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짝사랑하고 있는 중이야
스스로를 바이로 정체화하게 된 것도 얘 때문이고
시작은 가벼웠어 그냥 걔가 내 생각해서 해준 행동 하나가 자꾸 머릿속에 떠오르고 그럴 때마다 오묘하게 들었던 설렘 때문에
처음엔 무서웠어 그냥 그 상황이 설렌 건가보다 싶었는데
다른 친구와는 다른 좋음이 걔한테서 유일하게 느껴졌어
다른 애들이 내 말에 웃을 때랑 걔가 웃을 때
다른 애들이 날 찾을 때랑 걔가 날 찾을 때
그 순간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 너무 확연히 달라서 그제서야 얘 좋아하는구나 싶었어
처음이라 많이 혼란스러웠지만 결국엔 다 인정하고 양성애자인 것도 인정해버리고 나서는
친구라는 관계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최대한의 애정 표현을 하려고 애썼던 거 같아
생각나면 카톡 보내고 전화도 걸고 다른 애들한텐 글쎄 아무렇지 않은 것들이 얘한테만 하려고 하면 너무 긴장되고 조심스러워지는 게 어색하고 싫었는데도 얘가 너무 좋아서 그걸 다 참고
가끔은 얘가 다른 친구랑 오래 붙어있고, 다른 친구랑 시간을 보내는 게 너무너무 질투가 나서 내 기분이 막 오락가락 했어
그럭저럭 걔 입장에서는 우정 안에서 이친구가 날 많이 좋아하는구나 싶게끔 마음을 보여줬는데
걔는 나랑 자기 관계에 대해서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는 것도 미치겠고 이게 진짜 친한사이면 서로가 이 관계에 확신이 있잖아 근데 그런것도 아니라서 이 애매한 우정이 얼마나 갈지도 모르겠어서
언제는 내가 걔 모르게 이런 맘 품고있다는게 너무 자괴감 들어서 울기도 하고
모르겠어 그냥 이제는 마음이 너무 지친 거 같아 난 그냥 그렇게 계속해서 관계만 이어나가면 더 바라고 덜 바랄 것도 없으리라 생각했던 거야
근데 이제는 고민이 돼
내가 이 관계를 애써 유지하려 해도 변하는 건 커져가는 내 마음, 욕심 뿐이고 정작 걔는 지금 모습 그대로 우정 속에서만 날 생각하는 거잖아
차라리 놓아버리는 게 나을까? 그렇게 해서 멀리서 내가 그애를 봐주는 게 서로에게 좋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