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시댁은 3형제에요. 제 남편이 둘째구요, 시동생은 아직 결혼 안했구요.
며느리는 큰동서와 저, 이렇게 둘이랍니다. 저희는 맡벌이구요.
큰동서는 전업주부시고, 시댁 가까이에 사십니다.
그래서 집안행사가 있을댄 늘 혼자서 고생하실때가 많지요.
저는 그 점이 감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그런데 이런 속마음을 잘 표현하진 못해요.
저희 시부모님은 아주 좋은분들이세요...
두 며느리에게 모두 잘해주세요. 김치며, 밑반찬도 늘 똑같이 챙겨주시고, 며느리들이 어려울땐 늘 달려와 도와주시고, 드라마에 나오는 시어머니처럼 권위도 내세우지 않으시구요...
큰동서가 한달정도 입원했을 땐, 손자를 돌보시며 큰며느리 살림을 도맡아 해주셨고, 요즘도 3개월이상 저희집에 와서 저희애 어린이집 보내시면서 제 살림을 도맡아 해주셨지요...
그리고 용돈을 드려도 잘 받지 않으시려해요. 아이까지 어린이집에 맡기면서 번돈을 당신께서 어떻게 받을수 있느냐며 억지로 드린 돈을 계좌로 돌려주신 적도 있어요.
또 번거롭고 복잡한걸 싫어하셔서 무슨일이건 적당히 편하게, 간소하게 드러나지 않게 하는걸 좋아하시죠. 그리고 늘 말조심, 행동조심 해야한다 자식들에게 당부하시고 조용하게 사는 분들이세요.
그런데 문제는 큰동서가 이런점을 못마땅해한다는 거에요... 번거로워도 갖출건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고, 제가 직장다닌다고 시어머니께서 저만 잘해준다고 생각하시는거죠...
예를 들면, 저희 시부모님은 김장할때 저한테 연락도 안하세요. 김장을 대단히 큰일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으시고, 출근하는 사람이 멀리서 애까지 데리고 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세요. 와봐야 애 보느라 일을 거들기도 어렵고, 번거롭기만 하다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제 생각에도 도움이 되기는 커녕 짐만 될거 같아 그냥 전화만 드리고 가지 않았구요. 그래서 늘 큰동서와 둘이서 하셨답니다.
물론 시부모님께선 이런 큰며느리를 대견해하고 믿음직스러워 하지죠.
사건은 얼마전 김장하는 날 벌어졌답니다.
그 날은 출근을 해야하는 토요일이었는데, 일손이 해마다 부족하니 김장하는 날 오라는 전화를 큰동서로부터 그전날 받았답니다.
하필 제 남편이 일이 너무 많아 월요일까지 제출해야 될 중요한 문서도 있고, 갈 시간이 도저히 나지 않는다더군요. 고민끝에 퇴근후 저만 애를 데리고 기차를 타고서 시댁에 갔답니다.
도착하니 김장은 한창이었고, 큰동서는 입이 많이 나와있었고, 저희 애는 엄마 안떨어진다고 울며 매달렸고, 시부모님께선 그런 절 안쓰럽게 바라보셨죠...
그리고는 김장은 거의 다 했으니, 퇴근하고 오느라 애기 밥도 못먹였을텐데, 그냥 친정(시댁에서 차로 5분거리)으로 가라고 하셨죠. 그러자 큰동서는 왜 작은며느리만 아끼시냐며 큰소리를 내셨고, 우는 저희애한테 울지말라고 다그치며 크게 소리치셨죠. 시어머님이 하지말라고 말리셔도 혼나야 한다면서 한참을 혼내셨죠.
애는 더 울었고 시부모님은 저한테 그만 하고 빨리 가라고 하셨고, 그럴수록 큰동서의 목소리는 더 커졌죠. 그리고 급기야는 어머님께서 '큰애 너도 하지 말거라, 김장은 내가 혼자 할테니'라고 하셨죠.
이럴수도 저럴수도, 저는 그 자리에 있기가 너무 힘들어 시어머님 말씀대로 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큰동서의 평소 성격은, 야무지고 똑똑하고 말씀도 논리적이고 조리있게 잘하시긴 하지만, 때론 지나치게 말이 너무 많아 남의 일에 간섭하길 좋아하시죠. 그래서 늘 아랫사람이라고 저를 가르치려하고, 제가 아이키우는 일도 자꾸만 나서서 이렇게해라 저렇게해라 하시고, 자기와 다른 방식은 꼭 지적해서 잘못했다고 하시고... 전 그런 점들이 쌓이고 싸여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질투가 많으신건지, 어머님께서 저희집에 오셔서 아이봐주는 것도 싫어하시고, 총각인 막내아들 집에 가서 살림해주는 것도 싫어하고, 제가 새차를 샀을때도 못마땅해 하시고, 저희 부부가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는 것도 싫어하시고...
제가 큰동서 아이들의 작은엄마인 것도 싫으신지, 작은엄마라 부르지 말고 숙모라 부르라고 가르치시고, 그러면서 우리 애한텐 본인은 큰엄마라고 가르치구요...
제 남편은 큰동서가 직장이 있는 제게 자격지심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더군요.
또 격식은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서 시부모님들과는 잘 맞지 않는것 같아요.
큰동서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에요... 늘 집안행사를 도맡아 하니 분명 힘드실 거고, 직장다니는 작은 며느리는 도움이 안되니 원망스러울거구요...
그래도 뭐가 그렇게 복잡한지 꼭 그래야 되는지 이해가 안되는 점도 많아요.
해결점이 없을까요?
리플읽고 씁니다.
님들 얘기 듣고 보니 제가 얼마나 잘못했는지 제대로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이번 일은 제가 먼저 사과 드리고, 앞으로는 김장할땐 저도 참석할수 있도록 미리 시간을 함께 정하자고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그날 친정에 가라는 말씀에 제가 얼씨구나 했겠습니까? 시부모님은 저를 떠밀다시피 가라고 하시고, 그 자리에 계속 있다가는 큰동서와 어머님의 마찰이 더 커질 분위기였답니다.
그리고 제 애는 엄마떨어져 자라는 것을 피해의식으로 생각하는지 엄마에게 집착을 너무 해서 친정에 맡길수도 없답니다. 암튼 잘못했습니다.
그런데 또한가지 문제는 큰동서가 말이 너무 많아, 만날때마다 제 일에 간섭을 너무 많이 한다는 겁니다.
"우리애는 이렇게 하니까 기저귀 금방 떼던데 동서애는 느리네...,
엄마가 바느질을 얼마나 안하면 애가 그래?...
그렇게 하는게 아니고 이렇게 하는거야...
그건 애를 위해서가 아니라 엄마 편하려고 하는거야...
이유식을 잘 해먹였어야지...
애는 혼내야지...
기타 등등 모든 일을 자기 기준에 맞추어 거리김없이 말하죠.
엄마가 계속 집에서 키운 아이와, 남의 손에 맡겨 키운 아이는 분명 다를것입니다.
그런데 사사건건 우리애를 자기애와 비교합니다.
한번은 아기 손톱을 깍아주고 제가 화단에 버렸어요.
그랬더니 큰동서가 정색을 하고 전혀 배운것도 없는 사람 취급을 하면서
"지금 어디다 버리는거야? 아기손톱은 휴지에 싸서 스레기통에 버리는거야." 하더군요.
아기손톱이 귀하지 않아 아무렇게나 버린게 아닙니다.
더러운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 보다 우리집 화단에 버려서 땅속에 흡수되는 것이 더 기분이 좋습니다.
이처럼 사람마다 생각과 행동이 다른 것인데 모두 자기 방식과 다르면 그자리에서 지적을 해버리죠.
전 말대꾸 한번 안하고 매번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더한 것 같아요.
요즘 세상에 윗사람이라고 동서사이에 누가 누구를 가르칩니까?
결혼하면 하물며 자기 친동생한테도 조심스러운걸요?
저는 이런점들이 처음부터 너무 불만스러워 큰동서와의 관계를 잘 다지지 못한것같습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