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담이야 어디 말할 데도 없어서 여기에 써있잖아 우리 집이 원래 좀 낡고 좀 작았거든우리 집이 찜닭 집을 하는데 가게도 주변 가게들에 비해 좀 많이 좁아. 그래도 어릴 때는 우리 집이 세상에서 젤 좋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래.예쁜 옷 입고, 집에 오면 놀아주는 엄마 아빠 있고, 인형의 집도 있고, 작지만 내 방도 있고, 나 귀여워해주는 옆집 피잣집 아주머니랑 피잣집 딸 언니도 있고.그런데 우리 집에서 걸어서 40분 거리인 번화가에 있는 학교에 갔는데, 학교에서 친해진 친구들 집은 다들 궁전 같더라.방도 우리 집엔 달랑 안방 하나 내 방 하나뿐인데, 걔들 집은 방도 세 개 네 개 있고 방이 우리 집 거실만하더라고. 근데 알고 난 후에도 아무렇지 않았어날 이렇게 사랑해 주고 어화둥둥 놀아주고 부족한 거 없이 잘해주는 우리 부모님이 있는데, 천사 같은 내 동생도 있는데 뭐가 문제야? 집이 좀 좁기로서거니 그게 문제가 되나, 아기자기하고 좋지! 생각했어. 당연히 지금도 그렇고. 그래서 친구들한테 어디 사는지 말하지 말라는 엄마 말이 이해가 안 갔어.분명히 그랬는데 중학교에 들어오면서 점점 우리 집이 부끄러워지기 시작했어. 시간이 지날수록 난방비 무서워서 잘 때만 보일러 한 번 돌려서 바깥보다 추운 우리 집이, 여름에는 바깥보다 더워서 더우면 밖으로 나가야 하는 우리 집이, 우연히 인터넷에서 본 노란장판이 다 갈라지고 쭈글쭈글해져서 깔려 있고 벽에는 곰팡이가 피고 개미와 거미가 나오는 우리 집이.그리고 솔직히 엄마아빠가 미웠어 용돈도 적고 입고 싶은 옷도 못 사입고. 철없고 이기적이지만 지금도 친구들이 가끔 부럽기도 해. 진짜 이기적이지근데 졸업하고 나서 얼마 후에 우리 집에 아빠가 사업 망해서 강남에서 청주로 이사 왔고 생긴 빚이 아직도 오천 넘게 있고 내가 학원 안 다닌 것도 돈 없어서 못 다닌 거고 돈 없어서 이사 못 간다고 엄마가 그러는 거야 그러면서 미안하다고...진짜 미안하다고 울면서 우리 엄마가 말하는데 __ 그때만큼 눈물난 적이 없었던 거 같아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왜 우리 집 싫은 티 냈을까...사실 생각해보면 좁아터졌어도, 10분만 있어도 음식냄새가 몸에 배고 사생활이라곤 없는 집이라도, 들어오면 천사같은 엄마랑 동생이 항상 반겨 주고 우리 엄마아빠가 신경써서 꾸민 내 방이랑 우리 집 나는 세상 어느 집보다 좋아하고 우리 가족 정말정말 사랑하는데 왜 그렇게 순간순간을 이기적으로 살았을까 싶었어. 부족한 거 없이 사랑으로 부모님이 키워줬는데...그리고 어제는 온 가족이 건강검진 겸 삼성병원 가는 아빠랑 서울에 갔다가 우리 아빠가 암 판정을 받았어. 사실 아직도 안 믿겨. 잘 살다가도 눈물 줄줄 나고 평생 나랑 동생, 우리 가족만 보고 살아온 우리 아빠한테 왜 이런 일이 생겼나 싶어. 근데 내가 울면 안 되겠지 우리 할머니 파킨슨병인데 돈 한 푼 없어서 바람 숭숭 들어오는 판잣집에서 누워만 있는 것 때문에 안 그래도 밤마다 울던 우리 엄마, 이제 아빠때문에 훨씬 힘들 텐데. 좋은 대학 나와서 사업 망한 것 땜에 몸쓰는 일 하는 우리 아빠도 순간순간 너무너무 힘들 텐데 내가 힘이 되줘야겠지
근데 너무너무 무서워어떡해진짜 쓰레기 같지만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그중에는 부모님이랑 하고 싶었던 것도 수두룩한데. 이제 어떡하지낼 아침에 일어나면 꿈일 거 같은데 나는 이제 고등학교 들어가고 동생은 초등학교 4학년 들어가는데 어떡하지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