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는 괜히 찾아왔나싶은 마음에 쯧하고 혀를차며 등을 돌렸다. 자꾸 그를 놓치는 바람에 이번에는 에라모르겠다하고 일을 저질렀다.
(-): 이자벨…!
리바이는 내 곁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이자벨을 어떻게 아냐는 말에 그저 친구라고 둘러댔다. 리바이에게 안겼을 때 잠시지만 그의 과거가 머리속을 스쳐갔다.
지하도시에서 케니에게 칼부림을 배우던 때부터 팔런과 이자벨을 잃었을 때 눈물을 흘리던 모습까지 내가 사랑했던 남자의 모습이 분명했다.
그에게는 잔인하겠지만 이자벨을 이용하기로했다. 리바이를 흔들 수 있는 약점은 그들이 전부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
(-): 이자벨이 조사병단에 들어간다는 얘기만 전해듣고 찾아왔는데 병장님만 보여서… 그래서 찾았어요.
이자벨이 죽었다는 사실은 알았기에 거짓말을 하는 내내 목소리는 떨렸고 시선도 바닥만을 향했다. 리바이는 눈치가 빠른 편이었지만 이자벨의 친구라는 말에 충격을 받은건지 내 말에 그리 집중하지 않았다.
리바이: 따라와라. 들어가서 얘기하지.
리바이의 집무실은 예상대로 깔끔했고 서류들만 가득 쌓여있었다.
리바이: 그 녀석한테 친구가있다는 얘기는 못 들었는데… 지하도시 출신인가.
(-): 지하도시 출신은 아닌데…가끔 이자벨을 만나러갔어어요.
리바이: 그 녀석과는 어떻게 아는 사이냐.
(-): 어릴 때 가끔 궁금해서 지하도시에 내려간 적이있는데 우연히… 우연히 만났어요.
리바이: 많이 친했던가…
(-): 음… 아마도요…?
리바이: 이자벨은… 죽었다. 미안하다. 니 친구를 지켜주지 못 한것은 내 잘못이다.
(-): 아아… 근데 병장님은 이 쓴거를 어떻게 이렇게 잘 드세요??
리바이: … 넌 이자벨이 죽었다는데. 아무렇지 않은거냐?
리바이는 말 할때마다 아른거리는 이자벨의 마지막을 떠올리며 나에게 사과했다. 얼마나 친했으면 병단까지 찾아왔을까싶은 마음에 한껏 주늑들어했다.
반면에 나에게 이자벨이 죽었다는 사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있단 사실이었기에 놀랍지못했다. 그래도 그의 앞에서는 놀란 기색을 냈어야하는데 리바이가 우려준 홍차의 맛에 더 놀라버렸다.
(-): 슬프긴한데… 어차피 일어났어야하는. 아니. 어쩌면 덕분에 병장님이 뭔가 느끼게되는 계기가 됐을지도 모른다생각하면 오히려 잘 된걸지도…
리바이 자신 조차도 이자벨의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내가 이자벨의 죽음에 덤덤하게 보이는 반응은 분노와 의심을 불러일으켰다.
리바이: 칫… 내가 뭘 믿고 너와 이런 얘기를 해야하지. 니가 이자벨의 친구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니가 진짜 이자벨의 친구라면 뭐든 얘기해봐라. 좋아하는 음식이라던지 색깔이라던지.
(-): 음식이나 색깔. 뭐 이런건 안나왔던거같은데. 대신에 이자벨은 동물좋아하고… 또 병장님이 구해주셔서 같이 살게된거고… 아아. 팔런이라는 애도 같이 살았는데 걔 친구가 다리가아팠던가… 그래서 뭐 되게 신경써준거같은데…
리바이는 이자벨이라는 이름에 처음보는 여자를 흔쾌히 자신의 집무실에 들인 것은 후회했다. 본인이 미친 것인가까지 생각했지만 지하도시 시절 자신들의 이야기를 술술 얘기해내는 나를 보고 경계를 풀었다.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과거를 생각하며 리바이는 또 다시 죄책감을 느끼고있었다.
(-): 괜찮…아요?
리바이가 이자벨과 팔런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먹먹해졌다. 어떻게든 그를 달래주고 싶은 마음에 서툴지만 그의 곁으로 다가가 품에 안기게했다. 그리고 지친 리바이에게 가장 위로가 될 말을 알고있었다.
(-): 원래 모든 선택에는 후회가 남잖아요. 병장님 선택이니까… 또 팔런과 이자벨 모두의 선택이었으니까 후회하지않기로해요. 이자벨고 팔런도 이런 병장님 모습 원치 않을거에요.
리바이는 나의 품 속에 조용히 안겨있었다. 처음에는 가만히 굳어있었지만 내가 얘기를 할 수록 위로가 되었는지 내 어깨에 기댔다. 눈을 감고있었지만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을 보며 리바이의 울컥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오히려 리바이는 눈물을 잘 참았지만 달래주던 내가 리바이의 등을 끌어안고 울었다. 리바이라는 한 사람의 인생이 너무 가련했고 그런 남자를 사랑할 수있고 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애틋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