라. 계속해서 울었어. 네게 할 수 있는 말이 없었거든. 그냥 네 이름을 부르면서 우는 것 밖에 할 수 없었어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도 그렇겠지만...앵무새는 죽은 뒤에 혼자 눈을 감을 수 없어서 병원 측에서 억지로 눈꺼풀을 뜯어내서 감겨줬어. 너덜해진 네 눈가를 보면 금방이라도 눈을 떠 나를 바라봐줄 것 같았어. 나에게로 날아와서 좋다고 쓰다듬어달라고 해줄줄 알았어. 나보다 따뜻했던 너는 이제 나보다 차갑게 식어버려서, 딱딱해져버려서 나는 뭘 해야할지 몰라서 너를 가만히 안아줬어. 더이상 차가워지지 말라고 너를 담요로 싸서 그냥 가만히 울면서 너를 안아줬어. 너는 마지막에 내 생각을 했을까? 못난 엄마였던, 주인이었던 내 생각을 해줬을까? 아플때 곁에 없어서, 화가 났을까? 보고 싶어서 슬펐을까? 잘모르겠어. 그렇지만 나는 너로 인해 기뻤고, 슬펐고, 행복했고, 화가났어. 어린 시절의 나는 네가 1순위가 아닌 다른 것들이 1순위였으니까. 넌 늘 내가 1순위였겠지? 넌 늘 나를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네가 정말로 보고 싶다...동물들은 아프면 주인에게서 떨어져 구석으로 숨는다던데 너 또한 그랬지. 아픈 애가 어떻게 철창 위로 올라가 평소에는 들어가지도 않던 집에 들어가서 자고 있었는지 모르겠어. 아파서 눈도 제대로 못 뜨던 네가 내가 쓰다듬어주자 눈을 뜨고 나를 바라봐줬지. 학교를 가기 전 널 쓰다듬으며 이마를 맞대고 내가 네게 하고 있던 말은 사랑한다는 말이었어. 그때 하지 않았으면 다시는 못할 것 같았으니까. 너는 내가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을까? 사랑한다는 말을 알아들었으면 좋겠어. 마지막까지 곁에 있어주지 못한 나는 네게 못된 엄마였을테니까. 그렇지만 나는 널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 사랑했어. 내가 있는 현실보다 네가 있는 과거가 더 좋았어. 네 식어버린 몸뚱이를 끌어안고 화장할 수 있는 곳으로 가서 화장을 했어. 병원측에서 화장해준다고 했지만 그러면 다른 것들과 뼈가 섞여버리잖아. 네가 너무 작고 새는 뼈 안도 비어 있어서 뼛가루가 남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에도 그냥 했어. 널 어디에 묻거나 쓰레기 봉지에 버리는 것은 상상도 되지 않았으니까. 화장을 하기 전 할 말이 있으면 하라는 말에 나는 네게 사랑한다는 말을 했었지. 정말로 사랑했어. 누구보다 좋아했고 아직도 집안 곳곳에는 네 사진이 붙어있어. 네 유골함도 내 책상 위에 있지. 계속 나를 바라봐주고 있을까? 네가 나오는 꿈을 꾸면 늘 울다가 깨. 그만큼 나는 너를 사랑했나봐.잘 지내고 있을까? 너와 제주도도 가고 싶었고, 다시 한 번 더 여행을 가고 싶었어. 네게 바다를 보여주고 싶었고, 네 생일마다 생일 케이크를 만들어주고 싶었어. 너와 한 번 더 눈을 맞고 싶었고 네 발이 모래사장 위를 스쳐갈 때마다 작게 자국이 남는 것이 좋았어. 내 생에 행복한 기억은 전부 너와 함께인데 너 또한 그랬을까? 보고싶다. 네가 떠나고 나서 나는 완전히 삶의 의지를 잃어버렸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천천히 다시 제대로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있어. 나 잘 하고 있지?
나중에 또 한 번 너를 만나게 된다면 그때도 반갑게 맞이할테니 인사해줬으면 좋겠어, 다시 만나자. 기다리고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