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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없는 친구, 아니 개념이 너무 다른 친구, 어떻게 해야할까요?

ㅇㅇ |2022.01.19 01:23
조회 16,851 |추천 6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고, 어디 말하자니 내 얼굴에 침뱉기 같아 여기 한 번 물어봅니다.음슴체 갈게요.

문제의 친구는 고등학교 동창임, 고로 세월로 따지면 20년도 넘은 친구.고등학교 때도 꽤 친했고 대학교 때도 꾸준히 만나고 연락하면서 지냄. 유복한 집안에서 자란 친구는 철없고 가끔 이해안가는 모습도 있었지만, 친구 사이에 그 정도는 품어줄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해 별 문제 삼지는 않았음.
우리 그룹 중에는 이 친구가 가장 먼저 결혼을 해서 결혼식, 애 돌잔치에 쫓가아 챙긴 것은 물론, 애 낳고 혼자 심심하고 외로울까 집에도 자주 혼자 찾아가 놀아줌. 그렇게 얘 결혼하고 3년쯤 뒤에 내 결혼 날짜가 잡힘. 나는 결혼을 준비하면서도 이 친구 집에 자주 찾아가서 말동무를 해줬는데, 결혼 3주쯤 남았을때 전화가 옴.너 결혼식이 며칠이랬지? 나 그때 시댁 식구들하고 여행 잡혀서 못 갈 거 같아~~아주 캐쥬얼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데 진짜 서운하고 화가 많이 났음.거의 10년도 넘은 일이라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너무 화가 나서 전화를 하다가 내가 먼저 전화를 끊었고, 얘는 미안하다며 선물을 하겠으니 주소를 보내라, 계좌번호를 보내라 했음.홧김에 그냥 이렇게 인연을 정리할까도 했지만, 오래된 친구고 주위 내 친구들과도 다 연결되어 있어 절교를 하기에는 내가 너무 불편했기 때문에... 결혼선물 받고, 대충 상황도 마무리함.

그리고 나는 남편 직장 문제로 해외에 나와 살게되었고, 한국에 나갈 때마다 한 번씩 얼굴 보며 지냄.그러다 코로나 터지고 한참 락다운으로 집에만 있던 2년 전, 내 등에 있던 혹이 너무 커져 무리해서 한국에 수술을 받으러 감. 겨울 웨이브가 끝나고 여름쯤이라, 한국 확진자는 하루에 50명 미만이었던 수준. 한국에는 2년만에 나가는 거였음. 
당시 이 친구는 한국에서 타국행 이민을 준비하고 있었고, 나는 타국에서 이 친구가 가려는 나라로 이직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종종 통화를 하며 이런저런 정보와 이야기를 주고받던 터였음. 그래서 자가격리 중에 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나 한국에 왔다고 전함. 그리고 격리 끝나고 음성 나오면 얼굴이나 한 번 보자고도 말함. 통화는 화기애애하게 끝났음.

하지만 수술 끝나고 나머지 2주 시간을 보내고 귀국할 때까지 이 친구에게서 연락은 없었음. 코시국이라 해외에서 온 친구를 만나기 껄끄러운 거였다면 나도 백번 이해함. 그랬다면 지금 상황이 여차저차하고, 애들 학교도 있으니 이번에는 못 볼 것 같다, 다음에 보자고 말했으면 됐을 일임. 시국이 시국인지라 나도 친하다고 생각한 3명 정도 친구에게만 연락했고, 연락해서도 코시국이라 껄끄러우면 이야기해라, 다음에 보면 되니까 마음에 부담가지 말라고 다 당부함. 그렇게 말하고 다음에 보자고 말했다면 전혀 아무렇지도 않았을 것임. 하지만 이 친구는 대충 봐도 껄끄러운 말 하기 싫으니 그냥 잠수타버린 것 같았음.그렇게 2주의 자가격리를 낀 한달 간의 짧은 방문을 마치고, 나는 8월에 다시 타국으로 출국. 그리고 두 달도 더 지나 10월, 뜬금없이 문자가 한 통 옴.'벌써 돌아갔지?'ㅎㅎㅎ 아니, 애들 개학이 9월인데, 다 알면서 이게 무슨 뻘소린가 싶었음.이래저래 쌓인 건 많았지만 따지기도 싫어서 '참 빨리도 물어본다'고 한 마디만 했음.그랬더니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말을 돌림.
내가 너무 고지식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친구'와 얘가 생각하는 '친구'는 정말 다른 의미인 것 같음. 나였다면, 꾸준히 전화와 문자로 연락하다가 2년만에 한국 방문한 친구가 있다면,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잠수타지는 않았을 거임. 아니, 20년된 친구가 아니라 예전에 알고 지내던 직장 동료에게서 연락이 온다고 해도 그렇게 잠수를 타지는 못할 거 같음. 물론 이 친구에게 물어본다면 그때 이 친구가 내게 연락하지 못했던 사정은 분명 있었을 거임. 하지만 분명한 건 무슨 사정이 있었던들, 나는 이런저런 사정보다 우선순위가 밀렸던 존재라는 거임. 
이 친구랑 20년 넘게 지내며 이런저런 일도 많았고 속쓰린 일도 없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지난 방문 때 그렇게 잠수를 타버리고 사과 한마디 없는 건 꽤 마음이 상했음. 그리고 다시는 이 친구와 연락하고 싶지도 않아짐. 

한편, 이 친구의 이민은 코로나 때문에 행정처리가 밀렸고, 나는 이직으로 이 나라에 먼저 들어옴. 그리고 다른 친구에게서 그 소식을 전해들은 이 친구에게서 며칠 전 전화 + (전화를 받지 않으니) 문자가 옴. 벌써 들어갔다며? **한테서 전해 들었어~ 바쁘겠다, 시간나면 전화줘!해맑기만 한 그녀의 문자.더이상 이 친구랑은 말을 섞기가 싫음. 하지만 내가 너무 쪼잔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괴롭기도 함. 나를 관대하지 못하고 쪼잔한 사람으로 만드는 이 친구, 그리고 이 상황이 다 싫음.

물어보고 싶습니다.제가 쪼잔한 건가요? 친구에 대한 개념이 다른 이런 친구, 그냥 옆에 두지 않고 각자 갈 길 찾아가는 게 맞는 거겠죠?

추천수6
반대수54
베플가자|2022.01.19 02:25
결혼식 쌩깠을 때 정리 안한 님 잘 못
베플ㅇㅇ|2022.01.19 09:24
지 필요할때만 연락 하는것 같은데, 그냥 연락 끊으시면 될것 같아요. 그전에 뭐가 서운했고 뭘하고 구구절절하게 얘기하실 필요도 없고요. 아마 그 친구도 연락끊은 이유를 본인이 제일 잘 알거에요ㅎㅎ 조용히 연락 끊으셔서 저사람이 원하는 정보를 안주는게 저사람한테 가장 싫은일일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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