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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한테 시집도 못가고 애도 못낳는다고한 철학관

서럽당 |2022.01.13 18:07
조회 11,253 |추천 14
안녕하세요.. 결혼한 지 이제 막 반년이 지난 30대초반
새댁이에요. 신년운세는 다들 보셨나요?
저는 20살때부터 재미로 매년 신년운세를 봐왔어요,
20대 초중반때는 사주카페가 유행을 해서 자주 보러가기도 했었구요. 보통은 철학관으로 가고, 가끔 신점을 보러 갈 때도 있구요.

뭐 특별난거 없는 평범한(?) 사주이고, 결혼 늦게하라는 얘기는
계속 들었었고 부모님께서도 제가 결혼을 늦게하길 바라셨어서
20대 때는 전혀 결혼생각이 없다가 작년 여름에 만나던 신랑과는
애가 닳고 사랑이 뿅뿅해서 했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결혼하게 되었네요.

결혼식 날 받으러 친정엄마랑 간 철학관에서는 예비 신랑과 제가 궁합이 좋다고 했고, 예비시어머님께서 3군데 가서 보셨을때도 좋다고만 하셔서 별 생각 없었네요.

저는 신랑은 사람 착한 거, 책임감 믿었고, 오히려 시어머님께 반해서 결혼 진행하게 되었는데, 어머님께서는 제가 상상하던 다정다감하고 따뜻한 성품이셨어요.
오히려 저희 친정엄마께서 여장군 타입이시거든요.
상견례 후 저희 친정 엄마께서도 시어머님 되실 분이 참 차분하시고 좋은 분이신거 같다고 하셨을 정도로요.

어머님은 절에 다니시고 스님 말씀도 잘 들으시는 편이고,
큰 일을 앞두고서는 철학관을 잘 다니셨구요.
얼마 전에 출산한 서방님네 아이의 이름을 짓기 위해서 철학관 한번 가야겠다고 하셨어요.

저도 신년운세를 볼까 싶어서, 그래서 얼마전에 어머님과 함께 철학관을 가게 되었어요. 같이 가게 되니 어머님께서 무척 좋아하셨구요.
저야 매년 가는 거여서 사주팔자 자체를 알아보러 간 게 아니라
제 대운, 올해 신년운세(조심해야할 것, 회사 승진운 등등)만
볼 생각이었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크게 상관없었고
어머님께서 같이 절에 다니시는 분께 추천 받은 곳이 있다며
본인도 처음 가보시는 거라고 같이 가자고 하셨어요.

인터넷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아서 계속 길을 헤매다가 겨우 찾게 된 3평 남짓한 아담한 철학관에 들어섰죠.
앞에 손님이 계셨어서 기다리면서 들으니 부적을 얘기하시고 굿도 얘기하시고 해서 철학관인데 굿도 하는구나, 신기한 곳이다 싶긴 했어요.

어머님께서는 조금 걱정되셨는지 제 신년운세 먼저 보라고 하셨어요, 작명은 금액도 비싸니 제 신년운세 보는 거 봐서 잘하는거
같으면 그때 아기 이름을 지어야겠다고 하셨어요.

그 다음 저희 차례가 되어서 제 생년월일을 얘기하고 철학관
할아버지께서 제 사주팔자를 적어내려가던 차에 갑자기 어머님께서
제 남편 이름과 생년월일시도 말씀하시길래 응??했지만 거기까지는 이해가 되었습니다.
결혼하고 처음 보는거라 남편 신년운세까지 봐야겠다는 생각을 못했을 뿐이였으니까요.

남편 사주팔자를 써내려가는 도중 시어머님께서 이제 시아버님 성함, 생년월일시, 어머님꺼, 서방님, 동서꺼 다 불러서 한꺼번에 신년운세를 봐달라고 하셔서는 엄청 당황했어요. 총 6명의 신년 운세를 부탁드렸죠.

운세 매번 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보통 1~2명 봐달라고 할때보다 온 가족을 다 보게되면 한사람 한사람씩 자세히 봐주지도 않으시고 대충 얘기해주는 일이 많거든요..
너무 당황했지만 어머님께서도 생각이 있으시려니 해서 가만히 있었어요. 속으로 저는 뭐 또 새로 다른 곳에 보러가야겠다 생각하면서요.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었어요, 시어머님과 철학관 할아버지는 초면이었어요. 물론 저도 마찬가지구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어머님과 제 사이를 물으시더니 시어머니와 첫째 며느리라고 말씀드렸죠.

제 사주를 살펴보던 할아버지께서
"시집도 못갈 팔자가 이 집 아들 만나서 겨우 결혼을 했고만! 애도 못낳을 박복한 팔자가 자네 아들을 만나서 올해에나 애를 볼수 있겠다! "
하시기에 귀를 의심했습니다.

- 시집도 못갈 팔자라니요? 제가요?? 라고 하니
호통치듯이
"그래! 그렇게 결혼했는데 너 남편이랑 많이 싸우지?? "
하시기에
너무 어이도 없고 당혹스럽기도 해서 약간 퉁명스레
- 보통 신혼처럼 삽니다. 라고 했더니

"이거봐봐, 너 자꾸 신랑한테 이기려들고 싸우자고 하면 안돼!
너 시집도 못갈 거를 구해 준 신랑인데.. 어디보자,
신랑은 올해 새해운세가 보니까 태어나서 올해같은 해가 또 없다,
너무너무 좋은 운세니까 너는 조용히 남편 따라기기만 해라.
남편 말에 토달지말고 이기려들지말고!
지는 게 이기는 거니까 니가 져주란 말이다.
남편이 바깥일에만 집중하도록.
니가 직업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올해 애를 가져야만 좋은 애가
태어나니까 올해는 애를 가져야한다."
라고 얘기하지 않겠어요?

와 진짜 너무너무 기분도 상하고 억울해서 말문이 탁 막히는데
거기에서 어머님께서
ㅇㅇ야, 들었지? 우리 ㅇㅇ이한테 이기려들지 말란다.
라고 하시는데 진짜 누가 뒷통수를 내리친거마냥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닥치니까 아무 생각도 안들고 너무 서럽고 멘탈붕괴되고....
속으로 저 할어버지 뭐지? 나랑 전생에 원한이 있나?
아니면 어머님이 작정하시고 할아버지한테 부탁이라도 했나? 왜?
이런저런 생각에 집중도 못하겠고 기분도 아주 엉망이 되었습니다.

그 후로 시아버님 술 좋아하시는 사주이고, 앞으로 건강운, 재물운... 이런거 얘기하실 때마다 어머님께서는 맞장구치시면서 신뢰감을 쌓아가시더라구요.
그거 지켜보는 내내 얼마나 속상하고 서러운지..

정말 클라이막스는 서방님, 동서네 사주를 보시면서였어요.
동서 사주를 보더니 이 집에 완전 복덩이가 넝쿨째 굴러들어온 사주라며, 올해는 완전 동서네 해라고 하셨어요. 뭔일을 하든 다 하게 해주고, 다 지원해주고 동서가 원하는 대로 다해야 집안이 잘된다고 하네요.
거기서 저는 눈물이 핑도는 거 있죠?ㅎㅎㅎ

어쩜, 며느리라고는 두명 밖에 없는데 대놓고 이렇게 판이하게 다른 사주와 운세가 나올 수가 있는지..
도대체 이게 무슨상황인지 ㅎㅎ

어머님께서 동서네 아기 제왕절개로 낳으면서 시간 미리 철학관에서 안보고 마음대로 낳았다고 걱정하셨었는지 철학관 할아버지께 동서가 그랬는데 괜찮냐고 물으시더라구요.

"아니 방금 내 얘기 못들었냐구, 동서가 원하는대로 다 해주라고 했잖아~~" 하시며 무한 두둔해주시더라구요 ㅎㅎ
동서 엄청 부럽고 서럽기도 하고...ㅎㅎㅎㅎ

결국은 어머님께서 할아버지께 무한신뢰감이 들었는지 아기 이름까지 비싸게 짓고 이름값만 주셨고,
운세 본 거는 어머님께서 "니꺼는 니가 내자 "
하셔서 제가 돈을 드리는데도 너무 기분이 안좋더라구요.
제 얘기는 제대로 들은 것도 없고 들은 건 남편한테 져주라는 얘기뿐인데... 돈도 너무 아깝고요.

기분이 상해서 더 묻고 싶은 생각도 안들고 제대로 된 답변 나올 거 같지도 않았지만 들은게 너무 없어서 철학관 할아버지께
- 제가 올해 뭐 조심할건 없나요?
물으니 "교통사고 조심해라" 하시기에
- 제가 제 사주에 교통사고가 적혀있나요? 매년 들어서요. 라고 했더니
"그래? 다시 보자...아, 작년에 사고수는 끝났네. 안조심해도돼~"
하시길래 저는 정말 신뢰감 제로였습니다. ㅎㅎ

집으로 돌아오는데 제가 처음 당해보는 일이라 표정관리가 잘 안되었나봐요. 어머님께서도 제 눈치를 살피시더니
ㅇㅇ야, 너무 마음에 두지 마라,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
나도 사주보러 가면 안좋은소리 들을 때도 있다. 그냥 그려려니 하고 잊어버려
하셨는데 속상한 할아버지의 말과 옆에서 맞장구치시던 어머님까지 자꾸 머릿속에 아른거려서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저는 그냥 저랑은 너무 안맞는 곳 같다고 제 신년운세를 제대로
봐준게 하나도 없다, 그러고 말았어요.
근데도 어머님이 거기 용하다고 아기 이름까지 지으신 게 섭섭했던 거죠 뭐.

그러고는 저녁에 신랑한테 위로라도 받고싶어서 전화로 얘길 했더니
도대체 어느 포인트에서 섭섭한거냐고, 그러게 뭐한다고 엄마랑철학관가서 항상 좋은 소리 할 것도 아닌데 따라가가지고 안좋은 얘기들었다고 서운하니 마니 하냐며 나는 니가 왜 서운한지도 모르겠고 니가 너무 예민한거 같다기에
그런거 아니야, 그냥 다른데서 다시 신년운세 볼까싶어, 라고 했더니
저 결혼하기전에 시어머님께서 3군데서 저희 궁합봤는데 다 같은
얘기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딴데가도 같을텐데 돈낭비하지 말라네요.

이제까지 제가 결혼도 못하고 애도 못낳을 팔자였던걸 저만 몰랐군요. ㅎㅎ
시어머님은 정말 좋은 마음으로 절 허락해주신거였네요;;
이제까지 제가 10년 넘게 본 사주들은 다 뭔지.
관운(결혼운)도 계속 있고, 애도 잘생기는 타입이라 조심하라고까지 얘기 들었었는데.
신랑과 전화 끊고 서러워서 이불 쓰고 엉엉 울었네요.
철학관 할아버지께 신랑 소시오패스 아닌지 물어볼 걸 그랬나봐요.

그냥 그랬냐고 그건 엄마가 좀 섭섭하게 했네, 담부터는 같이 보러가지마~ 이렇게만 얘기했어도 그렇게 신랑한테까지 섭섭하지는 않았을 거에요.

그러고는 이틀 뒤 친정간 김에 엄마를 보니까 또 눈물이 터져나와서 엄마께서 추궁하시고...그래서 말씀드리게 되었어요.

친정엄마는 펄펄 뛰시면서 철학관할아버지가 제정신이 아닌거 같다며, 그런 얘길 시어머니 앞에서 왜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런 얘기할 때 시어머니께서 가만히 듣고있으셨냐고 물으셨고,
저는 오히려 맞장구 치셨다고 전하니
친정엄마께서 너무 속상해하시며
진짜 딸같이 대해준다고 해서 믿었는데 그 상황에서 손 붙잡고
데리고 나오지는 못할 망정 맞장구 치셨다는 거에 불같이 화를 내셨어요, 저는 또 바보 같이 그런 친정엄마보면서 속상한 마음이 좀 풀리더라구요.

좋은 사람이더라도 어떻게 100% 모든 면이 다 좋겠어요.
저는 정말 시어머님도 내 두번째 엄마같이 생각하고 많이 챙겨드리고 싶어서 어디가실때마다 모셔다드리고,
출장갈때마다 시어머니 좋아하시는 거 눈에 보이면 사다드리고,
매주 주말에 시댁 방문해서 인사드리고, 어디 아프시면 매번 약이랑 몸에 좋은거 사서 쫓아가고했는데..
뭔가 부질없게 느껴지면서 현타가 왔어요.
내가 엄마처럼 생각하고 모셔도 내엄마아니고 남편엄마구나...

남들이 시짜는 시짜다, 시짜 들어가는 시금치도 안먹는다 할때는
나는 좋은 시어머님 만나서 늘 사랑으로 안아주시고 챙겨주셔서
감사한 마음 뿐이었는데...
저에게도 이렇게 서운한 날이 오네요. ㅎㅎㅎ
이렇게 하나씩 결혼선배들 말을 이해하게 되는 거 같아요.

앞으로 섭섭할 일이 수십개 수백개 되겠죠.
이제는 기대를 안하고 남편 엄마라고만 생각해야 상처받지 않을 거 같아요.
사람관계는 언제나 어렵네요.
다들 소망하시는 일 다 이루어지시고 건강하세요.

++추가
댓글 너무 너무 감사드려요!
전체 얘기가 없어서 다들 고구마 드시는 거 같아 덧붙여요.
시어머님과 철학관이 짜고 친거 아니냐는 댓글이 대부분인데
저도 그런거 아닐까 생각 들만큼 비현실적인 상황이긴 했어요. ㅎㅎ 그래서 100% 안믿고요.
베플님처럼 노예처럼 아~ 그렇구나. 내가 그런 팔자였으니 잘해야겠다. 가 아니라 X밟았네 같은 느낌이었고, 저도 너무 화가 나서 남편 집에 와서 대판 싸웠죠. ㅎㅎ
남편이 계속 제 감정 이해를 못해서.. 소시오패스냐고.
그리고 ㅎㅎ 시어머님께는 고분고분한 며느리였으나 남편이랑 싸우면 제가 이기려 드는 건 맞습니다.
계속 저한테만 져주라고 한게 기분 상했던 거죠...
싸우면 남편이 거의 진 것도 사실이라 철학관에서 맞는 말만 했네~ 라고 해서 저한테 째림당하기도 했죠.
잘못한 사람이 싸움에서 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남편이 저렇게 남의 편 같은 소리만 하는데 제가 왜 져야하나요...? ㅎㅎㅎ

불통인 남편 앞에서 대놓고 친정엄마께 전화드려서 ㅇ서방이
아무리 설명해도 섭섭한 내감정을 이해를 못한다는데 엄마,
ㅇ서방한테 시어머님이랑 똑같이 해주면 안돼요? 해서
엄마도 ㅇ서방, 친정에 오기만 해봐라. 하는 상태에요. ㅎㅎㅎ
남편은 이제서야 아차 싶은지 그런게 아니었다고 너를 어떻게 위로해줘야할지 몰랐다나 ㅎㅎ
착하다고 믿은, 평생 함께할 남편이라고 결혼한 제가 문제죠, 진짜 ㅎㅎ
바보 남편과 이정도 투닥거림은 다들 참고 사시는 거 아니에요...?ㅠ.ㅠ 아니라면 너무 슬플거같아요.

이번 일로 바뀌는 건 제가 어머님을 생각하는 자체일거에요.
더는 제 엄마처럼 너무 자주 뵙고 챙기고 하지 않으려구요.
어머님께는 별일 아닐지 몰라도 저는 너무너무~~ 마음이 상했으니까요.
어머님께서 의도하셨던, 의도하지 않으셨던 불이익은 어머님께...
재미도 없고 길기만한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정에 평화와 사랑만 가득하세요~~!
추천수14
반대수33
베플ㅇㅇ|2022.01.13 20:11
친정엄마가 님과 남편사주보러.따로 가서 녹음해보세요...딸하고 사위 사주보러 왔다고..하면..달라질껍니다..
베플ㅇㅇ|2022.01.13 20:21
뭐라는거야 백프로 미리 시모랑 짜고 친 건데 애없는 지금 이혼해 남편도 미리 언질받고 당신 깎아내린거임 당신 앞으로 노예취급할거라고 별 거지같은 노친네 동원해서 시모말에 엎드리고 남편말에 벌벌떨고 동서에게 기어다니라고 근거는 짜고친 사기꾼 늙은이가 한 소리하나로 니 운명은 원래 개거지 노숙자애없는 노예니까 감사하게 받들고살라고 하는건데 이혼 안하고 그냥 받들고 살겠다하는거보니 진짜 그딴 운명맞나보다 여기서 이혼하면 전부 다 개소리되는 현대인인데 네 전노예입니다 이렇게 살겠어요 하고 있네 철학관 알려줘봐요 진짜 용하다 어디서 그딴 소리해도 머리채잡는게 아니라 너 멍청이 노예임! 하니까 맞아 난 노예야! 빌빌거리며 살아야지!하고 있어요 용하긴용하네요 어디서 이런 여자 잘도 낚아 결혼했네
베플ㅇㅇ|2022.01.13 19:01
철학관 시어머니 아는 사람이나 돈 받은 사람이 아닐지? 시모나 남편이 님을 좀... 소중하게 생각 안 하고 막 대하는 것 같아요ㅠ 회피형 남편이라도 아내가 그런 일 당했다고하면 아내 먼저 위로하거든요. 자기 엄마랑 시끄러운 건 또 싫으니까? 근데 그것조차 안 하고 님을 예민한 사람으로 몰아세우네요. 그리고 글 쓰신 것만 봐도 님은 기가 고운 분 같네요ㅠㅜ... 그래서 더 막 대하는 거 아닌가 싶네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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