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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할머니 다시 뵙고 싶은데 어떡해야되냐ㅜ

ㅇㅇ |2021.09.24 23:38
조회 54,690 |추천 575
올해 예비고3 겨울방학때부터 일요일마다 지역 도서관에 갔는데 내가 아침에 학원갔다가 가는거라 내가 갈 때쯤이면 자리가 없었어
코로나 때문에 좌석 수도 갑자기 확 줄어들어서 대기도 엄청 길게 했는데 그때마다 그냥 옆에 책장 위에 책 놓고 일어나서 공부했어
그러다가 하루는 어떤 할머니께서 오시더니 자기 자리 다 썼다고 저기 가서 앉아서 공부하라고 해주시는거야 그래서 아 감사합니다ㅠㅠ 이러고 얼른 가서 앉았어

근데 옆에 보니까 할머니께서 안가시고 내가 방금전까지 공부하고 있던 그 자리에서 일어서셔 책을 읽고 계시는거야
사실은 가실 시간이 아니였던건데 나한테 그냥 양보해주신거였어
그래서 얼른 가서 할머니 다시 앉으시라고, 저는 앉아서 하니까 졸려서 잘 것 같다고 했더니 처음엔 괜찮다고 하시다가 내가 책까지 들고 모셔다 드리니까 그제서야 앉으시더라고

그리고 한시간 정도 뒤에 난 딴 자리 나와서 거기 가서 앉고 그렇게 그냥 그 일은 잊고 몇주를 보냈는데
그때도 일요일 12시쯤에 도서관에 갔어 당연히 자리가 없어서 평소처럼 책장 위에 책 펴놓고 공부하고 있었는데 그 할머니께서 오시더니 자리 맡아놨으니까 오라고 하시는거야
놀래서 네?? 이러니까 맨날 몆시간 동안을 힘들게 일어나서 하는게 안쓰러워 보였다고 하시면서 자리로 데려가주셨어

그렇게 겨울방학 끝날때까지 지내다가 이제 할머니랑 이야기도 자주 하면서 좀 가까워졌어
내가 할머니 보면서 우리 할머니 생각난다고 하니까 할머니도 나 보면서 손녀딸 생각난다고 하시더라고
코로나라 도서관 식당이 문을 안여니까 맨날 점심에 각자 간식거리 같은거 조금씩 싸와서 야외 테이블에서 같이 먹고 그랬어

혹시 공부하다가 배고프면 하나씩 까먹으라고 귤도 챙겨주시고
힘들다고 하면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말고 그냥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으라고, 힘들어하지 말고 웃으면서, 나중에 돌아봤을때 후회하는 날이 없게 알차게만 살으라고 항상 말씀해주시고..

힘들일은 한꺼번에 온다는게 맞는지 학기초에 가정사도 너무 힘들었는데 그때는 진짜 일요일마다 할머니랑 이야기하는게 낙이였어
할머니는 그때마다 나중에 더 행복해지려고 이러는거라고, 곧 지나갈 시간들이니까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고 위로해주시기도 하셨어

근데 한번은 할머니께서 앞으로 몇주 동안 입원을 해야 돼서 못 나오신다는거야
그래서 갑자기 무슨 입원이냐고 여쭈니까 목 뒤에 혹 같은걸 보여주시면서 이걸 떼는 수술을 해야된다고 몇주동안 입원을 하셔야 된대
근데 그렇게 어려운 수술은 아니라서 의사선생님도 걱정 말라고 하셨대
그래서 수술 잘 끝나실거라고 얘기해드리고 그렇게 헤어졌는데 그 뒤로 한번도 못 뵘....

그때가 4월달이였고 나도 몇주 더 나가다가 이제 집 근처 독서실 다니게 돼서 그 뒤로 한번도 못 뵀다...
전화번호 같은거 여쭐 생각도 못했고 사실 그냥 맨날 할머니! 이렇게만 불러서 성함도 잘 모르고...
진짜 다시 뵙고싶다 수술은 잘 끝나셨는지 여쭙고 싶어 덕분에 나는 이렇게 잘 지내고 있다고, 너무 감사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 어디계시든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셨으면 좋겠다..

추천수575
반대수4
베플ㅇㅇ|2021.09.25 15:48
이런 거 보면 정말 친구에는 나이가 없구나 싶음..
베플ㅇㅇ|2021.09.24 23:59
도서관 다시 가보면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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