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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함께 한 소망이에게

리미뉴 |2021.11.08 02:09
조회 133 |추천 4


언젠가는 당연히 닥쳐 올 일이란 걸 알았지만 그게 지금일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너가 몸이 안 좋은 건 알았지만 그게 지금일거라는것조차 상상하지 못했다
16년 전 젖 떼자마자 우리집에 온 너가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웠다
쪼매낳고 귀여운 너가 마냥 좋았고
학교마치고 돌아오면 내 방까지 쫄레쫄레 좇아오는 너가 당연했고
그렇게 5년,10년 내가 학생때도, 성인이 되어서도, 목줄없이 동네 산책을 나가도 다른곳에 눈길 한번 안주고 그저 우리만 따라오는, 우리밖에 모르는 강아지였던 너가 당연했다
중성화수술을 하지않아 자궁수술을 하던 날 부쩍 야윈 너가 너무 안쓰러웠고 혹시나 잘못될까 걱정했지만 빠르게 회복해나가는 모습을 보고 다행이다 싶었다
그렇게 2년 반
어느 날 계속 한 방향으로만 집안을 도는 너를 발견했고 새벽마다 잠이깨서 집안을 배회하던 너를 보고 알겠더라
치매가 왔구나,,
그리고 몇 주 후 다리를 절고, 넘어지면 일어나지를 못하더니 결국엔 잘 걷지도 못하는 지경까지 와선, 몇날 며칠 식음을 전폐하고 온 가족이 다 자는 새벽마다 일으켜달라고 앓는소리를 내길래
처음엔 ‘왜저럴까,,’
며칠 지나니 새벽마다 깨는것도 너무 힘들어서 내 눈도 못 뜬 채로 제발 혼자서 일어났으면 싶다가 차라리 무지개다리 건너는게 덜 아플거란 생각도 감히 했다
그런데 니가 정말 무지개다리를 건너버렸다
딱딱해진 니 몸을 만지던 내 손끝의 촉감이 잊혀지지 않아
물이라도 마시면 괜찮을까 싶어 설탕물을 입에 넣어주던 그 순간에 너무 처절하게도 간절했다
오늘은 푹 잘 수 있을까 걱정하던 어제 이시간으로 돌아가고싶다
그냥 뜬 눈으로 밤을 새더라도 니 옆에 있어줄걸 그랬다
주변에선 니가 내 반려견이었어서 행복했을거라고 하는데
난 그 말에 동의할 수 없더라
과연 너가 정말 행복했을까?
그 유명한 말처럼 내가 죽고나면 너가 정말 무지개다리 건너편에서 나를 마중나와줄까?

장례 치르러 가는 길 아침 하늘을 보니 날씨가 정말 좋더라
그래도 정말 다행이야
너가 가는 길 어둡지않고 춥지않고 너무 맑은 날이었어서
절대 잊지못할 내 소망아
우리집에 와줘서 너무 고맙고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무지개다리 건너편에선 아프지말어라 사랑해!❤️


추천수4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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