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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37살 여자, 이직할 수 있을까요?

엄마는이백충 |2021.10.29 01:27
조회 35,857 |추천 22
*후기있음*

27살에 첫직장에 입사해서 5년 다니고 퇴사했어요.
초봉 1600 받고 들어가서 퇴사할때 대리직급에 연봉 2200 이었어요. (사원수 약 40명 중소 제조업)

주업무는 영업지원, 매출관리 였구요.

임신출산으로 퇴사한거라 애낳아서 열심히 키우고,
24개월 지나서 어린이집 보내고,
34살에 신입 2300 으로 재취업했어요. (사원수 약 10명 중소 유통업)
그런데 구매팀이라기에 완전히 새로운 업무인줄 알고 신입으로 입사한건데, 전회사에서 하던 일이랑 업무 연관성이 너무 높았어요.
(전회사는 매출관리, 현회사는 매입관리)

경력이 있으니 금방 배우고 또 열심히 일했어요. 지금 매입관리 재고관리 발주관리 하는데 지금까지 이 팀에 있었던 그 어떤 직원보다 잘한다고 칭찬도 받고.. 1년 지나고 연봉 2600으로 인상됐어요.

지금 나이 36살, 내년이면 37살이 돼요.
회사는 기본적으로 업무가 마음에 들고, 여자들끼리 사이도 좋고, 연차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장점이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직을 생각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아요.

1. 기본적으로 대표님이 회사에 잘 안계심. 안오시거나 밤 8시~9시 정도에 오심. 중요한 결재를 받으려면 전화를 하거나, 기다려서 직접 만나야 함. 나는 워킹맘이라 6시에 어린이집 픽업하러 무조건 퇴근해야 함. 가끔 진짜 중요한 결재가 있을 땐 엄마나 남편에게 부탁하고 기다려서 결재를 받음.

2. 그렇게 기다려서 결재를 받고 나면 사장님께서...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훈화말씀을 하심. 좋은 분이시고 좋은 말씀인 건 아는데...집에 가고 싶음.

3. 그렇게 훈화말씀을 하시며 줄담배를 피우심. 대표이사실 안에서......(살려주세요) 피우시기 전에 "미안~담배 피워도 되지?" 물어보시긴 하는데 차마 "아니요"라고 말못함ㅠㅠ

4. 올해 중순쯤 회사에 진짜 일못하는 남자 영업사원이 자기 곧 승진한다며 자랑한 적이 있음. 저렇게 일못하는 애도 대리가 되는데 팀장급 일을 하는 내가 왜 아직 사원이지? 라는 현타가 와서 대표님을 만나뵙고 직급을 달라고 요청드렸으나 까임. 이유는 명분이 없어서...(너무 빨리 승진하면 다른 직원들이 시기할 수 있다며...1차 현타옴)

5. 한달 정도 후에 내가 직급을 안주는 것에 불만을 표하자, 남자직원들은 정치를 해서 승진이 빠르다고 하심. (????) 정치를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어보니, 영업부서 남자들은 대표님 기분 좋을 때 와서 같이 담배 피자고 하고, 밥사달라고 하고, 술사달라고 하면서 자기가 실적낸 걸 막 얘기한다고 함.

6. 나는 애엄마임.. 담배도 안피고, 6시 땡치면 집에 가서 애보고 살림해야 함. 대표님께 저는 정치같은 거 못하겠고 일이나 열심히 하겠다고 했더니 그러면 된다고 하셨지만, 2차 현타옴.

7. 그때부터 슬슬 도망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함. 이와중에 작년에 연봉을 많이 올려줘서인지 올해 근로계약 시즌은 아무말없이 지나갔고, 그래서 나는 대표님을 기다렸다가 연봉 인상 요청을 함.

8. 결론적으로 12월에 전직원의 연봉 인상이 있을 예정이니 기다려보라고 하심. 그런데 희망 연봉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하니 말을 돌리심. 그러면서 오백만원 받던 사람을 천만원 줄 수는 없는 거라고 하심.

9. 사실 나는 지금 2600을 받지만, 3500을 부르고 싶음. 물론 안될거라고 생각하지만, 3천 이상으로 맞춰준다면 계속 다니고 3천 이하라면 퇴사하고 이직을 준비하고 싶음.

10. 남편은 회사를 다니면서 이직을 준비하면 된다고 하지만, 내딴에는 나름 이회사에 정이 많이 들었고 재직 중 이직을 준비하는 건 그동안 나에게 잘해주고 믿어준 사모님(옆자리에서 일하심)께 너무 죄송하고 배반인 것 같아서, 퇴사 후 이직준비를 하고 싶음.

11. 하지만 내 나이가 내년 1월이면 37살임. 나이가 더 들수록 이직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회사가 나에게 희망 연봉을 맞춰주지 않을 거라면 나도 회사도 서로를 위해 빨리 정리하는 게 맞는 일 같음.

12. 그래서 11월 초에 다시 대표님께 면담을 신청해서 희망 연봉(3500)을 말씀드리고, 안된다면 늦어도 내년 초에는 퇴사하고 싶다고 말씀드리려고 함.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쓰다보니 퇴사로 내마음이 굳어진 것 같기도 하고,
이회사가 나에게 그정도 연봉을 줄리 없다는 믿음(?)이 있는 것도 같고;ㅋㅋ
재취업할 수 있을까? 라는 불안도 있고, 아직 지금 하는 일에 대한 미련도 있고,
그동안 너무 숨가쁘게 달려와서 좀 쉬고 싶다는 마음도 있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37살 여자, 연봉 3천 이상으로 이직할 수 있을까요...?

요기부터 후기 :
WoW 제가 네이트판이든 어디든 글만 쓰면 베스트가는 어그로재능이 있는데 이번에도 예외가 없네요 흑흑ㅋㅋㅋㅋ

뼈때리는 조언들 감사합니다.

1. 제가 글을 애매하게 썼네요. 3500을 부르고 3천 이상으로 맞춰주면 다니고 3천 이하면 이직 준비를 하겠다는 겁니다 흑흑ㅋㅋ 저도 3500 안주실거 압니다ㅋㅋ 보통 희망연봉은 부르면 무조건 깎인다길래 세워본 전략인데...

2. 지금 실수령 200이구요 3000이면 실수령 230, 3500이면 실수령 260 이에요... 월급이 막 백만원 올라가는것도 아닌데 이정도 안되나? 생각하긴 했어요^^; 제가 너무 세상물정 몰랐나 봅니다...

3. 회계 재경 경리 업무 안하고요 모릅니다ㅠㅠ 매입마감 계산서관리 고졸도 하는거 저도 알아요... 처음왔을 때 이회사 과잉재고 과발주 과매입 상황에 과장급 이상 월급 밀리고 난리였음. 회사는 성장중인데 재고관리 매뉴얼도 납기관리 매뉴얼도 없어서 어리둥절. 6개월동안 혼자 야근하고 주말 출근 해가면서 엑셀 돌려서 양식 만들고 이알피 활용하고 일년 만에 제일 규모 큰 벤더 매입대비재고율 120% 넘던거 지금 50% 정도 유지하고 영업사원들이 발주내던거 하도 과발주가 많아서 내가 하겠다 가져와서 발주납기관리도 내가 하고 거래처에 서비스로 마진1프로도 안남기고 팔던거 매입처 하나 어찌어찌 뚫어서 소소하게 월마진 100만원씩 더남기고 과발주도 많은데 과부족도 많아서 매월 비싼 특송료 20만원씩 땡기던 거 납기관리 제대로 하니 최근 1년간 한번도 안했고 매년 쇼테이지나서 비싼시장재고로 메꿨다던 벤더 올해 문제없이 조용함. 헉헉 시간없어서 띄어쓰기도 안하고 썼는데 이정도 성과면 3000 바래볼수 있지 않나 싶었어요ㅋㅋ 회사에서도 거래처에서도 너없으면 이제 안된다 어화둥둥 띄워주니 제가 배가 불러서...휴^^;

그리고 이카운트를 쓰는데 유통관리가 외않된데?! 하고보니 구매판매만 쓰고 다른 메뉴를 하나도 안써서 업무 이알피 전환 프로젝트 계획중입니다.

4. 나름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자부심 가지고 다니는데 너무 현타와서 변명처럼 써봤구요. 추가하자면 어느회사에나 또라이가 있듯이 10년차 영업팀장이 그 역할인데, 여직원들이 다 1년을 못버티고 도망갔다는 그 자리에서 제가 설립 이래 최초로 곧 3년차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댓글 전부 읽어봤어요 뼈때리는 조언들, 현실적인 조언들 모두 감사합니다! 연봉협상 후 또 후기 올리러 올께요ㅎㅎ
추천수22
반대수49
베플ㅇㅇ|2021.10.29 10:38
텍스트로만 봐서는 하는일의 강도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요즘 중소기업 대졸 초봉이 2400~2600정도인 것을 감안할때 경력에 비해 연봉이 한참 낮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임. 그렇기때문에 연봉이 올라야하는것은 당연히 맞다고 생각을 함 그러나 회사입장에서 봤을때 2300에 취업해서 1년만에 2600으로 올려줬으면 회사에서도 나름 쓰니를 신경써준거임 근데 2600에서 3500으로 올려달라고한다? 연봉의 35%를 올려달라는건데 일반기업 진급해도 35%씩 오르는 기업은 없음 진짜 많이 올라야 20~25% 오르겠지.. 님이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첫입사 2300에서 2년차 3500까지의 연봉인상률은 52%에 달합니다.. 대표가 과연 쓰니님을 붙잡을까요?? 2600주고 신입데려와서 쓰겠죠... 제가 대표라도 그렇게 할듯하네요 그리고 회사에는 연봉테이블이라는게 있습니다. 분명 상한선이 있을건데 그걸 뚫어서 주지는 못하겟죠
베플ㅡㅡ|2021.10.29 14:38
그 업무╋6시 칼퇴근까지 무조건 해야된다는 사람한테 누가 3500이나 줍니까...2600도 적당한거 같은데...현실을 직시하세요. 아줌마...창창한 20대애들도 일자리 구하기 어려운 시대에요
베플ㅇㅇ|2021.10.29 14:06
니도 어지간히 공부 안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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