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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말 못한 이야기, 너무 답답해서 말해봅니다.

쓰니 |2021.11.03 01:40
조회 15,264 |추천 61
제목그대로 26년 인생살면서 괜히 다른 사람들의 걱정을 살까봐, 그게 무서워서 숨겨놓은 이야기들을 오늘밤은 어디론가 흘려보내버리고 싶어 이야기를 쓰기위해 가입하여 쓰게 됩니다.저는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왕따였습니다. 반아이들은 전부 저를 썩은년이라고 부르면서, 닿으면 더러우니 빨리 소독해야한다며 욕을 먹었고,그저 청소를 하였을뿐인데 책상에 몸이 닿았단 이유로 발차기를 당하고 자로 맞았어야 했으며 교실뒷편게시판에 매달려있는 제 사진엔 압정이 군데군데 꽂혀져있었습니다. 제 부모님의 이름을 언급하며 병x거리는 아이를 때렸다는 이유로 선생님에게는 너만없으면 이런일이 없을거란 이야기를 들었죠. 선생님은 아마 제 왕따를 알고있었던것 같았습니다. 발밑에 기대고 있던 무언가가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더라고요. 

이런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미련하게도 저는 부모님의 걱정을 사서 일을 키우는게 너무 무서워 그저 1년만 버티면 괜찮을거라고 스스로 다독이며 제 자신을 깊숙히 숨기고, 부모님에게는 가상의 친구들을 만들어 즐겁게 떠들어댔습니다. 다행인건 부모님이 맞벌이여서 혼자인 시간이 많아 혼자일때는 열심히 울었습니다ㅎㅎ...그렇게 울었는데도 몸을 뉘일때에도 주책맞게 눈물이 흘러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게 이불을 짓씹으며 울었습니다.

13년넘는 세월이 지났지만 그때의 느낌은 아직도 선명하네요. 뒤로 누우면 무언가 기댈것도 없이 그저 무력하게 쓰러져버려서 누운채로 그래도 손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품을 잠시나마 빌려줄 이가 있지 않을까 열심히 머리를 굴렸는데도 결국 나 자신만이 남아있더라고요. 숨을 쉴때마다 가슴이 시큰거리는 감각은 매일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아 숨을 최대한 쉬지 않으려 노력했었는데 그래도 삶에 미련은 남아 저절로 들이쉬어지고, 내쉬어지더라고요. 가끔은 TV 프로그램속 인물을 질투했습니다. 저 사람은 손을 뻗으면 닿는 사람이 있는데, 저리 울고 괜찮을거라 다독여주고 결국은 행복해지는데, 나는 그럴수없을것만같아서..., 그게 너무 부럽더라고요.

다른이들의 4계절동안 한겨울을 길게 보낸 저는, 그래도 중학교의 시작은 봄일것이리라 믿었건만 좁은 시골은 중학교도 그 아이들 그대로 올라오더군요. 초등학교시절처럼 크게 괴롭히거나 그러지는 않았지만 저는 철저히 무시당했습니다. 저는 없는 사람이였습니다. 

그때 저희 아버님께서는 저에게 이제 성적을 신경써야 할 때가 왔다고 하시더군요. 초등학교때 살기위해 발악을 하느라 저는 거의 모든 학업을 놓은지 오래였습니다. 그래도 하면 될텐데 그때는 왜그리도 싫었었는지, 아버님에게 반항아닌 반항을 하게되었습니다... 분명히 시키는대로 하는데 전혀 성적은 늘지 않고, 아버지는 돈으로 회유도 해보고 화도 내시고 제 친언니들의 이야기를 해주며 자극도 해주셨습니다. 저는, 그렇게 나에게 말하면 하실수록 그저 제가 쓰레기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저는 한순간에 이방인이 되었습니다. 학교에서도 집안에서도 그어느곳에서도 나를 필요로 하거나 나의 말을 담아두거나 내가 있어도 괜찮은 곳이 없었죠, 그래서 SNS로 눈길을 돌렸습니다. 적어도 그곳에서는 거짓을 말하던 참을 말하던 귀를 기울여주고 제가 바라던 작은 다정한 말을 해줬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공부를 하지도 않으면서 컴퓨터에 매달려있는 모습이 마음에 안드셨는지 컴퓨터를 부시고, 어머니와 싸우고, 공유기를 던져 부시고..., 이땐 저도 오기였는지 더더욱 컴퓨터에 SNS로 빠져들며 완전히 틀어져 버리는 계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이곳저곳에서 부딪히다 보니 자해도 습관적으로 하게되고..., 허벅지와 팔이 온통 상처로 가득차서 늘 긴팔과 긴바지를 입고 다녔었습니다.

저는 SNS인연이 중요해질수록, 더욱 숨어버렸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어디에다가라도 써보려 했지만 중요한이에게 걱정을 끼친다는게 정말로 싫더라고요. 이렇게 제자신을 숨기고 도망치고 멍청하게 시간을 보내다, 저는 생각을 했습니다. '죽자, 나는 어디에도 있으면 안돼는 사람이야. 내가 없어도 나른 잊는데에 시간은 얼마 안걸릴거야.' 그렇게 저는 200알이 넘는 약들을 사모아 한번에 삼켰고 그대로 병원에 실려가 살아남긴 남았습니다.

약을 한번에 삼켰단 이야기는 비밀로 붙이고, 저는 그저 스트레스로 잠깐 쓰러진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아버지도 조금 조심히 저를 대해 주셨습니다. 상황은 나아졌건만 저는 그때 이미 나 자신에게서도 이방인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여 괴로웠습니다.

그래도 기나긴 겨울 끝에 봄이 있듯, 고등학교는 아예 타지역으로 나가어서 좋은 친구들을 사귀고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습니다.

이미 부모님에게 많은 부담을 가했던 나자신이기에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하여 독립을 했습니다. 직업이란 그저 저에게는 돈을 벌 수단 그것뿐이였으나 부모님은 아니였나봅니다. 일을 그만 두고 잠시 집으로 내려오라 하여 저는 순응한채 지금은 백수인 상태로 집에서 쉬고있습니다. 쉬고 있는동안 무언갈 해야지 하는 막연한 생각은 있는데 막상 움직여지지 않더라고요.

저에게 늘 부모님은 저에게 물어보십니다. "너는 무엇을 하고 싶으니? 우리가 뭐든 지원해줄게." 저는, 이 말에 대답을 하지 못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저를 버리고 살아왔습니다. 제 목소리는 허공에 흩날려 보내고, 눈물은 나무뿌리 아래로 흘려 보냈습니다. 아직도 주기적으로 죽음을 꿈꾸며 잠에 들땐 내일 일어나지 못하는 상상을 하며 잡니다.

이렇게 살아남아도 괜찮은걸까요? 다들 어디론가 가고, 제 자리를 찾고있는데 저는 아직도 찾지 못했습니다. 길지만은 않지만 짧지도 않은 인생동안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되지 못할것같습니다. 그럼에도 제 부모님은 제 행복을 빌어주며 무언갈 하길 종용하고 있죠.더 세월이 지나가기 전에 다시 독립을 해야하는데 무얼 해야할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저는, 가치있는 사람이 될 자신이 없습니다. 병원도 가고 상담도 해봤지만 괜찮아지지 않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길디 긴 이야기,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정말로 감사합니다. 만약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의 지금은 봄이 되었길, 아직 진행중인 사람이 있다면 꽃샘추위가 어서 지나가고 만연한 벚꽃을 맞이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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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바람에 마음이 흔들려서 주저리 써놓은 글인데, 연고도 없는 저를 응원해주시고 조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정신과는 이미 다니고 있습니다! 다만 차도가 없어 바람이 스치우면 마음이 작은 먼지같은 생각들에 뒤덮이게되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답글을 남겨주셔서 하나하나 답을 못해드려 죄송합니다.

저와 같은 일을 겪었었다며 고개를 끄덕여주신 분과,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신 분, 그리고 한참 연장자의 입장에서 말씀해주시고 저의 어머니의 입장에서 말씀해주신 분 전부 다 읽고 감사히 여기고 있습니다. 만약 자신이 못나보인다면 그때 그 글을 쓴자가 나 덕분에 작게나마 웃을수있었노라,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기억해주세요.

저에게 글을 잘쓴다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저는 늘 저의 문장에 만족한 적이 없어 올릴때도 과연, 내 글이 어디로 흘러갈까 이대로 그냥 묻히겠거니 하고 내버려뒀었거든요.모순적이게도, 어제의 죽음을 꿈꾼다 말한다 저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난 뒤 일하면서 제일 먼저 한게 노후 대비입니다 ㅎㅎ... 연금 ,보험, 저축 꾸준히 살아갈 길을 놓고 있습니다. 신데렐라를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이 이야기를 어디엔가 풀어놓고 싶었을 뿐입니다.

 부모님에게 말을 해보시라고 하셨지만......, 아직은 저의 부모님에게 어떻게 말해야 아팠던 시절을 아프지 않게 전달할수있을까 고민이 많아 말을 못하고있습니다..., 이제 제 진로를 다시 정하고 취업준비를 해야하니 다른것에 신경을 더 쓰고 싶지 않은 마음도 반쯤 있습니다. ㅎㅎ

다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오늘 새벽바람은 따스할것같네요.


추천수61
반대수5
베플ㅇㅅㅇ|2021.11.04 11:34
글을 읽으니 속이 꽉 찬 사람인데 왜그리 허망해하나요... 그저 읽으면서 꼭 한번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쓰니와 같은 그 시절을 겪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는 직업을 가져보는건 어떠세요? 남들이 어른이라는 나이를 먹은 마흔된 저도 때때로는 어린아이 같이 길을 잃을때가 있답니다. 아픈 기억들은 과거예요. 이제 새로운 미래는 스스로 만들 수 있어요. 잊지는 못하더라도 과거의 굴레에 스스로 갇혀있지말고 한발만 나와요. 이렇게 얼굴한번 본 적 없는 누군가도 당신을 응원합니다.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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