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32살 직장인이고 1년 반 좀 넘게 만난 남자친구랑 결혼 얘기가 오가고 있어요.
남자친구는 3살 연상 직장인입니다. 집안 형편은 저희랑 크게 차이 나진 않지만 조금 더 넉넉한 것 같아요.
서로 성격이나 취향 같은 게 모난 데 없이 무난하게 맞고 여태 큰 싸움 없이 잘 지내고 있어서 좋아요.
그런데 요즘 예상치 못 한 고민이 생겼어요.
제 친언니가 남자친구랑 결혼하는 걸 반대합니다.
그 남자는 너한테 맞는 좋은 남자가 아니래요.
하지만 그건 언니의 생각일 뿐 제 친구들도, 심지어 부모님도 남자친구를 나쁘지 않게 보시는데...
어쩔 땐 언니가 절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아요.
언니의 눈으로 볼 땐 동생이 마냥 잘나 보이는 건지
저 진짜 평범하거든요.
그런데도 무조건 더 나은 남자를 만나라고 우기니까 답답해요.
언니가 형부 통해서 소개팅도 여러 번 시켜줬었는데 다 과분한 분들이었지만 저랑 케미가 안 맞거나 제 스타일이 아니거나 제게 관심이 없으시거나 해서 한 번도 잘된 적 없었어요.
지금 남자친구랑 사귄지 얼마 안 됐을 때도 언니가 소개팅 받으라고 해서 거절했고요.
언니가 약간 제 남자친구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게 있어요. 물론 같이 있을 땐 안 그러고 남자친구에게 예의 갖춰서 정중하게 대하지만, 저랑 둘이 있을 땐 제가 남자친구 얘기를 해도 언니는 건성으로 대꾸하고 마치 제가 결혼할 남자 없는 솔로라는 듯이 말을 합니다.
언니가 제 남자친구를 안 좋아하는 이유도 별 게 없어요.
그냥 무조건 별로래요.
그런 남자랑 왜 굳이 평생을 함께 하려고 하냐고, 더 능력있고 널 공주마마처럼 모시는 남자 만나래요.
저희 형부가 딱 그렇거든요.
언니랑 연애할 때부터 유별났어요. 언니가 좋다는 건 뭐든지, 가고 싶다는 데 다 데려가고 다 사주고.. 저한테도 엄청 잘해주시고 지금도 그러시고... 그냥 언니바라기에요 형부는.
근데 그런 남자가 흔한 것도 아니고 전 솔직히 약간 부담스러울 때도 있거든요.
사실 며칠 전에 부모님이랑 언니랑 남자친구랑 다같이 점심 식사를 하고 헤어진 적이 있는데 언니가 그때부터 더 반대가 심해졌어요.
마음에 안 든대요. 너한테 하는 게 영 탐탁찮고 남자가 뭐 그러냐고..
근데 진짜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남자친구가 그날 뭐 하나 실수한 게 없거든요?
끝나고 절 안 데려다줬다는데, 남자친구가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저랑 식당 앞에서 바이바이 한 거고 저도 그날 친구 만나서 즐겁게 시간 잘 보냈어요.
솔직히 여자한테 엄청 자상하게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고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고 하는 남자들도 있지만
그냥 친구처럼 편하게 연애하는 저희 같은 사람들도 있는 거잖아요.
저는 오히려 너무 저한테 챙겨주려고 하는 남자는 부담스러울 것 같은데...
아 그리고 신혼집에 제 돈이 들어가는 게 싫은 것 같아요.
요즘 세상에 집을 남자가 어떻게 혼자 해 오나요.
설사 남자친구네 부모님이 일정 부분 지원을 해주신다 해도 (아직 여쭤보진 않았는데 남자친구 말로는 해주실 것 같대요) 저도 보태야죠.
몇 년 전이면 몰라도 요즘 이 미친 집값을 남자 혼자 어떻게 감당해요.
근데 그 얘기 나왔더니 언니가 바로 신경질 내면서 거실로 나가버렸어요. 제가 답답해서 말하기가 싫대요.
저희 형부는 사업을 크게 하셔서 집, 혼수 혼자 다 하셨고 생활비도 백프로 형부가 주시고 우리 언니 마음껏 사고 싶은 거 다 사게 평소에도 신경을 많이 써주세요.
근데 그건 정말 특수한 경우이지 모든 남자가 다 그래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언니가 자꾸 저한테 그러다 후회한다는데, 제 남자친구한테 뭔가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든지 성격이나 가치관에 문제가 있다든지 그러면 모를까..
그냥 언니의 과도한 동생 사랑으로 이러는 게 저도 이해가 안 가거든요.
저도 언니를 너무 사랑하고 언니랑 싸우기 싫어요.
어려서부터 제게 끔찍했던 언니에요. 제 목숨을 줘도 아깝지 않아요.
언니가 이렇게 저한테 화를 내는 걸 못 견디겠어요.
그냥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인정해주고 날 존중해주면 안되는 건지..
저한테 오늘이라도 그 남자랑 헤어지면 무슨 수를 써서든 너랑 훨씬 잘 어울리는 남자들 중에서 고를 수 있게 대령을 하겠다, 너 나중에 나한테 고맙다고 절할 날이 올 거다, 이러면서 달달 볶는데..
아무리 말을 해도 안 통하고 정말 너무 힘들고 하루하루 스트레스네요.
혹시 언니가 본다면 마음 바꿀 수 있게 조언 좀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