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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의 사생활(32화)>



- 리바이의 사생활(32화) -


















포르코는 갑자기 나타난 거구의 남자의 입에서

여주의 이름이 튀어나오자 당황했다.

선생님을 미행해온 이 마레 남자는 대체 누구야?

문득 드는 생각은 몇 시간 전 선생님이 말해준... 이혼.

설마 전남편이라고? 에이.

어울리지도 않는다.

곰처럼 큰 덩치의 이 남자가? 말도 안돼.







 "이봐, 물어보기 전에 자기 소개가 먼저 아닌가?"

 "흠. 까다로운 꼬마네. 말해주기 싫으면 관둬."





남자는 말을 마치고는 더 볼 일 없다는 듯 여주가 사라진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포르코가 본능적으로 남자의 소맷부리를 잡았다.





 "선생님하고 무슨 상관이야? 혹시 전남편이야?"

 "허. 뭐야. 그런 것도 알아? 친한 사인가봐?"

 "나름. 전남편보단 가까울걸."

 "하. 하하하하! 한 방 먹었네. 그래, 전남편 맞는데?"

 "이혼했음 끝이지 왜 쫓아다녀?"

 "남이사."

 "뭔가 구리는 게 있으니까 앞에 나서진 못하고
  음침하게 뒤나 밟고 있겠구나 싶어서 말이야.
  내가 그 정도 상관할 사이는 되거든."

 "까불지 마. 사귀는 남자 따로 있는 거 다 알아."

 "...... 애인 있는 거 알면서 왜 구질구질하게 전처 꽁무니
  쫓아다니는데? 이혼했으면 남남인데 그만 신경 꺼."

 "야, 너야말로 신경 꺼.
  보아하니 애인도 아닌데 새파랗게 어린 게 왜 자꾸
  간섭하는 거야? 너 여주 좋아하는가본데. 꿈 깨."





라이너가 잡힌 소매를 거칠게 뿌리치며 내뱉었다.

분했지만 틀린 말이 아니라 포르코는 씩씩거리면서도

라이너의 뒷모습을 볼 수밖에 없었다.

라이너는 짜증나는 듯 한숨을 쉬고는 여주가 사라진

방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포르코를 힐끔 노려보며 

반대방향으로 사라졌다.





                                  * * *






전남편이 자기 뒤를 밟고 있는 줄은 까맣게 모르는 채

여주는 리바이의 사무실애 당도했다.

1층 입구를 지나 몇몇 낯이 익은 직원들과 목례를 하며

2층에 올라갔다. 똑똑.

리바이의 집무실 문 앞에서 노크를 하는데 아무런

대답이 없다. 나갔나? 이상하네.

손잡이를 살짝 돌려 문을 열어보니 리바이가 책상에

엎드려 있다. 

헉... 자고 있었어.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얼굴에 달라붙어 있고

머리카락 만큼이나 흐트러진 서류들도 책상에 뒤죽박죽

엉망이었다.

그렇게 깔끔떠는 사람이 왠일로 이렇게 흐트러져 있담.

여주는 리바이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리바이가 눈을 가늘게 뜨고 여주의 얼굴을 보고는

다시 눈을 감았다.





 "피곤한가봐요. 오늘은 오지 말걸."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긴. 나 보고 싶었잖아. 아냐?"

 "몰라요. 점심은 먹었어요? 또 거른 거 같은데."

 "응. 생각이 없어서. 대신 저녁 빨리 먹자."

 "식습관이 너무 불규칙해요. 건강에 나쁜데."

 "전엔 더 심했어."

 "그거 자랑 아닌 거 알죠?"

 "잔소리 할 거면 결혼하고 해."

 "뭐래 정말."





여주가 리바이를 때리는 시늉을 하자 리바이가 낄낄

웃는다.

그리고 책상에서 천천히 일어난다.

여주의 손을 잡고 입가에 문지른다.





 "오전에는 뭐했어? 푹 잤나?"

 "어... 네. 당신은?"

 "어제... 지하도시에 내려갔었다.
  올 봄에 영구폐쇄 예정이거든.
  범죄자나 정신이상자가 남아 있을 수 있어서...
  지상 출신 수색대론 한계가 있어서 내가 함께 갔었어."

 "헉... 위험하지 않아요 거기?"

 "네가 그럴까봐 미리 말 안했지."





리바이가 여주를 당겨 자신의 무릎에 앉히고는

여주의 턱을 당겨 키스를 한다.





 "으응... 누구 오면 어떡하려구..."

 "그만 할까 그럼?"

 "... 아까 들어올 때 문 잠구고 왔어요."

 "이런..."





리바이가 한 방 먹었다는 듯이 씨익 웃었다.

아침점심을 내리 굶어서 허기가 졌는데

정작 배가 고팠던 건 위장이 아니었을까?

여주에게 입을 맞추며 허기를 채우는 그였다.





                                  * * *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다듬는 여주의 등 뒤에 선 리바이는

여주의 머리를 고정한 헤어핀을 톡 하고 오픈했다.

갑자기 머리가 치렁치렁 흘러내리자 깜짝 놀란 여주가

뒤를 돌아보았다.





 "나는 너 머리 풀은 모습이 좋다."

 "어머."

 "대신 딴놈들 앞에선 절대 풀지 마. 나만 보여줘.
  알았지?"

 "ㅋㅋ 평소에는 걸리적거려서 풀고 있으라고 해도
  틀어올리는걸요. 수업할 때도 불편하구요."

 "음. 약속해."

 "아이 참... 알았어요."





여주가 웃으며 리바이의 뺨에 쪽 하고 뽀뽀를 하자,

리바이가 그대로 고개를 돌려 키스로 화답했다.





 "아이... 그만..."

 "아아... 그럼 2차는 집에서 하지."





리바이가 멋적게 웃으며 셔츠의 단추를 채웠다.





 "아까 말하다 만 게 있는데. 실은 어제 지하도시 수색을
  하고 나오던 길에 발견한 게 있어."

 "뭔데요?"

 "집에 가서 보여줄게.
   어제 모리스 부인에게 부탁해서 장을 잔뜩 봐놨으니까,
   내일 저녁까지 먹고 가야 돼.
   나 혼자 못먹는다."

 "내가 돼진줄 아나봐."

 "잘 먹어서 보기 좋아. 비쩍 마른 것보다 더 예뻐."





리바이가 여주의 뺨을 살짝 꼬집었다.

여주가 리바이를 째려보며 화난 척을 했다.





 "서류정리는요? 나랑 같이 해요. 조금 하고 가요."

 "아니, 빨리 가고 싶다."

 "왜요?"

 "배가 고파서."





                                    * * *





 "꺄아~ 이게 누구야~!"





여주는 리바이의 집 현관문 앞에 누워 있던 털복숭이를

보고 소리를 질렀다.

북슬북슬한 털을 가진 녀석이 달려와 꼬리를 흔들었다.





 "어제 지하도시에서 데려왔어. 주인이 버리고 갔나봐."

 "저런, 불쌍해라... 그래서요? 당신이 키우게요?"

 "고민 중이야. 네 생각은 어때?"

 "당신 집이니까 내가 뭐라 할 순 없지만...
  너무 예쁜데요. 저는 마음에 들어요. 이름은 뭐에요?"

 "네가 지어줘."

 "정말요? 그럼... 펠릭스요. 행운 이라는 뜻이에요."

 "음. 지하도시에서 매몰당할 뻔 한 걸 데리고 왔으니
  어울리는 이름이네. 그걸로 하지."

 "근데 여자에요 남자에요?"

 "아니, 그것도 모르고 이름을 지었어? 수컷이야."

 "네 주인은 세상 까칠하단다. 비위 잘 맞춰드리렴."





일부러 들으라는 듯이 여주가 큰 소리로 펠릭스에게

말하면서 강아지의 귀와 목을 쓰다듬었다.

펠릭스가 말귀를 알아듣기라도 한 듯 왕! 하고 한 번

짖었다.


집 안으로 들어온 여주가 코트를 벗고 자연스럽게

주방으로 향하는데, 리바이가 의아한 듯 불러 세웠다.





 "주방엔 왜?"

 "어... 저녁에 뭐 할 건지 좀 보려고요?"

 "내가 만들 거야. 이제 네 신데 뭘 벌써부터 신경 써.
  혹시 또 배고파?"

 "헉... 아까 리바이 씨가 배고프다고 했거든요.
  뭐... 저도 조금? ㅋㅋ"

 "음... 잘 먹어서 이쁘긴 한데..."

 "그런데?"

 "나보다 찌지만 마. ㅎㅎ"

 "헉~! 리바이 씨는 다 근육이잖아요!
  애초에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구요!"

 "아 그래 알았어... 그리고 한 가지 더 보여줄게 있어.
  서재로 갈까?"





리바이가 서재 문을 열고 여주에게 앞장서게 했다.

책상 옆 보조 테이블 위에 어디서 많이 본 물건이 하나

놓여 있었다.





 "어...! 저거! 혹시...! 그러죠! 음악 나오는 상자!"

 "정확히는 축음기라고 한다."

 "네, 맞아요, 그거! 우리 지난 주에 박람회에서 본 거!
   근데 저게 어떻게 여기 있어요? 설마... 샀어요??"

 "나 급여 그렇게 높진 않다."

 "그럼요?"

 "사정이 좀 생겨서 한 달 정도 맡게 됐어.
  시즈루 국 왕녀가 특별히 부탁했다.
  그 왕녀는 땅울림 전부터 파라디와 교역을 주도하던
  여잔데 그 인연으로 내가 보관하게 된 거야."

 "왕녀...? 인연이요?"

 "... 쿡...! 설마 질투해?"

 "아니 뭐... 그렇다기 보단..."

 "그녀는 50대 후반이야."

 "아...!"





여주가 안심한듯 표정이 환해지자 귀엽다는 듯 리바이가

여주의 뺨에 뽀뽀했다.

애정표현이 잦은 것이 좋긴 한데,

시도때도 없을까봐 걱정이라면 걱정.





 "음악 틀어줄까?"

 "고장이라도 나면요?"

 "버튼 누르는 걸로 고장나면 박람회까지 어떻게 갖고
  왔겠어. 기다려봐."





리바이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무언가를 작동시키자

둔탁한 찢는 소리가 나나 싶더니 순간 감미로운 춤곡이

나팔꽃처럼 생긴 관을 통해 은은하게 흘러나왔다.





 "우와... 연주자가 이 방 안에 있는 것 같아요!
  저 이 곡, 마레에서 들어본 적 있어요.
  어쩜 좋아... 아..."





여주가 감탄을 연발하며 소녀처럼 두 손을 모아 잡고

방방 뛰자 리바이가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저래 좋은가.



 "이 악기 이름이 뭔지 알아요?
  이건 피아노 라는 건데요, 당신 책상보다 더 큰
  책상에 수백 개의 건반이 쇠줄에 달려 있어서,
  건반을 두드리면 쇠줄을 튕기면서 소리가 울려요.
  건반은 검정색과 흰색인데,
  세상 모든 곡을 연주할 수 있어요.
  건반과 책상은 나무로 되어... 읍"





재잘재잘 설명하던 여주의 입에 리바이의 입술이 덮친다.

네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미칠 것 같다.

하루 종일 네 생각이 나서,

내 온 몸에 전기가 찌르르 흐르는 것처럼 자극이 되어서,

견디기 힘들어진단 말이다.

여주의 두 뺨을 움켜쥔 채 리바이가 한동안 꼼짝 않고

있다가, 천천히 입을 뗀다.

여주가 반짝이는 큰 눈으로 자신에게 온전히 초점을

맞춘 채 미소를 짓고 있다.

그 미소는 너무도 화사하고 사랑스러워서,

리바이는 눈이 부신 것처럼 눈을 가느다랗게 뜬다.

여주가 초승달처럼 눈을 휘며 웃는다.

그리고는 포옥 안겨서 리바이의 허리를 팔로 감고

발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춤 춰 봤어요?"

 "춤? 아니?"

 "나도 잘은 못추는데... 나 따라 해봐요.
  박자 맞춰서 움직이면 돼요.
  스탭 꼬이지 않게 조심."





여주가 리바이를 밀었다가 당겼다가 하면서 춤을

시작한다.

뻣뻣한 리바이는 멋적기도 하고 뻘쭘하기도 해서

그만두려고 해보지만 여주가 웃는 얼굴로 협박을 해대는

바람에 그만 두 손 들고 만다.





 "아이 참, 거기서는 이렇게~ 골반에 힘 너무 줬다~!"





여주가 타박을 하자 머쓱해진 리바이.

괜히 음악 틀어줬군.

리바이가 입을 삐죽이며 나름 성의를 보이려고 하는데

리바이의 다리가 자꾸 꼬인다.

그러더니 아차 싶은 순간 여주의 발을 밟으며

스탭이 엉켜 중심을 잃고 그대로 두 사람은 넘어진다.

크게 다치지 않도록 얼른 여주를 받쳐 냈지만

어쨌든 서재 카페트 위로 넘어진 둘.





 "아야야."

 "괜찮아?"

 "네... 난 안다쳤는데 자기 괜찮아요?"

 "아?"

 "괜찮냐고요. 나 팔로 안았잖아요."

 "아니, 그 전에 뭐라 그랬어?"

 "?? 나는 안다쳤다고..."

 "아니 그거 말고."

 "응? .......아..."

 "다시 불러 봐."

 "어... 왜 그래요, 닭살돋게..."

 "내가 시킨 거 아니잖아? 니가 먼저 불렀지. 어서.
  다시 불러 봐. 뭐라고?"

 "아... 진짜... 자...기...?"

 "한 번 더 불러 봐."

 "자.기!"





갑자기 리바이가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고개를 휙 돌리고

웃음을 참는다. 끅끅거리며.

리바이가 자기를 놀린다고 생각한 여주가 아래에 누워

리바이를 밀치려는데, 

리바이가 어기적거리며 일어나 여주 위에 두 팔로

바닥을 짚어 엎드린 자세로 여주를 빤히 내려다본다.





 "왜, 왜 그런 눈으로 봐요?"

 "내 눈이 어때서?"

 "......."

 "응? 내 눈이 어떤데. 말해 봐."

 "... 해요..."



❤ 다음주 수능이구나. 고3병사들 화이팅!

❤ ㄴㅇㅌ가 워낙 잘 썰어서 단어를 좀 신경쓰고 있어.
특정 단어를 쓰면 썰릴 위험이 커서...
원문과 큰 차이는 없지만 원문은 ㅍㅌ 참조

❤ 내가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데...
이야기의 흐름상 두 남녀가 좀 많이 가까워져야 해서
앞으로 꾸금이 좀 자주 나올 거야.
그리고 꾸금까진 아니어도 수위가 약간 있을 수 있어서
ㄴㅇㅌ에서는 단어를 바꾸거나 몇 줄 삭제하거나 해야 할 일이 생길 수 있는데 원문이랑 바뀌게 되면
지금처럼 글 맨 끝에 알려놓을게.

❤ 내가 ㄴㅇㅌ에는 소제목을 안다는데 ㅍㅌ엔 달거든.
내일 33화의 원제는 "5중주 공연" 이고 내용을 보면
제목이 왜 그런지 이해하게 될 거야.
내일은 꾸금이라 밤 9시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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