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같은 연애는 아니었습니다. 잔잔하게 사랑했고 결혼했고 행복했습니다.
사실 제가 인생의 큰 목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랜 꿈이었고 열심히 일해서 목표를 위한 돈을 거의 다 모았었습니다.
그러다 처가에서 일을 당하셔서.. 그 돈이 그 쪽으로 다 빠져나갔네요...
그 후로 아내 얼굴을 보기가 힘드네요. 사실 큰 문제인 것도 아니죠. 몇 년만 다시 일하면 되니까요.
아내 잘못도 아닌데 오히려 아내가 너무 미안하고 고맙다며 여러번 표현하기도 했고 혼자 나서서 다시는 이런 도움은 없다고 못도 박았습니다.
근데 그 후로 제가 텅 빈 느낌입니다. 저도 이게 무슨 감정인지 이해가 안되네요. 아내만 보면 속에서 뭔가 울컥해서 기분이 너무 공허해집니다. 객관적으로 아내 잘못은 전혀 없는 걸 저도 알고, 그저 몇 년만 더 기다리는 건데 감정이 잘 정리가 안되네요. 제가 고장난 느낌이고 괜히 아내한테 화풀이하는가 싶어 스스로가 역겹네요. 자다가도 숨이 턱 막혀서 코골이 핑계로 각방쓴지도 몇 주가 지났네요. 아내가 제 기분 풀어주려고 애써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이는데 저도 노력했지만 이게 참 쉽지가 않네요...
저는 여전히 아내를 사랑하는데 마주보기가 너무 벅찬 느낌입니다. 정신과 진료나 부부 상담이라도 받아볼까요? 부부 상담은 아내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요? 저도 처음 겪는 일이라 많이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