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리닝 남자 & 치마 여자'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2> 여자친구에게 헤드락을 걸자-_-!
난 덩치가 제법 크다
탈렌트 이훈 보다 좀 더 좋다고 보면 된다
게다가 머리도 짧다
한 마디로 힘깨나 쓰고 먹어주게도 생긴 깍두기 스타일이다
가끔 검은 정장 입으면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슬금슬금 피해 다닌다
길이라도 물으라치면 ‘끼야악!’ 하고 도망가는 여자도 있다-_-;
여자친구는 덩치가 작다
키도 나하고 이십센치 이상 차이가 나고 몸무게는 무려 사십킬로 정도 차이가 난다
생긴것도 순하고 얌전하게 생겼다
태어나서 ‘놈’이나 ‘년’ 등의 상소리를 해 본 적이 없단다
(처음엔 설마 했는데 지내고 보니 정말 그렇더군)
요즘 젊은애들보다는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많은 얌전한 스타일이다
전에 쓴 글에서도 밝혔듯 추리닝만 입고 체대틱하고 거칠고 묵뚝뚝한 나와
매일 치마만 입고 예쁜 거 좋아하고 여성스럽고 작고 얌전한 여자친구는...
딱 얘기만 들어도 상당히 틀린 거 같지 않은가-_-...
원래 거칠게 놀기 좋아하고 (그것을 애정표현으로 생각하는 나는) 여자친구에게도 자주 거칠게 다가서는데...
내가 여자친구에게 가장 즐겨하는 놀이가 바로 ‘헤드락’이다
주로 백화점 등에서 자주 한다
(이유는, 남자는 여자랑 쇼핑할 때 심심하다. 심심하면 장난치고 싶어진다)
그런데 여자친구는 헤드락 걸리는 거 아주 싫어한다
# 백화점의 한 악세사리 코너
- 여자친구는 벌써 두 시간째 백화점을 구석까지 샅샅히 뒤지고 다닌다
- 옆에 따라다니는 나는 연신 하품만 한다
- 지치고 힘든데도 여전히 눈을 초롱초롱 빛내면서 구경다니는 여자친구...
- 지겨움에 지친 나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헤드락에 들어간다
나 : (여자친구의 등 뒤쪽으로 다가서면서) 한 번만 봐 줘라
여친 : (악세사리 구경에 정신 팔려서 쳐다도 안 보며) 네?
-나는 한 손으로 여자친구의 목을 잡고는 엎어치기 자세로 들어간다
-여자친구, 순식간에 공중으로 붕 들린다
-매장의 여자 점원이 놀라서 눈을 크게 뜬다
- 일단 공중에서 한 손으로 잡아 내린 다음에 다음 동작으로 허리꺾기 들어간다
- 몇 번을 반복한 다음에 잽싸게 도망친다-_-...
여자친구들의 긴 쇼핑시간에 지겨워지는 남성들은 가끔 이런 놀이 즐겨보시라
운동도 되고 스릴도 만점이다
그러나, 심각하게 삐질수도 있으니 너무 거칠게 하면 안 된다
난, 가끔 수위조절을 못 해서 여자친구 완전 삐질 때가 있다
“삐졌냐?”
“......”
“삐지지 마라”
“......”
“그만한 일로 삐지냐”
“......”
“이젠 익숙해질때도 되지 않았냐”
“......”
“헤드락... 그게 내 인생에서 이미 익숙해져버린 애정표현이다. 삐지지 마라”
“......”
한 시간 뒤...
“언제까지 말 안 할 거냐”
“......”
“헤드락 한 번 했다고 한 시간을 삐져있냐”
“......”
“내가 잘 못 했다. 이제 그만 말하자”
“정말 잘 못 한 거 알아요?”
“그래 (이야! 드디어 말을 했군!)”
“뭘 잘 못 했는데요?”
“내가 너무 거칠게 군 거 (근데 그게 왜 잘 못한 건지-_-?...)”
“그게 잘못한 거에요?”
“(잽싸게) 아니 (역시 이거 아닌가 보다...)”
“그럼 뭐 잘 못 했는데요?”
“음... 공공장소에서 헤드락 건 거”
“그거 말고는요?”
“그거 말고?... 그냥 무조건 잘 못 했지 뭐”
“오빠는 여자친구를 아낄 줄 몰라요”
“어?”
“어떻게 여자친구에게 헤드락을 할 수 있죠?”
“헤드락이랑 아끼는 거랑 무슨 상관인데?”
“전 태어나서 헤드락 같은 거 아무한테도 안 당해 봤어요”
“당연하겠지. 나 말고 누가 너한테 헤드락을 걸겠냐”
“왜 오빠만 헤드락을 걸죠?”
“나야 니가 예쁘니까 걸지”
“예쁘면 더 잘 보호해 줘야 되잖아요”
“헤드락 걸면 보호 안 해 주는 거냐?”
“오빠가 날 소중하게 대하는 것을 느끼고 싶어요”
“우아 답답하네! 헤드락 건다고 안 소중한 게 아니라니까!”
“아니에요. 소중한 사람을 그렇게 거칠게 대하지 않는다구요”
“아냐! 이건 원래 내 스타일이야! 난 소중해도 헤드락 해!”
“내 스타일은 오빠랑 틀려요”
“그렇다면 서로 적응해야지!”
“오빠가 적응하면 되잖아요”
“싫어! 난 헤드락 걸거야! 니가 적응해!”
“......”
“니가 적응하라니까!”
“......”
“야!”
“......”
아무리 ‘소리지르기’ 신공으로 나와도 ‘말 안 하기’ 신공으로 나오면 견딜 수 없다
그 뒤로 난 (눈물을 머금고) 헤드락을 자제하기 시작했다
둘 중에 한 명이 양보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그냥 내가 양보하고 말았다
그러나, 또 다른 하나는 절대 양보할 수 없었는데...
스크롤의 압박상, 그것이 무엇인지는 다음회에 얘기하도록 하겠다-_-
다음 이야기를 빨리 듣고 싶으시면 추천이나 코멘트 부탁드린다
여자친구 몰래 쓰는건데 나도 이 정도 마음의 위로는 받아야 되잖는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