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그리움으로 피고
최태준
언제나 그렇듯이
기다림의 연유는 아름다웠다
비워 둔 옛집의 향수
파랗게 널린 어머니의 젖무덤은
하얀 날개를 달고 태어난
꽃임 이었다
오순도순 정다운 방
파도처럼 밀려드는 은은한 향기
은밀한 속삭임들은
시나브로 찾아드는 유혹에
바람처럼 안기는 것은
그대의 간절한 기도인지
잔잔한 바람이
가슴으로부터 이는 날
그대는 나비가 되어 날고 있었다
물결이 출렁이듯이
마주 바라보고 앉은 자리에
파르르 떨리던 입술
그대 안에서
나를 잊고있었네
뿌리 깊은 사랑
비울 수 없었던 아픔으로
하얗게 이는
아주 하얗게 바래도록
익혀온 그리움에
나는 한 마리 꿀벌이 된다
그리고
너는 나를 취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