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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너무 두렵다

ㅇㅇ |2021.12.14 23:43
조회 658 |추천 0
엄마 27살에 아마도 혼전 임신으로 아빠랑 1년쯤 연애하다가 결혼해서 나 낳았고,
내가 어렸을 때부터 둘이 뒤지게싸웠다 정말 징글징글 할 정도로.
문제의 원인은 거의 사소한 일에도 예민한 아빠때문이었고, 아빠는 집안물건들을 때려부쉈고, 나는 엄마가 불쌍했다.
어릴 때 충격적이었던 것들이 많이 기억난다.
엄마가 아빠랑 싸우던 도중에 죽겠다고 작은 칼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간거, 부부싸움 중 창문여는 소리가 들렸던거, 티비가 부숴지고 식탁이 깨졌던거. 어렸던 내가 엄마아빠 싸울때 울면서 현관문을 대고 싹싹빌며 제발 그만싸우게해주세요 하면서 울다가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을때 핸드폰을 발로 밟아 깨버렸던거.
아빠는 너무 무서웠고 기댈 수 있는 것은 엄마였는데 엄마는 내게 항상 '나는 다 두고 나갈거야' 라고 했다. 고작 10살 남짓했던 나는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너무 무서웠다. 이렇게 매일매일을 공포에 떨다보니 고등학교 시절무렵에는 부부싸움이 일어나거나, 그럴 것 같은 낌새만 보여도 얼굴이 창백해지고, 숨이 막히고, 심장이 너무 뛰고, 다리가 몸을 지탱하지 못하면서 서있지를 못하고, 정신을 잃겠다는 느낌이 드는 아마도 정신병이 생겼다. 한 번 싸우기 시작하면 오래 싸우셔서 이 집을 벗어날 수 없고 만약 정말 위험한 일이 생기더라도 도와즐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너무 무서웠다.

부부싸움을 하고 냉전이 이어지면 엄마랑 동생은 내방에서 생활을 했는데 내 방에 있으면서 아빠가 방 앞을 지나갈 때마다 뭘 던지지는 않을까, 혹여나 밤에 잘 때 죽여버리지는 않을까 걱정을 많이하다보니, 아빠랑 잠시 다투고 아빠가 큰소리를 내며 내방문을 두드렸을때, 침대에 앉아있던 나는 정신을 잃고 침대에서 떨어져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아빠는 내 모습을 보고 생쇼하지말라고했다.

아빠는 너무 무서워서 눈치보고, 엄마는 혹여나 엄마가 날 두고 사라지지 않을까 무서워 눈치를 봤다.


겉으로 보면 우리집은 아무 문제 없는 가정이다.
아빠는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고(그냥 직장 내에서), 엄마또한 마찬가지다. 나도 학교에서 반장을 도맡아하는 학생이다. 집도 꽤나 잘사는 편이다. 겉으로는 말이다. 그래서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아빠가 너무 무서웠지만 누구에게도 말 할 사람이 없어 엄마와 나 사이에는 비밀이 많이 생겼다.
평소에 엄마를 많이 도와준다고 생각했고, 엄마를 많이 위한다고 생각했고, 아버지가 안계셔서 아직 자라지 못한 어린 엄마 마음을 어느정도 보듬어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불쌍했고, 괜히 내가 생겨서 아빠랑 결혼해 이 삶을 사는 건 아닌가 하며 너무 미안했다.
엄마랑 애틋하다고 생각했고 이만하면 나를 좀 받아주지 않을까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엄마는 '너도 아빠 닮아가', '0씨들 사이에서 나만 죽어나', '0씨들 다 똑같아' 한다.
내년이면 20살이 되고 나도 성인이다. 엄마아빠 모두랑 연을 끊는게 방법일까
나도 살고싶다. 더이상 그 금방이라도 죽을 것같이 고통스러웠던 정신병 증세 안겪고싶다.
엄마를 이제 그만 보내줘야 할 것같다. 그럼 이제 나는 가족이 없다.
내가 문제인것 같다. 내가 생기지만 않았더라도 이런 일은 없었을거다.

+이렇게 쓴게 꼭 엄마가 나쁘다고 쓰인것같지만 엄마는 내 유일한 버팀목이자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다.
엄마가 있어서 그나마 버티고 있는거다. 어제 정말 원하던 대학에 예비번호를 받았을 때 아빠는 또다시 화를 버럭 내고 방으로 들어갔다 냉전이 또 시작됬다. 나때문에.
엄마도 많이 속상해하셨지만 나를 위로해주며 수만휘에 들어가서 같이 예비번호 빠지는 것도 보고 많이 도와주신다.
아빠는 '니 인생 니가 알아서 하고 나는 니 인생에 끼고싶지도 않아'라고 하시면서 방으로 들어가셨다. 나때문에 아빠가 또 엄마 힘들게 할 것같고 나는 재수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아빠는 '니 엄마랑 알아서 니 맘대로해 니 인생 니가 알아서 살아 나가' 하신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 정말 가슴이 답답하다못해 숨이 턱턱 막힌다. 아빠가 두렵고무섭다. 나는 아빠가 혹시나 일어나서 엄마랑 싸울까봐, 물건을 던질까봐, 길게 이야기하지못하고 정말 죄송합니다만 반복하다가 나왔다.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지금 엄마랑 동생이랑 내방에 같이 있는데 아빠가 방문앞을 지나갈 때마다, 집으로 들어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평소에도 그냥 아무일없을때도 아빠가 퇴근해서 집에 오면 오늘 화를 내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에 두려웠는데 어제처럼 그런 상태일때는 너무 무섭다.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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