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후기) 환도 서서 아픈데 유난떤다

ez |2021.09.23 13:30
조회 69,711 |추천 219

우선... 죄송합니다.워낙 처음 들어보는 단어여서 '환도선다'가 '요로결석', '신우신염', '임신중독' 같은 병명인줄 알았어요...병원에 가서 꼬리뼈가 너무 아프고 고관절이 얼얼하다고 했을 때 원장님이"그게 환도선다 라는 거다." 라고 하셨는데... 그때도 '환도가 선다'일 거라고 유추 못했어요..혼란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제가 무식했던 탓이에요.
결론은 신랑하고 시어머니 둘 다 집에 못들어오고 있어요.저희 집이 하남에서도 좀 연식이 된 아파트여서 번호키도 오래 된 건데..진작에 비밀번호를 바꿔봤지만 약간 미니 국자처럼 생긴 마스터 키로는 그냥 열리더라구요.그냥 도어락을 바꿔버리는 것도 방법이었겠지만그것보다는 남편이 시어머니한테 마스터키 받아오는게 좀 덜 소란스러울거라 생각했어요...물론 그것도 제 미련한 판단이었지만요.
글 올린 날 호텔에서 우선 아무 생각 안하고 룸서비스 시켜서 먹고 잤어요.아침에 일어나 일찍 체크아웃하고 출근했어요.그리고 출근하자마자 바로 친정에 전화해서 있는 사실 그대로 말했어요.전날 밤에 전화하고 싶었지만 울지 않고 차분히 말 할 자신이 없었어요.엄마랑 고향에서 자영업하는 오빠가 같이 올라왔고 아빠는 일 때문에 토요일에 오셨어요.엄마가 저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먼저 저희 집에 가셨어요.다행이 시어머니 없었고 오빠가 바로 집 근처 열쇠집에서 도어락 새로 사서 바꿔 달았어요.
어이 없는게 집에서 울 엄마랑 오빠랑 저 기다리고 있는데5시 좀 넘어서 문 밖에서 '이게뭐야? 이거 왜 이래?' 하면서 누가 문 두들기더래요.그래서 오빠가 문 열어 줬더니 시어머니 진짜 오빠랑 눈 마주치고 그 뒤에 울 엄마 보고서인사도 안하고 그대로 돌아나가려고 하더래요.엄마가 들어오시라고, 애들 보러 오신거 아니냐 하니까 마지 못해 들어오더래요.오빠랑 엄마가 거실 소파에 가만 앉아서 티비보고 있으니3인용 소파에 같이 껴 앉을 순 없고 그렇다고 바닥에 앉자니 자존심은 상하고혼자서 식탁 의자에 앉아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고엄마든 오빠든 한마디도 안시켰대요.엄마가 그 자리에서 남편한테 전화해서 우리 지금 하남 집에 와 있고자네 어머니도 방금 오셨으니 자네도 서둘러 오라고 했대요.마침 신랑네 회사도 명절 전 연휴라고 좀 일찍 퇴근 시켜서 거의 집 근처였는데그 전화 받고는 저한테 톡해서 '네가 장모님이랑 형님 불렀냐'고 하더라구요..?제가 너무 황당해서 그냥 씹었더니 전화오길래 안 받았어요. 
저는 6시까지 풀 근무하고 퇴근했고, 집에 도착해서 보니 시어머니도 남편도 없더라구요.남편이 집에 와서 오셨냐고, 이번 추석에는 못 뵈는 줄 알았다고 주책 떨다가우리 오빠가 OO이(저) 오면 얘기하자고 눈도 안마주치고 있었대요.그랬더니 시어머니가 뭐 집에 뭘 벌려놓고 그냥 나왔네, 뭘 깜박했네 혼자 주절거리다가남편 소매 잡아 끌고 급히 나가려고 하길래 오빠가 남편한테 어딜가냐고 앉으라 그랬는데엄마가 어이도 없고 너무 같잖아서 그냥 둬. 가세요. 했더니 쏜살같이 나가더래요.
그 후로 연휴 내내 친정 식구들이랑 집에 있었는데신랑이 내가 잘못했다, 엄마 다시는 허락 없이 집에 오지 못하게 하겠다.그렇게 네가 힘든 줄 몰랐다. 엄마가 여자들 일에는 남자가 간섭하면 너만 더 힘들다 그래서그말을 그냥 믿었다. 별에별 문자가 다 왔지만오랜만에 친정식구들이랑 내 집에 내 집 답게 있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방해하지 말고, 별도로 연락 갈때까지 기다려라. 답장 하나만 하고 말았어요.
결론적으로 저는 창원에 내려가기로 했어요.저는 다니는 회사가 전국에 지사가 있고 근무지 변경 요청이 잘 받아드려지는 편이어서1~2개월 정도 걸릴테지만 창원 지사로 내려가려고 해요.아마 곧 출산휴가, 육아휴직도 해야 하니 지금 있는 서울지사에서도 빨리 인사발령 내고출산으로 업무 인수인계 어렵기 전에 전화로라도 후임과 소통할 수 있다면 좋아할거구요.그리고 신랑한테는 단 하나의 선택권을 줄거에요.지금 일 그만두고 창원으로 내려와서 제 남편으로 사는거요.오빠 일을 돕던, 아빠 일을 돕던, 여기서 따로 취직을 하던 선택권은 창원 하나에요.못 내려가겠다고 하면 더 들어볼것도 없고 이혼이에요. 다른 선택지는 없어요.월급도 저희 둘다 엎치락 뒤치락하고 오히려 제가 정년보장이라 더 안정적이기도 하고신랑이 못번다고 해도 오빠도 아빠도 저랑 뱃속 아가 도와줄 능력 충분하니경제적인 부분은 신경쓰지 말라고 해둔 터라, 저도 너무 미안해하지 않으려고 해요.
친정식구들 속상할까봐 저혼자 꾹꾹 참았던게 진짜 바보짓이었다는 거 이제야 깨달았어요.저 없는데서는 우셨을지 모르겠지만 저희 친정 식구 그 누구도 눈물 한번 안보이고연휴 내내 정말 즐거웠어요. 엄마랑 오빠랑 동네 전통시장 가서 전 사올 동안아빠는 저 소파에 눕혀 놓고 다리 주물러 주시고... 어리광 제대로 부리며 지나갔네요.어젯밤에 오빠랑 아빠는 창원으로 다시 내려갔고, 엄마는 저 창원 내려갈때까지하남에 계속 계시기로 했어요. 신랑은 저희 아빠 안거치면 저랑 통화도 못합니다.아빠가 오늘 창원 내려오라고 한다고 했고, 대답은 사직원 결재난걸로 받는다고 한대요.시어머니는 같이 사는 시누도 있으니 남편 창원 내려온다고 버려지는것도 아니고그래도 임신한 몸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 돈 벌고, 집안일 하는 저보다자기 엄마가 더 안쓰러우면 그냥 엄마 아들로 평생 살라고 할거에요. 결심은 확고합니다.
오늘 아침에 회사 와서 팀장님이랑 근무지 변경 관련 상담하고 신청원 올리고점심시간에 이렇게 글 쓰는거라 조금 횡설수설할까봐 걱정이네요.내 일 처럼 함께 화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한 가을 되세요.
추천수219
반대수8
베플ㅇㅇ|2021.09.23 13:57
마지막에 남편이 엄마랑 같이 나간 것 자체가 너 버린 거야. 처갓댁 식구한테 무릎 꿇고 잘못했다 빌고, 용서 받기 전까지 절대 못 나간다 햐야 정상인 거라고. 결국 너 대신에 지 애미 선택한 거고, 그게 과연 그 순간의 선택일까? 여자가 저능하면 지팔지꼰되는 거 순식간
베플ㅇㅇ|2021.09.23 13:36
와중에 쓰레기 남편 데리고 내려가서 또 고생문 여는 미련한 년 ㅋㅋㅋㅋㅋㅋㅋ
베플ㅇㅇ|2021.09.23 13:51
남편 처음부터 끝까지, 말 하나, 행동 하나하나가 쓰레기인데 왜 데려가는 거지? 쓰레기 애비는 자식에게 백햐무익인데? 이 여자 지금 뭘 하는 걸까??
베플ㅇㅇ|2021.09.23 23:55
창원끌고가면 사돈지간 볼거못볼거다보고 남편은 더 정신못차린다 왜냐 할말이 더 많아지거든 너 하란대로다했는데 엄마도 못오게하냐 이딴소리 백퍼나온다 친정이 손잡아줄때 버려야되는데 정신못차리고 데리고갈라고 용을쓰네 그럼 본인이이긴줄알고 착각하겠지 친정식구들 속 문들어질거생각못하고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