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나니 세상이 무너진 것 같고 다시 누군가와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30대 초반인데 다시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기엔 늦은 나이가 아닐까 걱정도 되고요..
모든게 자신없고 내가 그동안 어떤 사람을 사랑한건지 믿기지가 않아요.
제가 옳은 결정한거겠죠...?
- 결혼 결심하고 부모님께 인사드릴 때 남친네 아빠가 다음주에 조부모님께 인사드리라고 함. 남친한테 물어보니 자기네 집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재산이 많으셔서 권력을 쥐고있어 다 할아버지 뜻에 따라야한다고 설명함. (우리집은 조부모님이 있으시면 이럴수 있다고 생각했음.. 연세도 많으시니 원하는대로 해드리는게 좋을 것 같다고)
- 할아버지 뵙는 자리에 남친네 아빠가 안 나오고 아빠의 여동생인 고모가 나온다고 함. 남자네 부모님은 고모가 나온다는 걸 이상하다고 생각도 못하고 관심도 없으셨음. 여기서부터 나에 대한 배려는 하나도 없는걸까 생각이 들기 시작…
- 우리집에서 고모나오는거 알고 할아버지,할머니 인사드리는 건 이해하겠는데 어떻게 고모가 나온다는데 남자네 부모님은 관여를 안 할수가 있냐고 기분이 많이 상하심. 내가 남친한테 고모는 부담스럽다, 한번 뵈었던 아버지가 나오시면 좋겠다고 말하니 남친이 아빠한테 빌듯이 나와달라고 말하고 고모한테는 자기가 전화드리겠다고 하고 상황 정리했음
- 그 고모는 후에 가족모임 때 남친을 껴안고 울먹이며 고모가 싫었냐고, 나는 네 여자친구를 평가하려던게 아니라 단지 우리 00이가 결혼하고 싶은 여자친구가 있어서 궁금해서 그런거였다고 고모 미워하는거 아니지? 라며 울먹이셨다고 함.
- 남자네 부모가 둘다 전문직이고 할아버지는 000장관 출신… 할아버지 뵙고나서 할아버지가 남친통해 나한테 본인의 자서전을 보내심. 읽어보니 힘든 상황에서 열심히 살았고 이뤄냈는지 그리고 자식들은 어떤 대학을 나와 어떤일을 하는지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었음. 우리집은 그냥 중산층보다 좀 더 여유로운 정도? 날 포함한 자매들 다 유학하며 공부했고 부모님이 예전처럼 여유는 없으시지만 그래도 자가 부동산 있으시고 노후준비 되어있으심. 자식들한테 바라는 것도 없고 용돈 이런것도 안 바라심. 굳이 따지자면 남친네 집에 비해 우리집이 명예, 경제적인거는 딸리는 듯..
- 그런 집이라더니.. 결혼할 때 남친네 부모님 소유 아파트 전세입자를 내보내고 거기가서 신혼 차리라고 하지 않고… 생전 처음 가보는 후미진 동네에 있는 빌라에 방 두개 비었다고 그 두개 합쳐줄테니 거기서 신혼 시작하라고 하심. 나는 알았다고 함. 그 사람과 함께라면 어디든 상관없었음. 근데 우리 부모님이 이거 듣고 그 집에서 널 환영하지 않는 것 같다, 어떻게 아들 결혼하는데 하나도 지원안해주고 너희를 그런곳 가서 사냐고 하냐고..정말 널 환영하는게 맞냐, 장남이라고 그렇게 말하더니 이건 아닌것 같다고 반대하시기 시작.
- 내가 그 동네 빌라는 우리가 평소에 일하러 가는 동네들과 너무 멀고 주변 환경이 너무 달라 아닌 것 같다고 말하니 남친이 할아버지한테 증여받은 아파트가 있고 할아버지도 남의 집 가서 살지말고 거기 좋고 깨끗하다고 살라고 하셨던 적이 있어 거기가서 시작하자고 함.
- 그 아파트에 들어가려면 전세입자를 내보내야하는데.. 남친이 증여세로 돈을 다 써서 돈이 없었음. 남친에 부모님 두 분이 남친의 결혼에 협조적이지 않으셔서 할아버지가 부모님께 전세입자 내보내고 그 돈은 알아서 메꾸라고 하심. 여기에 대해 남친네 엄마가 불평불만하는 가족 톡방을 어쩌다 봐버림(폰 몰래본 것X.. 남친이 뭐 보여주다가 우연찮게 봐서 무슨 내용이냐 물으니 이렇다고 설명해줌)
- 알고보니 남친네 부모님은 옛날에 아빠가 바람펴서 이혼했고 체면이 중요한 양가 할아버지때문에 이혼해도 한 집에서 계속 같이 살았다고 함. 엄마의 개인적인 이유로 둘이 서류상 재혼은 했지만 각방쓰며 계속 지냈다 함. 그래서 부모님 둘 다 자기 앞길 생각하는건지.. 아들이 결혼한다는데 잘 안 도와줘서 남친이 많이 힘들어하고 울었음. 나는 원하는게 있으면 엄마한테 이것이것 해주세요~ 이것하는데 돈 얼마정도 필요할 것 같아요~ 하면 되는 반면에 남친은 모든 말 하나하나가 투쟁같았고 본인도 그걸 하나씩 해결하는걸 정말 힘들어했음.. 결혼식장 예약하고 스드메하는 돈도 둘이 반반씩 내기로 하고 400인가 500씩 받아오기로 했는데 그것도 부모님 두분이 반반씩 내주셨다고 함...
- 그렇게 잘난 집인것처럼 날 대했는데 알고보니 콩가루 집안이고.. 말로는 우리집 장남, 장남 하면서 결혼은 아무도 안 도와주시는 느낌이었음. 관심없는 느낌.. 아니면 정말 내가 맘에 안들거나.. 나는 해외에서 대학나왔고 대학 유학시절에 남친 알게되었고 한국 귀국해서 괜찮은 회사에 취직해 월 세후 400씩 받으면서 만족하며 회사생활하고 있었고 돈도 허투로 안쓰고 열심히 모았음.. 내가 어디가 그렇게 꿀리고 맘에 안 드시는지 잘 모르겠음
- 결혼 시기 다가와서 세입자 내보내고 인테리어 해야하는데 부동산이 너무 올라 600-700만원 받고는 못 나가겠다며 세입자가 1000만원 주면 나가겠다고 함.
- 여기서 남친네 아버지, 할아버지가 돈 더주기 아깝다고 한 얘기를 남친한테 전해들음. 결혼식 올리고 그냥 반 년 따로 살다 합치면 되는거 아니냐고 왜 그런데 돈을 쓰냐고.
- 우리집은 어떻게 자식 결혼하는데 4000도 아니고 400때문에 이럴수가 있냐고 많이 놀라심. 우리 부모님은 나 결혼한다니까 내가 모은 돈은 하나도 못쓰게 하고 부모님이 다 도와주시겠다고 함. 결혼은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 않냐며. 내가 모은 돈은 내 이름으로 부동산 사라고 하셔서 외곽에 진짜 조마난거 하나 삼.
- 이런 이유들도 결혼 준비하며 정말 많이 마음상했고 울며불며 다퉜음. 그러다 세입자 400 더 주는 문제때문에 식 올리고 따로 살아야할 것 같다고.. 그래서 둘이 6개월 살 수 있는 월세 오피스텔까지 알아봤는데 내가 이런 취급을 받는게 너무 속상하고 힘들었음. 한 편으로는 정말 내가.. 떨어져 나가기를 바라시는걸까? 생각이 들기 시작.. 여기서부터는 부모님 속상하실까봐 말씀 못 드림..
- 매일 다툼이 지속되고 내가 남자친구 뺨을 때려서 둘이 파혼하고 헤어지게 되었음. 미안하다고 몇 번을 찾아가봐도 우리관계는 끝이라고 했고. 내 실수고 내가 준 상처가 맞으니 받아들이는게 맞다고 생각했음. 당시 10월부터 결혼준비 시작했고 다음해 5월에 헤어졌는데 남자친구 하는 말이 자기는 1월부터 결혼하기 싫었다고 헤어져야하나 고민했다고 하는데…그 얘기를 듣고 너무 배신감이 들고 결혼이라는 마음과 다짐이 그렇게 손바닥 뒤집듯 그럴 수 있는거냐고 울며불다가 뺨을 때리게 되었음.. 남자친구는 우리가 결혼 준비하며 너무 다퉈서 힘들었다는데 솔직히 말하면 우리 둘이 결정하는 일은 정말 평탄했음. 오히려 즐겁고 행복하고.. 근데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그런 부분들에서 계속 문제가 생겼고 계속 마음을 다침.
- 내가 너무 힘들어하고 밥도 못먹어 살이 빠지니까 엄마랑 언니가 남자친구를 나한테 얘기하지 않고 만나셨음. 부모님도 내가 뺨 때려서 헤어진거 알고 계셨고 다시는 그러면 안된다. 사람을 소중하게 대해야지 상처주면 안된다고 하셨고 부모님 속상하실까봐 어떤 일들이 그간 있었는지는 말씀 안드리고 알겠다고 이렇게 되서 죄송하다고 함... 엄마랑 언니에게 전남친 왜 만났냐고 물었더니 내 얘기를 들어보면 너 남자친구가 말할 사람이 너밖에 없는 것 같다, 가족들도 그렇고, 부모하고 사이도 안 좋은 것 같고... 걔도 지금 이래저래 마음이 안 좋고 힘들텐데 걔도 어딘가 말할 사람이 있어야 되지 않겠냐. 아무리 뺨맞고 헤어졌다고 해도 결혼을 생각했던 사이인데 어떻게 괜찮을수가 있겠냐. 걔도 말을 뱉어야 살고 숨을 쉰다. 그래서 만나서 얘기들어주고싶고 다시 만나보는게 어떻냐 이런 말은 안하겠다. 걔도 어딘가에 너처럼 울며불며 얘기해야 괜찮아 진다고 하셔서 알겠다고 하고 신경 안씀...
- 그렇게 시간이 좀 지나고 다시 만나자고 찾아와서 만나기 시작했는데… 그때는 이 사람만 내 곁에 있으면 난 괜찮다. 이 사람의 배경이나 집안 환경이 머리 아프긴 하지만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고 결혼하기로 마음먹었으니 그것도 내가 짊어지고 가야할 짐이라고 생각함. 내가 바꿀 수 없는거니까. 다만 내가 더 힘이 되어주고 좋은 사람이 되어주어야겠다 생각했음.
- 우리가 다시 만나고나서 남친이 같이 찍은 사진을 카톡 프로필 배경으로 해둔적이 있는데 남친네 집이 난리났었음. 내가 뺨때려서 헤어졌다고 알고계셔서 본인 말로는 부모님도 계속 뭐라고 하시고 할아버지도 전화와서 계속 뭐라고 하셨다고 함. 고민끝에 남자친구가 내가 자기네 부모님께 긴 문자나 카톡을 보내면 좋겠다고 해서 하루종일 고민해서 남친네 아빠한테 긴 문자를 보냄. 저희가 다시 만나게 되었고 지난번 서로 상처줬던 일은 다시는 없을 거고 서로 많이 사랑하고 아낀다. 먼저 만나뵙고 인사드렸어야했는데 둘이 그 부분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현명하지 못하게 행동해 부모님께 실망을 안겨드린것 같아 죄송하다. 언제 한 번 만나뵙고 인사드리고 싶다.. 이런식으로..
- 남친네 아빠는 ‘00양, 00이가 공부로 바쁜시기니까 방해하면 안되지 않겠나(남친이 박사과정중). 사진은 내리는게 좋겠다’고 답장왔고 그 답장이 너무 충격이라 하루종일 울고있었음. 그랬더니 밤 9시쯤 ‘00양 어른이 말씀하시는데 네 알겠습니다 답장은 해야하지 않니?’ 라고 다시 한번 더 연락와서 네 알겠습니다 라고 답장 보냄..
- 그 뒤에도 남친네 아빠는 남친을 불러내서 본인은 내가 마음에 안든다. 여자가 남자를 존중할 수 있어야 진짜 사랑이다. 00이는 널 사랑하는게 아닌 것 같다. 너희 엄마도 나를 존중하지 않아서 이렇게 된 거 아니냐. 이런식으로 말씀하셨다고 함.. 남친이 아니라고 서로 사랑하고 아끼는 사이라고 대답해서 아버지는 내가 맘에 안들고 싫지만 너가 원한다면 결혼해도 좋다, 난 언제나 너의 편이니 너가 결혼한다면 축복은 해주겠다고 말했다고 함
- 그러다 시간이 좀 흘러 나는 다시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졌고.. 상대는 아닌것 같아서 내가 여러번 물어봤음. 그때마다 어떤 날은 나랑 결혼하고 싶다고 대답하고 어떤 날은 나랑 다퉈서 더 이상 결혼생각이 없다고 말 함.
- 남자친구가 올해 가을 부모님께 서로 다시 만난다고 인사드리고 결혼준비하자고 해서 그 말을 믿고 있었는데 가을이 되어도 아무런 소식이 없음. 물어보니 본인이 논문 제출하면.. 뭐하면..뭐하면 이런식으로 계속 밀림. 이유를 물어보면 8월에는 너무 행복해서 결혼하고 싶었는데 9월에는 다퉈서 나랑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다는 식으로 대답함
- 결혼이라는 마음과 다짐이 그렇게 왔다갔다 할 수 있는건지. 어쩌면 처음부터 이 사람은 내게 결혼이라는 확신이 없었던 것 같음. 나는 그걸 여태 깨닫지 못하고 다투지 않고 잘 지내는 날들에 이 사람이 내게 했던 언제쯤 부모님 뵙자, 결혼하자는 말을 믿고 기다림.
- 다시 얘기해보니 지난주에는 내년 가을에 결혼하면 좋겠다던 사람이 이번주에는 사실 내후년에나 하고 싶다고 말을 바꿈.. 나는 내년에 꼭 결혼식 올리고 싶다고 얘기해도 본인이 졸업하고 결혼하고 싶다고. 자기도 그렇게 하고싶고 자기 부모님도 졸업 전에 너랑 결혼한다고 하면 안 좋아하실꺼라고 말함. 나는 아이도 둘은 낳고싶고, 현재 계획하고 있는 사업 준비도 있어서 내년에 결혼하면 가장 좋을 것 같은데 남자친구는 자기 의견을 들어주지 않는 것 같고 내가 이기적이라고 함.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 같은데…
어느새부턴가 이 사람과 나누는 대화들에 마음이 많이 먹먹해졌음.
너무 외롭고 나도 사랑받고 싶고 누군가 나를 원하고 나와 함께 잠들고 눈뜨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정말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리고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고 함께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언젠가부터 내 약점이 되었고 그게 상대한테 저당잡힌 기분.. 사랑해서 함께하고 싶은건 어찌보면 당연한 마음이고 잘못된게 아닌데 단지 나 혼자 그런 생각을 했다는 이유로 너무 많이 상처받은 것 같아요.
몇 번이나 남자친구를 붙잡고 우리 결혼이 이렇게 힘든거면 결혼할 인연이 아닌거 아닐까..? 얘기도 해보고
너도 너가 정말 원하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을 만나는게 더 행복하지 않겠냐 얘기도 해봤지만 그럴때면 붙잡고... 근데 이제 이유를 알 것 같아요. 나 혼자만 결혼을 원했던 거였어요.
이제 관계를 정리하려구요. 내가 그동안 어떤 사람을 그렇게 사랑한거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연애 시작하고 처음 1년이란 시간동안 내게 보여준 그 미소와 따뜻함은 진짜라고 믿으려구요.
저 잘한거 맞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