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주점에서 혼자 술 7병 마시고 돌아와서 가족들에게 손지껌, 폭행, 폭언을 아무렇지 않게 행하던 아버지.
남자친구는 그런 저희 아버지가 너무 불쌍하고 안타까운가봐요.
부끄럽지만 저희 아버지가 참 문제가 많으셨어요.자식들의 나이에 비해 연세도 좀 있으신 60년대생 경상도 남자.
제가 초등학생때 어머니보고 밥값못한다고 두드려패고 집에서 쫓아내셨고술 퍼마시면서 저희보고 하는 말이'나는 니네 애미 사랑해서 결혼한거 아니다.' '니네 애미는 식모 그 이상도 아니다'라고 하시던 분이었어요.
중학교땐 유부녀 회사직원과 저지른 불륜만 3건.아버지의 외도에 울분을 토하던 어머니와충격받아서 엉엉 울기만 하던 저를 두고 계집1년 들이 질질짜는것밖에 못하고 이러니 내가 신발 집구석에 들어오고 싶겠냐
아버지께 대드는 초등학생 남동생보고 니같은게 애미 애비 못알아보고 김길태, 강호순이 된다고윽박 지르시는 둥본인의 배우자와 자식들을 동등한 사람으로 보지 않으셨어요.
혼자서 네 가족이 먹고 살 돈을 벌어오는 가장이라는 입장에 심취하셔서일주일에 두세번은 술상 앞에 저, 어머니, 제 동생을 앉혀놓고 내가 가장이 되서 말이야~ 라는 소리로 시작하는 술주정을 피우시기도 했네요.
돈이라도 남들만큼 벌어오셨으면 몰라요.가장이 이렇게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데~라고 외치셨지만 저희는 물질적으로 지원 받아본 적 없고 오히려 저희가 번 알바비를 빼앗기면서 살았어요.
네가족 생활비 50만원으로 한달을 살아가야되는데 어머니가 저축 안한다고 뺨때리셨구요.학비도 소득1분위라 전액 장학금 지원 받으면서 겨우 다녔습니다. 동생은 군인 월급으로 모았던 저축금의 반가까이를 빼앗겼네요. 저랑 제 동생 이름으로 학자금 대출까지 빌리라고 종용하셨던 양반입니다. 그렇게 빌린 돈 600만원은 어디다 썼는지도 몰라요. 당시 학생이던 저희보고 니네가 알아서 뭐 어쩔건데? 라고 화내셨거든요.
그래도 엄마가 저 붙잡고 아빠 좀 챙기라고 하도 애원을 하시길래 과거는 다 잊은 척하고 아버지랑 억지로 사이 좋은 척 이어나가고 있었어요.그 마저도 아버지가 식당에서 어머니 입을 툭툭치면서 니는 아가리 좀 다물어라, 니때문에 집안 분위기 ㅆㅣㅂ 창 난다라는 말을 하신 이후로 아버지와 영영 절연한 상황입니다.
그렇게 평생 안보고 살 걸 각오하던 차,어제 오후, 아버지란 양반이 평생 안하던 사과를 하면서 대뜸 제게 100만원만 빌려달라고 부탁을 하더라고요. 급하게 쓸 일이 있대요. 저랑 제 동생 돈도 막 쓰고, 저랑 제 동생 이름으로 빌려간 학자금 대출도 홀랑 쓰고서 입 다물던 인간이.
엄마를 폭행해서 경찰 불렀더니 저를 정신병 걸린 미친년으로 몰아넣고경찰이 떠나자마자 개돼지만도 못한 년이라고 저주를 퍼붓던 인간을 두고...
남자친구가 저희 아버지를 변호하기 바쁩니다.차라리 남친이 상황을 모른다면 이해라도 하죠.가족 제외하고 저희집안 상황 제대로 아는 사람은 남자친구밖에 없는데...
'자기네 아버님도 어찌보면 가부장제의 피해자셨을꺼야.''외벌이가 보통 힘든 일이 아닌데 혼자 그렇게 돈을 버시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셨겠지.''표현이 서툴러서 그렇지 그렇게 끝까지 가족을 챙기신걸 보면 가족을 사랑하는 그 마음은 진심이다' 같은 소리를 합니다.
물론 남자친구 입장도 난감했을 수도 있어요.여친이 펑펑 우는데 거기다 대고 여친 아버지 욕을 같이 해주기도 그랬겠죠.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죠.저보고 아버지께 잘해드리래요. 저희 아버지가 제일 불쌍하다고 안달이네요.
제가 나이에 비해 성숙하지 못해서 이렇게 화가 난걸까요?저도 모르겠어요.남자친구의 위로 아닌 위로를 듣다보면 제가 정신병이 걸릴거같아요. 이미 정신병을 앓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겠네요.이대로 있다간 제가 사랑하는 남자를 죽을만큼 미워할것 같네요.
저도 제가 무얼 원하는지 모르겠어요.제가 무얼 바랐던 것일까요? 저는 남자친구가 같이 아버지를 욕해주길 원했던걸까요?차라리 남자친구한테 가정사를 털어놓은 제가 제일 멍청한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