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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세상물정을 너무 모르나요?

쓰니 |2021.12.13 20:11
조회 174 |추천 0
안녕하세요.
정말 조언을 듣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글이 깁니다. 죄송합니다.

12살, 학기 초에 따돌림을 당해서 다른 학교로 전학갔습니다. 트라우마가 생긴 채로.

중학교 때 트라우마가 있었지만 나름 어찌어찌해서 잘 지냈습니다.

경기도의 작은 지방이고 중학교도 얼마없고 고등학교도 얼마없고 그러다보니 건너건너 전부 다 아는 사입니다.
저는 저를 따돌린 애들이 보기 싫고 그 애들이 저에 대한 소문을 들었을 때 잘 사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타지역의 특목고에 들어갈려고 했었습니다.
죽도록 공부했습니다.
2학기 기말고사 때 실수를 해서 지원하질 못 했습니다.
집 근처 고등학교에 다니면 가해자를 만날게 뻔해서 좀 떨어져 있긴 해도 높은 일반고에 들어갔습니다.
그 애들이 올 확률이 낮았거든요.


고등학교 첫 날, 가해자를 만났습니다. 심지어 옆반입니다. 그 애는 다른 애들에게 휘둘려 가해자가 된 거였지만 그래도 싫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적응하질 못 했습니다.
초중학교 때 트라우마가 나아진 줄 알았는데 다시 나타났습니다.
애들이 저에 대해 수군거리고, 저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무서웠습니다. 죽고 싶었습니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부모님에게 말해 상담을 받았습니다.
상담사가 좋지 않았습니다.
내가 너 같은 애들 한 두번 만나는 것 같냐, 별거 아니다, 할 수 있다, 이겨낼 수 있다. 등등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정확히 2번 받고 부모님이 관두자고 해서 관뒀습니다. 후에 이야길 들어보니 제가 괜찮은 줄 알고 그랬답니다.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고 싶었습니다.

첫 시험, 성적이 너무 안좋았습니다. 제가 힘들어하는 모습 보시고는 어머니께서 너가 하고 싶은 걸 해라. 하고 싶은 걸 해서 그 결과물을 보여준다면 공부 안해도된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정 힘들면 국,영,수만이라도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름방학이 지나고, 저는 부모님 말씀 중 하나도 이루지 못 했고
어머니께서 이제 저를 직접 케어하시며 성적을 관리하셨습니다.
5년 다닌 영어학원을 관두고 학교 근처 영어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저랑 같은 학교, 옆 반 이젠 심지어 같은 영어학원입니다. 다니기 싫습니다.
수학도 새로이 과외를 받으며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스트레스였습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고, 학교를 적응하지 못 하고, 친구도 별로 없고.
선생님들은 저희가 공부하는 기계인 것처럼 말씀하십니다.

너무 싫었습니다. 나는 사람인데 고등학생이 되니까 공부하는 기계인 것 처럼 세상이 말하고.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빡세게 공부할거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공부를 하자고요.
미국 유학을 알아봤습니다.

프로그램을 통해서 유학을 갈려고 했습니다.
중학교 성적은 괜찮은데 고등학교 성적이 너무 안괜찮았습니다.
다른 방법인 제가 직접 미국 학교를 알아봤습니다.
유학비, 성적, 장학금, 비자 등등 전부 혼자 알아봤습니다. 제가 원하는 고등학교에 메일을 넣어서 알아보기도 했습니다.

부모님에게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준비한 것들을 보여드리기도 전에
아버지께서는 지금 이 성적으론 보내주지 못한다.
어머니께선 정신차려라
울면서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그래. 성적이 너무 안좋아. 우리 집이 유학할 형편이 안 될 수 있어.
생각해보니 제가 너무 세상물정을 모르고 자란 것 같았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한달뒤면 모의고사에 중간고사인데 저는 아직 1학기 진도를 못 끝냈습니다.
진도를 끝내야 2학기 공부를 시작할 수 있는데.
마음이 흐트러졌습니다. 의욕을 잃었습니다.


여전히 학교가 무섭습니다.
새로 사귄 친구는 옆 반에랑만 지냅니다. 쉬는 시간에 말을 걸려해도 옆 반에 갑니다.
조회시간, 점심시간, 하교 시간에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너무 상처를 받아 '너는 왜 걔랑만 놀아?'라고 했더니
자기는 그 애랑 영혼이라며 4년동안 붙어다녀서 걔랑만 있어야한답니다. 그 애도 똑같이 말했습니다.
연을 끊으려 했습니다.
선톡도 필요할 때 빼고 안했습니다.
이 정도면 눈치챌 줄 알았는데 눈치릉 못 챘습니다.
그렇다고 연을 끊으면 반에서 저 혼자되고, 친구가 없는 걸 알면 부모님이 걱정하실 것 같아 적당히 선늘 두며 지내고 있습니다.

한 땐 저를 괴롭혔지만 초등학교 때 일이었고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니,
다시 그 애랑 친하게 지내고 싶어졌습니다.
다가가니 그 애는 저를 반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그만뒀습니다.

초등학교, 전학 간 학교에서 첫사랑이 생겼습니다.
고백을 했지만 차였습니다.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계속 연락을 하고, 절친이 되었으니까요.
그랬는데, 애인이 생겼습니다.
그 앤 제 세상이었습니다.
오글거리겠지만 저를 살아가게해준 애였습니다.
정말 며칠동안 울었습니다.
내가 노력하지 않은 결과라며 그렇게 다잡으며 생각했습니다.

후유증이 생겼습니다. 이따금씩 가슴이 답답해지고 눈물이 나옵니다.

백신을 맞고 몸이 약해졌습니다.
전에 안그랬는데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아파옵니다.
몸살이 자주 걸리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이번 학기 때 등급이 오르지 않으면 제가 사둔 책들을 전부 버리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만화책이며 소설책이며 전부 버리겠다고 하셨습니다.

아무생각이 들지 않고 알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제가 힘들 때마다 보던 책들입니다.
고등학교 올라와서 바뻐서 한 번도 읽은 적은 없지만 정말 제가 낳은 아기처럼 아낍니다.
제 첫사랑도 없어졌는데 이제 이것들마저도 사라지면 죽을 겁니다.

오늘 기말고사 첫날이었습니다. 성적이 떨어졌습니다.
국어가 40점이나 떨어졌습니다.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제가 겅부를 깨작깨작해서 생긴 결과이니까요.
어머니께서 영어, 수학만큼은 떨어지면 안된다는 말씀이 떠올럈고 영어, 수학만 공부하고 있습니다.

집에서는 공부가 도저히 안되서 스터디카페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늘 어머니께서 데리러오십니다.
저녁 늦게까지 밖에서 공부하느라 걱정되는 마음 잘 압니다.
하지만 오히려 부담이 되서 공부가 잘 안됩니다.
별 수 있나요.. 12시까지 공부하고 싶은 마음 참고 늘 8시나 9시에 집에 갑니다.

하지만 오늘 시험을 보고
그래. 스터디카페에서 공부를 덜 해서 그래.
라며 어머니탓을 했습니다.
근데 이건 어머니탓이 아니라 온전히 제 잘못입니다.

어머니, 동생들은 제가 실수만하면 넌 언제까지 그렇게 둔하게 살래? 라며 저를 혼냈니다.
상처를 받지만 제 잘못이니 그냥 넘깁니다.

평소 공부를 안하고, 늘 실수만하고, 남탓만 하는 제가 너무나 싫습니다.

살기 싫어졌습니다.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죽고 싶다는 생각만 듭니다.
최근 책상위에 커터칼을 놓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베란다에서 뛰어내리고 싶습니다.

요즘 이 생각을 자주 합니다.
죽기 전에 바다를 보고 죽고싶다.

정신과에서 진료를 받고 싶지만 치료비용이 만만치 않단걸 알고있습니다.
인타넷에선 제가 우울증이랍니다.
근데요, 학교에 가면 죽고싶다는 애들이 많습니다.
그럼 그 애들 전부 우울증인가요?
아니면 제가 그냥 아무 물정도 모르는 학생이라서 잘못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제가 정말 세상물정 모르고 자란 학생인가요.?
집 가는 길에 작성합니다. 오타가 있어도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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