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살 된 애 키우는 워킹맘이에요.
근래 간만에 연락된 대학교 때 친했던 동생이랑 카톡으로 수다떨다 마침 그집 둘째가 저희 애랑 개월수가 가까워 지난 주 주말 초대받아 그집에 놀러다녀왔는데 그 후로 멍하네요.
둘 다 같은 대학 나왔고, 과는 달랐어요.
저는 대외활동에 관심 없다가 어느덧 취업 가까워져서 인턴이라도 써볼려니 이력서가 공란이라 뭐라도 채워보려 갔던 봉사활동갔다가 만났어요. 몇 없는 여자여서 친해지게 됐는데, 눈에 띄게 예쁜 외모에 늘씬하고 서구적인 몸매가 부럽지도 않을 정도로 독보적인 친구였어요. 제가 삼수해서 들어왔는데 이 친구는 조기졸업하고 와서 나이 차이는 좀 났지만, 그래도 소탈하게 어울리고 놀러도 다녔던 좋은 기억만 가득합니다.
집에 줄초상이 난 시기에 이 친구가 결혼해서 축의와 부의만 마주보내고 서로 얼굴 못보고 연락이 뜨문해져서 소식을 몰랐는데, 이번에 다시 어울리며 듣다보니 정말 결혼을 잘했더라고요.
대학 졸업하고 대기업 면접 보러가서 관리 부서 합격했는데 입사 두달만인가 비서실로 뽑혀올라갔다네요. 거기서 좀 다니다 회사에서 사내커플로 결혼했다는데, 남편이 결혼할 때 서울 강남에 30평대 아파트를 대출 없이 해왔고 이 친구는 리모델링이랑 가전 혼수에만 억단위로 쓰고 현금 예단 오천했데요.
결혼하자마자 임신해 첫아들 낳으니 튼튼한 차 타라고 수입차 뽑아주신 시댁에, 지금 듣고 보니 셋째 막 임신했다는데 시댁에서 차 좁다고 또 수입차 뭐로 바꿔 주셨다네요.
친정에선 힘드니 용쓰지 말라고 원래 친정 살림 봐주시던 도우미 분을 주에 세번 보내주신데요 ㅎ
첫째는 영어 유치원 다니고 둘째는 집에 무슨 전문 교사들 와서ㅠ놀아주는 수업 하네요.
과일도 다 백화점에서 사고 애들 옷도 다 백화점 옷이고 ㅎ
친했던 동생이 잘사니 대견하고 장하고 축하해주고 싶은데, 당장 저는 돈 없어서 육아휴직도 3개월 쓰고 복직하고 ㅎㅎ 애 봐줄 사람도 없어 24시간 보육 센터에 반년 애 맡겼었는데 ㅎ
옷도 다 중고고 누가 선물준 옷이나 백화점 옷인데 이친구가 준 선물 외로는 그래봐야 내의 정도라 비싼 옷 입혀보지도 못혔네요
고야드를 기저귀 가방으로 막 던지며 쓰는 형편이랑 조리원에서 준 가방 쓰는 형편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어울리니 눈에 들어오네요 ㅠㅠ...
저희 딸은 제 못난 구석이랑 남편 못난 구석 닮아 나중에 꼭 성형시켜줄거라 다짐하며 그래도 넌 우리 몬내미다 예뻐했는데 이 동생 애들은 모델 제의도 몇번씩 받고 같이 백화점에 옷사주러 가면 키즈모델 시키라하고 ㅎ....
이 친구랑 어울리면 내 삶의 급이 달라진 것 같고 뭔가 나도 교양있고 수준 있는 사람같다가 또 그 좁힐 수 없는 격차에 우울해지고... 괜히 월 삼백도 못버는 남편이 미워지고 한심해보입니다. 저도 겨우 이제 월급 240 쥐고 오는 주제에 ㅎㅎㅎ.... 코로나로 일년은 매주 주에 3일만 일하고 130 받아왔어요 ㅎ 감봉없이 월 270 벌어오고 있는 남편 덕에 지난 계절 안굶어죽었으니 고마워야하는데, 아직도 월세 사는 형편이 월세 받는 형편이랑 비교하니 짜증이 나네요 괜히ㅜㅠ
이 친구 남편은 대충 기업 이름이랑 직급으로 엇잡아도 월급 칠백만원도 되겠던데..ㅎ 양가에 재산도 많고....
인격도 품성도 다 좋고 어울리면 내 급이 달라지는 것 같고 힐링 되는 공주님 별세계 친구인데.... 시간이 갈 수록 박탈감과 무력감이 솟구쳐 남편이랑도 역대급으로 많이 싸우네요 ㅠ
제 삶에 다시 못 만날 상류층(?) 고상하고 배울 것 많은 친구네인데... 그만 거리를 두는게 맞을지 고민이 많습니다. 바쁘시겠지만 조언 부탁드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