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날 버리고 간 거냐!!!!!내가 널 얼마나..”
처절한 외침은 그가 흐느껴 울기 시작하면서 끝났다. 그의 모습에 그곳에 있던 신병들, 기존 병사들, 간부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놀라 벙찐 상태로 리바이와 그녀를 쳐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제일 놀란 건 그녀다. 그녀는 이번에 조사병단에 새로 들어온 신병이다. 환영회를 위해 모인 장소에서, 인류최강이 아니 그 전에 이제 자기의 상관이 될 사람이 자신의 손목을 꽉 붙잡으면서 소리치는데 어찌 놀라지 않을 수가 있는가?
근데.. 날 바라보고 있는 두 눈이 슬퍼보이는 건 기분탓일까? 아님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것일까?
이 손아귀에서 벗어나야 하는 걸 알지만, 이 사람의 눈을 본 순간 왜인지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
이 중 엘빈만이 이성을 차리고 리바이와 그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리바이가 잡고 있는 그녀의 손목을 천천히 놔주면서 “리바이”라고 그의 두 어깨를 잡으며 부른다.
엘빈의 부름에 다시 정신을 차린 리바이는 손등으로 대충 눈물을 닦으며 그녀와 지금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을 눈동자를 굴려가며 본다.
‘내가 지금 무슨 행동을..’
그리고는 자신의 손에 남아있는 그녀의 온기에 자신의 손바닥과 벌겋게 부어오른 그녀의 손목을 번갈아봤다. 그러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을 천천히 살피는데 많이 놀랐는지 눈을 껌벅이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리바이는 잠시 고민을 했다. 내가 지금 여기서 그녀에게 뭐라고 변명을 하며 사과를 해야할지..
‘아.. 헤어진 여자친구랑 많이 닮았네..’
아님
‘형제가 어떻게 돼?’
그 무엇도 자기의 미친짓을 설명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엘빈은 리바이가 곤란해하고 있다는걸 알고 자신이 나서기로 한다. 우선 그녀의 마음을 달래주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리바이가 잠시 착각을 한 모양이다. 많이 놀랐을텐데 내가 대신 사과하마.”
그녀는 엘빈과 리바이를 번갈아보다가 살짝 미소를 머금으며 말한다.
“착각이라.. 아는 분이랑 저랑 많이 닮았나봐요..ㅎㅎ괜찮으니 신경쓰지 마세요.”
그녀는 성격이 좋은 건지 이해심이 넓은 건지 부어오른 손목을 매만지며 약간 리바이의 눈치를 살핀다.
리바이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 더 미치는 줄 알았다.
어째서 목소리까지 닮은거냐.. 형제는 없다고 들었는데.. 잃어버린 가족이라도 되는 거냐..
생각의 소용돌이가 리바이를 지배했다.
하지만 그녀를 더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억누르며 말했다.
“나의 무례를 용서해줘서 고맙다... 아 그리고 손목은.. 지금 당장 의무실가서 치료 받는 게 좋겠다. 미안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그의 사과가 진심인 것 같았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측은한 마음이 들면서도 이상하게 호기심도 함께 생기는 것 같았다.
“네, 근데 의무실이 어딨나요? 제가 오늘 처음 와서..”
리바이는 자신을 응시하는 그녀의 말에 깜짝 놀라 잠시 멍을 때렸다.
그 모습을 본 그녀는 리바이가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 것 같아 더 확실하게 리바이에게 전달했다.
“어딘지 알려줄 수 있어요..? ”
“아.. 내가 말이냐?”
“네!”
“너만 괜찮다면.. 그래 가자..”
뒷일은 든든한 엘빈에게 맡긴 채 리바이는 앞장 서서 천천히 걸어갔고, 그녀는 엘빈에게 가볍게 인사를 한 후 손목을 만지작거리며 리바이를 따라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