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 회의를 열고 "범부처 합동 우크라이나 비상대응 TF를 매일 개최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2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을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해당 지역에 러시아 평화유지군 진입을 명령하자 다음날(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안을 내놓는 등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서방간 외교·군사적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 차관은 "최근 긴장 고조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요 부문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특이 동향이나 이상 징후 등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하며 "공급망 차원에서도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재고를 확대하고 대부분 품목은 수입선 전환이나 국내 생산을 통한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대규모 군사 충돌이 발생하거나 강도 높은 제재가 이어질 경우 경제적 파급 영향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하면서 "TF를 매일 개최해 에너지·공급망·실물·금융 등 관련된 모든 분야에 대한 상황을 일일 단위로 파악하고 점검하는 한편 분야별로 가능한 대응 조치는 즉시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긴급 회의를 열고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해 금융시장 동향을 살피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높아지면서 증시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보다 긴박하게 전개될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현재 주식시장 모니터링 단계를 '주의'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매일 장 시작전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금감원도 글로벌 금융감독 현안 논의 등을 위해 해외 순방중인 정은보 원장의 지시로 임원회의를 '긴급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로 전환해 개최했다. 금감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돼 러시아에 대한 주요국의 금융·수출 관련 제재가 본격화될 경우 금융시장의 신용·유동성경색 위험이 확대되고 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러시아 관련 외환 결제망 현황 및 일별 자금결제동향 점검, 외국환은행 핫라인 가동 등 전 금융권의 외화유동성 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금감원은 이의 일환으로 국내 은행들의 러시아 관련 외국환 거래 현황에 대한 자료를 파악중이다. 현재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1차 경제 제제로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 VEB, 방산지원 특수은행 PSB와 거래 전면 차단, 러시아 국가 부채 관련 신규 자금조달 금지 조치, 러시아 고위층 엘리트 및 가족에 대한 금융제재 등의 조치를 내놨다.
이어 러시아의 도발 수위가 더 높아질 경우 미국 및 유럽의 제재도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최악의 상황시 영향과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러시아에 대한 국내 은행의 익스포저는 1% 미만으로 불과한데다 무역 거래 비중도 높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전선이 유럽으로 확산되거나 경제 제재에 따른 원유, 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충격을 줄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