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15년이 되어갑니다.
어려서부터 고생을 너무한탓에
중매반 연애반으로 만난 지금의 남편에게 결혼을 결심했죠.
돈을 잘 벌어서...
지독한 사랑도 아니었지만
썩 싫지도 않았기에 별 고민없이 결정했습니다.
시댁은 그랬어요.
선천적인 지병을 갖고 계신 시아버님,
그걸 모르고 속아서 시집온 시어머님.
그리구 2남 1녀의 장남.
부모님 잘 해주시고 별 문제 없었는데
사업에 크게 실패한뒤부터는 남편이 급속도로 변해가더군요.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나 부모로서 함량미달이더라구요.
전 가난했지만 교육열이 있는 집에서 자라서 그런지 지금도 책이 좋고...
남편은 무능력하고 병약한 아버지를 대신해서 가정의 가장노릇을 해왔고...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한다고 하나요?
남편 사업실패로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제가 느낀건
이제 남편 없어도 살겠다는거. 그리고 차라리 없었으면 좋겠다는거.
면도도 안하고 감지않아 떡진 머리로 누워서 텔레비젼 리모콘으로 하루를 보내던가
아님 술에 쩔어서 새벽에 들어 오던가...
물론 맨날 그런건 아니죠. 일을 하는 날도 있답니다.
절 만날때야 사업을 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막노동을 하고 있죠.
그치만 노는날이 더 많답니다. 일을 해도 돈은 별로 받아오지 못하고. 받고도 안주는지..
아침에 바쁘게 밥하고 차려주고...애들 학교 보내고
출근 하다 보면 어떤날은 화가 나서 견딜수가 없어요.
왜 나만 혼자 이렇게 힘들고 바쁘게 살아야 되나...
사람이 하다보면 안될때도 있고 잘될때도 있지만
이렇게 노력안하고 탱자탱자 놀때보면 부전 자전이란 생각밖에...
우리 서방님네도 동서가 벌어서 생활하거든요.
시어머님도 그렇게 살아오셨고...
전 못버는게 싫은게 아니구요.
해도 안되는건 저도 차라리 위로해주고 그런답니다.
근데 사는 모습 자체랍니다.
애들 집에 있으면 손하나 까딱 안하고 다 시키고...
누워서 다리 주물러라 어깨 두드려라...
라면 사와라 담배사와라...심부름에...애들이 정말 미칠려구 해요.
거기다가 집에서 얼마나 담배를 피워대는지 ㄱ
청소할때 거울이라도 닦으면 걸레에 노랗게 묻어나는 니코친...
이제는요, 남편 생각하면 집에 가기가 싫어요.
남편은 저희 가정에 아무 도움이 안되는거 같아요.
오히려 술주정하고 사람 힘들게 할때는
없었으면...하는 생각도 한답니다.
더 어려운 사람도 살아가는데...결혼도 이제는 지치네요.
제가 참 나쁜 사람이죠? 그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