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도 돈계산을 안해본적이 없다. 매순간 이건 얼마 저건 얼마 주머니에 있는 돈과 항상
머리 싸움, 지겹고 허탈하다.
갑자기 돌발상황이 생기면 멍하니 몇초간 머리굴리는 내자신도 너무싫고
30대 막 들어설때쯤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그냥 스카웃되었고 영업도 나름 잘되었다.
매일 동료, 아님 팀원들과 술자릴 가졌고 오늘에 성과 이달 마감에 대해서 정말 흥미진진하게
이야기 나누었던 시절이 있었다. 술값의 절반은 회사돈으로 절반은 영업성과금으로 매일매달
그런 생활이 마냥 지속될거라 믿었던 나 자신을 지금은 많이 후회한다.
끼니를 라면 아니면 김치와 두부 정도로 때우고 있는 지금, 몇년전까진 소고기도 물려서 못먹을
정도, 맛집아니면 먹다 숟가락 놓고 계산하고 나오던 호기도 부리고 했지만 조그만 고시원
방한가운데 누워서 한번씩 이 현실을 잊어보려 머쩍게 웃음짓게 하는 한조각에 추억이 되었다
가난이 무서운건 모든걸 송두리채 없던걸로 만드는거
집안 가득 넘처나던 웃음, 가족들과 즐거운 식사, 기다려지는 명절, 크리스마스 , 새해,
내년엔 더 나은 날을 위해 마냥 달렸던 시간들, 조직에서 인정받았던 지난날, 노력들
첨엔 얼마안있다 다시 돌아갈꺼만 같았던 그 시간들이 마치 없었던 날처럼, 현실에 너무나도
무게감있게 매일매일 좌절과 절망을 주는 시간에 추억이 되어버렸다.
잦은 다툼, 애들에 울음, 와이프에 고통 , 35살에 60평 아파트를 사고 집사람 생일날
고급승용차를 선물로 주기도 했던, 보너스가 많은달은 신세계 명품점에서 백을 사서 돌아갔던
그시간들이 너무나도 지금에 나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
대기업에서 다시 외국계 기업으로 넘어가면서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고 호기롭게 회사가
나를 몰라봐준다는 핑계와 더 높은곳을 향해야 한다는 본인의 능력과 시간이 이제 많이 지나
가고 있음을 인지못하고 뛰어든 45살에 자영업, 체 3년을 버티지 못하고 집과 자동차, 모든걸
다날리고도 빚 10억을 지고 길거리에 나앉을때, 난 사실 알고 있었지 이걸 바로잡지 못하면
모든게
다 날라갈거란걸 알았지만 매번 현실을 부정하며 또 그때처럼 모든게 술술 잘풀릴거라
나 자신에 최면을 걸며 가족들이 불구덩이 빠지는 그 순간에도 나에 실패를 인정하지못하고
한겨울 차가운 거리로 내몰렸을때 비로써 난 실패란건 받아들였지 , 오만과 내능력이 아닌
큰기업의 시스템에 성공이란걸 알았어야 했는데 너무 늦어버렸네
집이 넘어가기 몇일전 도저히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릴 용기가 없어 집에 편지 한장을
적어놓고 차를 몰고 큰대교를 달렸고 몇달전부터 봐왔던 뛰어내릴 장소로 난 차를 몰았네
몇번을 울면서 소리지르며 그 자릴 지나치고 다시 돌아서 그자릴 왕복으로 왔다갔다 하는
날 보던 요금소 아주머니에 얼굴이 아직도 기억이난다.
끝내 기름이 다 없어질때까지 울면서 뛰어내리질 못하고 그길로 가족들이 오기전
써놓았던 편지를 없애려 집으로 들어가서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다시 가족을 만났을때 와이프가 갑자기 카톡에 누가 보내준 동영상을
보여주더라
나랑 같은 다리 거기서 왠 남자가 내가 뛰어내릴려고 했던 그장소에서 몇일전 뛰었다는
다리 cctv찍혀있던 영상을 보여주는데 아무말도 못하고 화장실 샤워기 틀어놓고
목놓아 울었네 나도 저렇게 뛰었다면 지금 아무고통도 없을까..
다음날 아침 출근도 하지않고 어차피
돈받으러 올 거래처 직원들 밖에 없을테니 마지막 자금도 눈치빠른 직원이 가지고 가버렸고
정말이지 이젠 뭘 해도 안돼는 상황, 홈플러스로 아침일찍가서 번개탄을 찾아봤는데 이젠
안판다고 하네 허.. 그리고 걸려오는 와이프전화 캐피탈, 카드사, 독촉이 계속되는데 왜
송금을 안하냐.. 먼일 있는거 아니냐 했을때 그동안 복받쳤던 울음이 한꺼번에 터저나오며
나도 울고 와이프도 울고 그냥 울기만 했네, 이정도일꺼란 생각도 못하고 집사람이 괜찮다고
집팔고 정리하고 작은 빌라라도 전세로 들어가서 애들 공부시키면서 노가다라도 하면서
어떻게든 살아보자고 했지만 정리는 언감생신, 몇번의 후배들에 사기를 당하면서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또 다시 사람을 믿고 , 운을 믿고, 내 자신을 믿었던 날들 후회한다.
이젠 진짜 아무것도 없고 법적인 책임만이 남아있다는걸 받아들이게 설명할때까진 많은
머리속 영업할때 스킬도 필요가 없었다. 그냥 솔직하게 첨부터 모든걸 털어놓고
현명한 당신에게 도움을, 금전적인게 아닌 조언을 구했더라면 내가 이렇게 되는걸
당신은 두고 보지도 않았을텐데..
늦었다는걸 인정할수밖에 등신같이 가장 날 사랑하는 사람을 도대체 몇년을 속인건가.....
모든걸 다 털어놓았을때 날아온 집사람에
나의 어깨를 때리는 주먹, 첨보는 분노에 찬 그얼굴 아무것도 건질게 없이 그냥
나와야 했던 그 해 겨울
조그만 옷방에서 4식구가 그나마 겨울을 피할수 있도록 해준 처형, 애들이 잠들고 와이프가
잠들때까지 집밖을 서성이다 1층에서 불꺼진 옷방을 확인하고 매번 들어가던 처헝네
그 정자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내모습 , 언제부턴가 몸에서 냄새가 난다던 아내 ..
그래 사람이 모습에서 옷에서 이 절망, 불행, 어두움, 아무리 씻어도 안씻기는 냄새
지금 가족들과 떨어져 동생이 운영하는 작은 회사에 취직을 한지가 1년이 조금 넘었네
이 회사도 몇달전 페업을 하고 둘이서 노숙하듯이 월세 못낸 사무실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간간히 들어오는 조금남은 일 겨우겨우 해가고 있을때쯤
동생이 먼저 좀 떠나줬으면 하는 눈치를 줬지만 정말 거듭되는 실패속에 아무 자신감도 없던
난 애써 외면하며 작은일이나마 서로 나눠가지길 바랬지만 이젠 나스스로 동생의 무언에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갈곳이 없어 작은 고시원에서 하루는 택배상차, 하루는 노가다
나이는 이제 50대를 몇년 안남기고 도대체 뭘해야 이 고통을 벗어날수 있을까 고민하며
오늘도 일에 지쳐 9만원 손에 쥐고 들어와 신라면 한그릇에 집에 부처주고 남은 2만원 가지고
또 내일 일을 컴퓨터로 검색하다 넋두리 몇자 적어보네
잠들때 애들 사진보며 그리움에 웃어보다, 제발 눈뜨지말자라고 다짐하는 이중적인 날
혐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